이 가격을 부르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으며 모든 사람들은 미친 사람을 보듯 그들을 바라보았다. 1억짜리 물건을 200억까지 올리다니? 가격을 부르고 나서 돈을 안 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가? 구경꾼만 아니라 경험이 풍부한 진행자도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왔다. 이렇게 되면 이 물건이 자신이 진행한 경매 중에서 가장 비싼 물건이 되기 때문이었다.
“200억 한 번, 200억 두 번…”
서영은 놀라서 멍하니 듣고 있다가 그제서야 민나연을 끌어당기며 물었다.
“나연, 너 200억이 있어?”
민나연은 당당하게 대답했다.
“없어.”
서영은 화가 나기도 하고 마음이 조급하기도 하여 그녀에게 핀잔을 주었다.
“없으면서 왜 부른 거야?”
“임현한테 있을 거야, 이 무우산은 그의 증조 외할아버지의 병을 치료하는데 쓰기 때문에 그 사람이 돈을 낼 거야.”
“하지만 임현은 이미 갔어!”
민나연이 생각해 보니 맞는 말이어서 고개를 돌리고 옆에 있는 귀여운 호빵에게 물었다.
“아들, 우리한테 얼마나 있어?”
민우빈은 우유를 한 모금 마시고 천천히 대답했다.
“당연히 200억까진 없죠.”
서영은 놀라서 숨도 크게 쉬지 못했다. 200억이나 되는 금액을! 만약 저 남자가 숫자를 올리지 않는다면 자신들이 돈을 내야 하는데 나연은 걱정되지도 않는 걸까? 용준의 입꼬리는 점점 더 올라가며 조롱과 비난이 섞인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았고 진행자는 이미 세 번째를 불렀다. 하지만 민나연은 조용히 위층에 있는 용준을 바라보며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맞서고 있는 것을 발견했고 모두 시선을 용준에게 집중했다.
1초, 2초, 3초… 공기 중에는 한순간 적막이 흘렀고 바늘이 바닥에 떨어져도 들릴 만큼 조용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용준이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때 그 사람이 천천히 번호표를 들었다.
“220억”
민나연은 남자를 노려보며 더 이상 가격을 부르지 않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허리를 숙여 의자에 앉아 있는 꼬맹이를 안고는 밖으로 나갔다. 아무리 무우산이 대단하다고 해도 그녀의 의술에 비교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임현의 증조 외할아버지의 병세를 잘 알기 때문에 자신이 치료할 수 있다고 자부했다. 오늘의 일은 그저 이 기고만장한 남자에게 주는 자그마한 교훈일 뿐이었다. 민우빈은 작은 손으로 그녀의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마, 화내지 마세요, 화내면 주름 생겨요.”
민나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우리 아들이 엄마를 가장 많이 생각해 준다니까.”
서영은 그들 모자를 신원 아파트에 바래다주고 돌아갔다. 자신의 방에 돌아온 민우빈은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으며 민나연은 그런 아들을 한숨을 내쉬며 바라보았다. 아들의 컴퓨터 사랑은 이미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누가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는 해커의 고수 교토가 7살도 안되는 꼬마 아이라는 것을 상상이나 했겠는가? 민나연이 잠든 뒤 민우빈의 작은 얼굴은 또다시 굳어졌다. 오늘 그의 바보 같은 아빠가 또 엄마를 화나게 했다. 자신도 너무 사랑해서 화나게 하기 싫은 엄마인데 아빠라는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자그마한 두 손은 키보드 위에서 영활하게 움직였고 그는 또다시 용씨 그룹 내부 인터넷에 성공적으로 침입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