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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점심식사

  • 그녀는 가운을 벗고 아까 입고 왔던 원피스를 주워 입었다. 그러고는 침대 머리에 쪽지만 남긴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스위트룸을 나섰다.
  • 다음 날, 진아리가 아직 꿈나라를 헤매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그녀는 눈을 비비며 몽롱한 정신으로 전화를 받았다. 구정현에게서 온 전화였다.
  • “여보세요, 대표님. 무슨 일로 전화를 다 하셨어요?”
  • 전화를 받은 그녀는 나긋한 목소리로 물었다.
  • “진아리, 왜 먼저 갔어?”
  • 구정현이 살짝 기분이 상한 목소리로 물었다.
  • 하지만 구정현을 달래는 일은 진아리의 특기였다.
  • “대표님은 달게 주무시는데 저는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가 대표님 주무시는데 방해될까 봐 먼저 나왔어요. 그새 제가 보고 싶었나 봐요?”
  • 진아리가 장난치듯 말했다.
  • “점심에 회사로 와. 같이 밥이나 먹자.”
  • 구정현은 차갑게 용건만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 진아리는 휴대폰을 침대에 던진 뒤, 오늘 입고 나갈 옷과 신발을 골랐다. 오늘 그녀의 선택은 옐로우 톤의 원피스와 15cm 나 되는 하이힐이었다. 옷을 갈아입은 그녀는 옅은 화장을 하고 거울을 비추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 “퍼펙트! 진아리, 넌 너무 완벽해!”
  • 진아리가 거울을 보며 말했다.
  • 진아리는 꽤 예쁜 미모의 소유자였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흔히 볼 수 없는 미인이었다. 매력적인 눈매와 조막만 한 얼굴, 오뚝한 코,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빨간 입술, 큰 키에 탐스러운 몸매까지, 태어나기를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태어난 여우상이었다. 아마 구정현이 그녀를 선택할 때, 양가희와 닮은 외모를 제외하고도 이런 완벽한 외모가 한몫했을 것이다.
  •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 아내를 삼을 여자라면 사랑하지 않더라도 말 잘 듣고 예쁜 여자를 선택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 진아리는 신상 루이비통 백을 메고 굽 높은 하이힐을 신은 채 이번에 새로 산 아우디에 올라탔다. 그러고는 능숙한 운전으로 아파트 구역을 벗어나 본사로 향했다.
  • 주차장에 차를 세운 그녀는 손가락으로 차 키를 돌리며 건물로 들어섰다. 그녀를 본 안내 데스크 직원이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 “사모님, 안녕하세요.”
  • “이진 씨, 오늘 메이크업 예쁘게 됐네요. 피부도 좋아진 것 같은데 혹시 내가 추천한 에센스를 사용해 봤나요?”
  • 진아리가 웃으며 물었다.
  • 이진이 얼굴을 만지며 생긋 웃었다.
  • “역시 사모님 눈은 못 속이겠네요. 그 에센스 사용한 뒤로 확실히 피부가 많이 좋아졌어요.”
  • 말을 마친 이진은 진아리를 향해 손짓했다. 진아리가 다가가자 이진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 “사모님, 조심하셔야겠어요. 김연 씨가 또 오셨거든요.”
  • 김연은 유명 연예인 김정훈의 외동딸로 완벽한 몸매와 막강한 업무 능력의 소유자였다. 구씨 가문과 최근 협력 프로젝트를 체결한 뒤, 김연이 도맡아 진행하고 있었다. 그래서 김연은 회사에 자주 방문하는 편이었는데 회사에는 김연이 곧 진아리를 쳐내고 사모님 자리에 오를 수도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하지만 사실 김연은 오래 사귄 연인이 있었다. 다만 김정훈의 성에 차지 않을 뿐이었다.
  • 진아리는 여전히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마침 잘됐네요. 연이랑 같이 식사한 지도 꽤 오래됐는데 마침 같이 먹으면 되겠네요. 그럼 먼저 가볼게요.”
  • 말을 마친 진아리는 이진을 향해 손을 흔든 뒤, 자신감 넘치는 자태로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에 탔다.
  • 잠시 후, 엘리베이터가 건물 20층에 도착했고 진아리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구정현의 비서 리사가 그녀를 보고 예의 바르게 인사했다.
  • “사모님, 오셨어요? 대표님은 지금 김연 씨랑 안에서 얘기하고 계세요. 혹시… 조금 있다가 들어가시면 안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