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화 슬픔과 괴로움
- 구 부인은 깊게 한숨을 내쉬고 진정한 다음 말을 이었다.
- “정현아, 솔직히 말하면 엄마 진짜 너한테 실망했어.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일등 한번 놓친 적이 없던 넌 또래들 사이에서 가장 뛰어난 아이였어. 충분히 뛰어난 너니까 많은 여자들의 사랑을 받았지. 네가 유일하게 한 여자에게 큰코다친 뒤로 난 네가 큰 깨달음을 얻었으리라 여겼어. 하지만 또다시 같은 여자에게 발 걸려 넘어지다니. 이젠 네가 미치지 않았나 싶구나.”
- 구정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이건 구 부인이 처음으로 그를 비난하는 것이었다. 그도 가끔 자신이 미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을 하곤 했다. 처음으로 양다리를 걸쳤는데 세 사람 관계를 동시에 갈라서게 만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