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4화 데이트

  • 구정현은 뜨거운 눈빛으로 그녀를 지켜보다가 고개를 숙이고 힘껏 그녀의 입술을 깨물었다.
  • 긴 키스가 끝나자 그녀는 그를 살짝 밀치고 맑은 눈동자로 그를 응시하며 말했다.
  • “역시 대표님은 바람둥이가 맞네요. 입으로는 양가희 씨를 사랑한다면서 저랑도 이렇게 뜨거운 키스를 할 수 있다니. 양다리를 꽤 즐기고 계신 것 같네요?”
  • “우린 이혼하면 아무 사이도 아니게 돼.”
  • 진아리는 심장이 철렁했지만 여전히 완벽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우리가 곧 아무 사이가 아니게 된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시는 거예요?”
  • 그녀는 손을 들어 그의 가슴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말을 이었다.
  • “그렇다면 오늘 밤은 각자 자는 게 좋겠네요. 어차피 우린 곧 아무 사이도 아니잖아요.”
  • “이혼서류에 사인하기 전까지는 내 와이프야. 내 와이프는 내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의무가 있고.”
  • 구정현은 굶주린 야수처럼 진아리를 압박했다.
  • 진아리는 고개를 숙이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또다시 매혹적인 미소를 지었다. 구정현은 순간 눈매를 휘며 매력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그녀를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 “당신은 정말 가희를 많이 닮았어.”
  • 구정현이 멍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 진아리는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의 가슴을 만졌다.
  • “대표님, 자꾸 제 앞에서 다른 여자 얘기를 꺼내시면 저도 속상하다고요. 나 자신이 그렇게 매력이 없나 의심까지 들 정도라니까요?”
  • 말을 마친 그녀는 구정현의 목에 팔을 감고 입을 맞추었다.
  • 구정현은 이내 주도권을 되찾고 허겁지겁 그녀의 입술을 탐했다.
  • 긴 키스가 지속되고 구정현이 진도를 더 나가려던 순간, 진아리는 심술이 동한 어린애처럼 그를 밀치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대표님, 이런 날 와인이 빠지면 섭섭하죠?”
  • 구정현은 굶주린 늑대의 눈빛을 하고 그녀를 쏘아보다가 잔뜩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 “그래!”
  • 씩씩거리며 방을 나선 구정현은 잠시 후, 1982년 산 와인과 와인잔을 들고 나타났다.
  • 그는 매너 있게 잔에 와인을 따른 뒤, 진아리에게 건네며 말했다.
  • “Cheers.”
  • “Cheers.”
  • 진아리는 그와 잔을 부딪친 뒤, 천천히 잔을 흔들었다. 와인의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