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큰일 났습니다. 누군가가 회사 시스템 방화벽을 공격했습니다. 상대가 전문가인 것 같은데 현재 손실이 막대하고 대충잡아 60억이 넘습니다.”
승준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힌 채 맞아죽을 각오로 이 위험을 보고하러 왔다. 용준은 얼굴색이 어두워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정보 보안팀에 통지하여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막으라고 해.”
보안팀이 죽을힘을 다해 막고 있었지만 상대가 고수라서 그들이 한 모든 것은 상대방에 의해 쉽게 해제되고 또다시 반격이 가해졌으며 매번 그 충격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었다. 10분 뒤에 상대방은 대범하게 철수하고 오만하게 코드 한 줄까지 남겼는데 번역을 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경고.”
결산을 해보니 회사의 장부상 100억이라는 손실이 있었고 용준은 컴퓨터 앞에서 눈을 찌푸리고 이 사람이 기술적으로만 고수인 것이 아니라 담량도 아주 크다고 생각하였다. 용씨 그룹의 기술인원은 모두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 인원들인데 용씨 그룹의 방화벽이 매일 몇십억 번의 공격을 받아도 끄떡없기에 공격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팀도 이 사람 앞에서는 아무런 대항 능력이 없었는데 도대체 누가 이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단 말인가? 그리고 이 경고는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승준——”
용준이 소리쳤다.
“대표님.”
승준이 다급히 다가왔다.
“교토가 승낙했어?”
승준이 눈을 내리깔고 아주 자신 없는 듯 말했다.
“방, 방금 거절한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용준은 눈을 찌푸렸다.
“돈이 적대? 가격을 두 배로 쳐준다고 답변해.”
“네, 대표님.”
——
민나연은 용씨의 손실이 100억에 달하는 것을 보고 그제서야 마음이 풀렸다. 서영의 제의하에 그들은 저녁에 그곳에서 가장 큰 오락 장소인 하천 바로 놀러 갔다. 물론 임현도 데리고 갔으며 4인 좌석에 자리 잡고 칵테일 세잔을 시켰고 임현은 특별히 민우빈 꼬마친구에게 우유 한 잔을 주문했다.
“오늘 밤에 경매가 있다고 들었는데 나연씨가 봐둔 것이 있으면 얘기해요, 제가 사드릴게요.”
임현은 눈썹을 치켜떴다. 민나연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
“자신이나 잘 챙기세요!”
바로 그때 2층의 VIP 룸에는 남자 세 명이 앉아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방금 민나연의 면접을 거절한 용준이었다. 그의 신변에는 그와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란 죽마고우 육원준과 진혁이 함께 했다. 육원준과 진혁은 오늘 밤 용준을 따라온 것이며 용준의 기분이 별로 안 좋아서 술 분위기도 다운돼 있었다. 육원준은 두 눈을 사방으로 굴리다가 민나연과 같이 온 사람들을 발견하고 웃어버렸다.
“애를 데리고 바에 오는 건 또 처음이네.”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옆에 앉아 있던 진혁이 그쪽을 바라보았다.
“어? 용준, 저기 저 남자 임현을 닮지 않았어?”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고 있던 용준은 그의 말을 듣고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봤고 그 사람들을 발견 한순간 깊은 눈동자는 위험하게 찌푸려졌다. 진혁은 웃으면서 말했다.
“어쩐지 비슷하다 했어. 저 자식은 언제 몰래 귀국한 거야?”
육원준은 용준이 눈빛을 거두지 못하자 충고했다.
“그만 내버려 둬, 몇 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게 하는 거야? 그저 나이가 어려서 좋은 마음으로 한다는 게 일을 망친 것뿐이잖아.”
용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두 사람이 그의 귓가에서 재잘대는 것을 조용히 듣고 있었는데 그 알 수 없는 눈빛은 여전히 아래에 있는 네 사람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민나연 한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 여자가 참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하였다. 언제부터 임현이랑 같이 있은 거지? 임현한테 무슨 수작을 부리려고 그러는 건지 궁금했다. 바로 그때 아래에서 사회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래에 우리가 경매를 진행할 물건은 무우산 처방인데 시작가격은 1억입니다.”
용준은 이 소리에 순간 시선을 거두었다. 그가 오늘 밤 여기에 온 목적이 바로 이 무우산 처방때문이었다. 이 처방은 중환자에게 신기한 약효가 있다고 전해졌기 때문에 그는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할아버지의 상황이 안 좋기 때문에 그는 이 물건으로 자신이 그 명의를 찾을 시간을 벌려고 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때 아래에 있던 민나연도 그 무우산에 대하여 아주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임현씨, 저걸 사요, 오래전부터 이 무우산에 대해 들었는데 아마 당신의 외할아버지의 병에 도움이 될 거예요.”
“좋아요.”
임현은 이 말을 듣고 아무 생각 없이 대답했으며 호가에 참여했다. 1억에서 시작된 가격은 10억까지 올랐으며 임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이 물건은 그저 보조적 작용만 할 뿐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가지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다 참여할지 말 지 고민하던 중 2층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2억.”
그의 목소리는 힘 있게 울려 퍼졌으며 사람들은 그 소리에 조용해졌다. 이 가격은 너무 터무니없이 높았다. 한꺼번에 20배로 올리다니. 임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고개를 들고 올려다 보며 어느 미친놈이 돈을 쓸 곳이 없어 이런 곳에 막 쓰는지 확인하려 하였다. 하지만 안 봤으면 좋았을 것을, 자신이 뼛속까지 무서워하는 그 얼굴이 그의 시선에 들어왔고 그는 재빨리 자리에 앉아 모자를 머리에 쓰고 가랑잎으로 눈 가리기 식으로 자신을 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