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7화 사람을 괴롭히는 여우같은 년, 어디로 도망가려고? 2

  • 옆에서 내리 꽂히는 한 쌍의 차가운 눈빛은 마치 칼날같이 날카로워 임효설은 온몸에 소름이 돋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 그녀가 똑바로 앉기도 전에 그 날카로운 눈빛과 시선이 마주쳤고 마치 그녀를 예리한 칼날이 그녀를 찌르는 듯한 느낌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 그녀는 두 손으로 의자를 받치고 자리에 제대로 앉은 후 한참 후에야 다시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바르르 떨리는 입술을 꼭 깨물고 고집스레 얼굴을 돌려 엽일범을 똑바로 보지 않으려고 했다.
  • 엽일범은 분노에 차서 이를 악물었다. 눈앞의 이 여자는 결혼식을 앞두고 도망가 버려서 하객들 앞에서 그의 체면이 깎일 대로 깎였으니 이 일은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
  • 그는 손을 들어 임효설의 아래턱을 잡아 쥐고 그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억지로 고개를 돌려 자신을 향하게 하였다.
  • “하, 성깔이 점점 더 장난 아니네.”
  • 엽일범이 몸을 앞으로 기울이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얼굴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 임효설은 그에게 잡힌 아래턱이 아파왔지만 이를 악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사람을 괴롭히는 여우같은 년, 내가 널 위해 해준 게 얼만데 그걸 무시하고 이런 일을 벌여. 도망가려고? 어디로 도망가려고?”
  • 그녀가 무시할수록 엽일범은 더더욱 그녀를 정복하고 굴복시키고 싶었다.
  • “넌 내 손바닥 안에 있어. 이번 생은 도망갈 생각 하지도 마!”
  • 임효설은 경멸에 찬 눈길로 눈앞의 건방지기 그지없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짝하는 소리와 함께 자신의 아래턱을 잡고 있는 남자의 큰 손을 쳐서 떨어지게 만들었다.
  • 그들을 태운 차는 시동을 걸어 이 도시의 다른 끝을 향하고 있었다.
  • 그녀는 다시 얼굴을 돌리고 끝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런 남자와는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 임효설의 이러한 행동에 화를 누르고 있던 엽일범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그는 그녀의 두 어깨를 잡고 뒤로 세게 밀어 그녀를 뒷좌석에 쓰러뜨렸다.
  • 그리고는 그녀의 얼굴부터 목으로 미친 듯이 키스를 퍼붓기 시작했다.
  • 남자의 거친 행동에 임효설은 구역질이 날 것 같았다. 그녀는 반항하며 자신의 몸을 누르고 있는 개자식의 뺨을 갈기고 싶었지만 의자에 누운 채 꼼짝도 할 수 없는 나무 인형 같았다.
  • 그녀는 엽일범과의 이런 상황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있을 때 그녀가 반항을 하면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질 뿐이었다.
  • 엽일범은 공을 들여 이 모든 걸 설계했고 그가 원하는 건 그녀의 몸만이 아니었다.
  • 그는 이런 그녀를 원하는 게 아니었다. 여자라면 그의 옆에 차고 넘쳤으니 말이다.
  • 남자의 입은 그녀의 쇄골에서 멈추었다. 그는 분노에 찬 얼굴을 들어 올렸고 두 눈은 빨갛게 충혈이 돼있었다.
  • 그녀의 옷깃을 잡고 있는 엽일범의 손은 떨리고 있었고 얼굴을 위로 천천히 움직이다가 그녀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
  • “넌 아직도 네가 임씨 가문의 아가씨인줄 알아? 내가 널 이렇게 예뻐하고 사랑하는데 넌 고마운 줄도 모르는구나. 기다려, 네가 나한테 빌게 만들어 줄 테니!”
  • 이 말은 절대 경고나 홧김에 한 말이 아니었다. 엽일범은 한다면 하는 사람이었고 비열하고 치사한 방법은 그가 제일 잘 하는 짓이었다.
  • 엽일범은 그녀를 놓아주고 조용히 자리에 똑바로 앉았다. 그의 얼굴에는 어두운 비구름이 낀 듯 어두웠고 언제 불어 닥칠지 모를 폭풍우는 그녀를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게 만들게 분명했다.
  • 임효설은 천천히 일어나 조용이 앉아 창밖의 스쳐지나가는 풍경을 보며 속으로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고 있었다.
  • 그녀는 이렇게 포기하지 않을 생각이었다.
  • 임효설은 교외의 한 별장에 갇혀 사람들에게 감시를 받았다.
  • 원래 스파 리조트에서 진행하려고 했던 결혼식은 신부가 도망가고 총격사건까지 터지면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 결혼을 서두르던 엽일범은 비서를 시켜 다시 결혼식을 준비하게 하였고 시간은 이틀 뒤 오후에 진행하는 거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