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남자의 정체
- 간신히 균형을 잡고서 몸을 가누고 선 연혜빈은 곁눈질로 옆에 선 남자를 힐긋 바라보았다. 검은색 양복 차림에 한 손은 주머니에 꽂은 채 서 있는 남자는 가만히 서 있는 것만으로도 어딘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서늘한 기운을 내뿜었다.
- 남자의 등장에 연혜빈은 마치 진정제를 투여한 것처럼 마음이 한결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다.
- 연혜빈이 무어라 얘기하기 위해 입술을 달싹이던 찰나, 아까보다 더욱 소란스러워진 주변 소리에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 곧이어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귓가를 파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