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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곳곳에 덫이 있어

  • 하지만 그건 소희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정말 이혼이 하고 싶었다.
  • 막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소희는 진현과 시선이 마주쳤다. 깊고 매서운 눈매, 뚜렷한 이목구비는 마치 완벽하게 계산을 마친 조각상 같았다. 그 어떤 남자 연예인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외모였다.
  • 특히 그가 집중하고 있는 모습은, 마치 1초 만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 같았다. 소희는 그런 진현을 멍하니 쳐다봤다.
  • 400억을 제시하기 전에도 진현의 얼굴은 여전히 매우 사기적이었다. 그땐 적어도 소희가 겁을 먹었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잘생긴 얼굴은 한껏 굳어 있었다. 온몸에서는 장난기가 쏙 빠지고 엄숙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 마치 거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에 소희는 깜짝 놀라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 “매니저가 안배한 스케줄이었어요.”
  • 소희는 이 말을 하고 나서 약간 후회했다.
  • [내가 지금 미남계에 빠진 거야? 왜 솔직하게 대답한 거야? 이러면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고…]
  • 많은 사람들이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강진우는 코웃음을 치며 그녀를 한껏 비웃었다.
  • “너무 성의없게 변명하는 거 아니에요? 매니저가 미쳤다고 라이벌 회사의 일을 잡아주겠어요?”
  • 진한 그룹 산하에는 연예기획사가 있었는데 그 회사에는 소희를 전문적으로 케어하는 팀이 있었다. 진한 그룹이 고용한 매니저로서 그는 당연히 라이벌 회사에서 주는 일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일부러 그러지 않는 한.
  • 강진우는 소희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소희의 매니저인 박진주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 전화는 빨리 연결되고, 그는 박진주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 휴대폰 너머에서 박진주의 목소리가 재빨리 들려왔다.
  • “네? 뭐라고요? 전 그런 계획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사모님. 저한테 뒤집어 씌우면 안 되죠. 저같은 일개 직원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 일개 평범한 직원은 감히 대표의 아내를 건드릴 수가 없었다.
  • 모두들 그녀의 말투 속의 경직된 어조를 알아듣지 못했다. 그저 이로서 소희가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했다.
  • 이런 상황에 김 비서의 입꼬리가 살며시 치켜올라갔다.
  • 그때, 강진우가 득의양양해하며 말했다.
  • “다음번에는 쉽게 들켜버릴 거짓말은 하지 마시죠.”
  • 그리고 입모양으로 그녀를 향해 멍청이라고 말했다.
  • 소희는 이번에는 정말 좀 불쾌했다.
  • 그녀는 원래 그저 평범한 모함인 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박진주같은 사람도 함정에 빠져버렸다니… 소희는 박진주까지 문제가 있을 줄은 몰랐다.
  • 진현도 이런 점을 생각하여, 이따가 사람을 보내 박진주를 조사할 생각이었다. 그러다가 소희의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다.
  • [저 사람들이 도대체 진주 씨한테 얼마를 줘서 매수했길래 나를 모함하는 건지 한 번 봐야겠어.]
  • ‘… 보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마음대로 볼 수 있는 거야?’
  • [뭐? 내 결백을 증명하는 게 40만 원밖에 안 해? 말도 안 돼, 이건 정말 말도 안 돼. 0을 하나 적게 봤을 거야.]
  • 진현도 그 말에 어리둥절해했다.
  • ‘고작… 40만 원?’
  • [흑흑, 진짜 40만 원이네… 어? 잠깐만. 어? 아, 이런 거구나.]
  • ‘응? 뭔데?’
  • 한참을 기다렸지만, 소희는 여전히 그저 감탄밖에 하지 않았다.
  • 원래에도 차가운 성격이던 진현은 소희 때문에 하마터면 욕할 뻔했다.
  • ‘빨리 말해. 말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네 결백을 증명할 수 있겠어?’
  • 다행히 잠시 후, 소희는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
  • [어쩐지 돈을 원하지 않더라니, 알고 보니 진주 씨는 김 비서의 사촌 오빠의 아내였어. 원래부터 한 집안 식구였으니 당연히 김 비서의 편을 들겠지. 그래서 김 비서는 진작에 내 옆에 스파이를 심어놓았단 말이야? 그런데도 두 사람은 예전에 모르는 척하고… 와, 능력자네.]
  • ‘왜 그런 여자를 칭찬하는 거야?’
  • 진현은 진실을 알고, 한동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 ‘김 비서는 일찍부터 나 몰래 이렇게 많은 준비를 했던 거군.’
  • 그때, 부하 직원이 조심스럽게 박진주의 전화를 끊어도 되는지 물었다. 어쨌든 할 말은 다 했기 때문이다.
  • 순간, 진현은 갑자기 말투가 확 바뀌더니 휴대폰에 대고 말을 이어갔다.
  • “두 사람 말이 맞지 않으니, 사람을 시켜 확실하게 증거를 수집할 겁니다. 만약 진주 매니저가 물증이 없다면 매니저의 인맥을 자세히 조사할 것입니다.”
  • 그 말에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진현을 쳐다봤다.
  • ‘일이 이렇게 됐는데도 여전히 마누라 편을 들려고 하는 거야?’
  • [대박, 진현이 아무래도 마음대로 막 말하는 것 같은데 정확한 방향으로 추리를 하고 있잖아?]
  • 소희는 깜짝 놀랐다.
  • 한편, 아무도 김 비서의 당황스러움과 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숨소리를 알아채지 못했다.
  • “그게 무슨 말인가요?”
  • 강진우는 계속해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애를 썼다.
  • 잠시 후, 진현은 냉정하게 말했다.
  • “경찰이 사건을 처리한다고 해도 편파적으로 한 쪽의 말만 듣지 않아요. 소희의 인맥은 단순해서 누구와도 연관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매니저님은 잘 모르죠.”
  • “대… 대표님. 제가 어떻게 라이벌 회사와 관계가 있을 수 있겠습니까?”
  • 박진주는 다급하게 말했다.
  • 확실히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조사를 한다면 그녀와 김 비서의 관계가 밝혀질 것이다.
  • 이런 관계는 다른 사람도 모르게 의도적으로 숨긴 것이다. 게다가 이번 일까지 연루되었다면 분명히 그저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 “다음 소식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세요.”
  • 진현이 차갑게 말했다.
  • 말하고 나서, 그는 박진주가 변명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순간, 차가운 시선이 김 비서를 향했다.
  • 당황한 김 비서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