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이는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들고 계단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간호사 한 명이 서있었다.
“엄마.”
소양이는 신나서 나에게로 뛰어왔다.
나는 아이를 꼭 끌어안았고 잃어버린 행복을 다시 되찾았다, 이런 감정은 마치 아이만 곁에 있으면 세상에 두려운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임 아가씨, 아이는 제가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옆에 서있던 간호사가 입을 열었다.
“그럼 간호 비용은 어떻게 계산해요?”
나는 지금 어쩔 수 없이 돈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비용은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모 선생이 이미 지불했어요.”
간호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기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간호사는 모 선생의 부탁을 받고 아이한테 다시 입원 수속을 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한테 연락해서 아이를 보러 오게 한 것도 모 선생이 시켰다고 했다, 전화에서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것도 그의 뜻이라고 했다. 소양은 엄마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문까지 마중을 간다고 하도 졸라서 아까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모 선생은 당연히 모진풍일 것이다, 그는 분명 아이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간호사한테도 말하지 못하게 하고 나의 애를 태웠다.
간호사는 소양이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에 다른 환자들은 이미 모두 다른 데로 옮겨졌고 빈 침대 위에는 트랜스포머 장난감으로 가득 찼다.
이 장난감은 소양이가 예전부터 가지고 싶어 했던 물건이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40만 원은 족히 넘어 우리 집 가정 형편에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그한테 이렇게 많은 장난감을 사주었다.
“소양아, 엄마가 말했잖아,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을 마음대로 받으면 안 돼.”
나는 엄숙한 표정으로 아이를 나무랐다.
소양은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도 그렇게 얘기했어, 하지만 모 아저씨가 나한테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엄마의 절친이라고 했어, 그래서 내가 받은 거야, 모 아저씨는 또 나한테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원하는 장난감을 다 사준다고 했어.”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아무튼 앞으로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은 절대로 받으면 안 돼, 엄마한테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해, 알겠지?”
나는 아들을 엄숙하게 훈계했다.
“알았어.”
소양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대답했다.
아이와 한참 동안 얘기를 하는데 의료진이 들어와서 선불한 5백만 원이 이번 주 치료비에는 충분하니 다음 주 치료비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내 마음은 갑자기 무거워졌다, 비록 아이를 찾았지만 치료비는 아직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다.
늦은 시간, 내가 한창 병원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유군 씨가 갑자기 병실로 쳐들어 왔다.
그의 왼쪽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누군가와 싸움을 한 것 같았다.
나는 마음이 불안해져서 아이를 감싸 안고 물었다.
“유군 씨, 당신이 무슨 일이야? 애는 괴롭히지 마.”
“오늘 당신이랑 애를 데리고 집에 가서 밥이나 먹으려고, 그리고 우리 이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자.”
유군 씨가 말했다.
유군 씨가 주동적으로 이혼을 제기하다니, 참으로 예상 밖의 일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사실 그와 매우 부합했다, 아이가 아픈 상황에서 나랑 이혼하면 그한테는 더 이상 부담이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혼하고 싶으면 해, 밥은 됐어.”
나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당신을 위해 음식을 한 상 차렸어, 그냥 마지막 이별 식사라고 쳐, 이 정도 체면은 줘야지.”
유군 씨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소양이가 옆에서 불쌍한 표정으로 아빠랑 밥 먹고 싶다고 속삭이니 나도 마음이 흔들렸다.
어른들의 일 때문에 아이까지 상처받게 하기 싫어서 의사의 동의를 거친 후 나는 유군 씨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정말 맛있는 요리가 한 상 차려져 있었다, 시어머니는 나와 소양이가 돌아온 것을 보더니 냉담한 표정으로 집 밖을 나섰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니 제일 신난 사람은 당연히 소양이었다, 나는 유군 씨한테 비록 많은 실망을 했지만 소양이를 위해서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유군 씨는 술잔을 높이 들더니 얘기했다.
“그래도 한때는 부부였는데 함께 한잔해, 이별주라고 생각하고.”
나는 술을 마실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그가 하도 권하니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나한테 두 잔, 세 잔 계속 권했다.
나는 점차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나른해지더니 더 이상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온몸이 뜨거워 났다.
“소양아, 밖에서 얌전히 놀고 있어, 아빠는 엄마랑 할 얘기가 있어.”
유군 씨는 아이한테 당부하고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침실로 들어갔다, 나는 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가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나는 몸부림치고 싶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애를 놀랠 가봐 그가 이끄는 대로 침실에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를 침대에 내던지더니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그의 컴퓨터는 켜져 있었고 카메라에서 불빛이 반짝거리는 것으로 보아 카메라도 켜진 상태였다.
나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놓아달라고 소리쳤고 있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질 힘도 없었다.
“임안, 당신이 부자 사장 덕에 출세해서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사람을 시켜 나를 때려? 넷째 형이 당신을 잘 챙기잖아, 만일 내가 당신이 침대에서 뒹구는 섹스 동영상을 찍어두면 그가 얼마를 주고 살까?”
유군 씨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나는 조급하고 화가 났지만 일단 그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수단을 쓰던지 그가 나를 해치지 못하게끔 해야 했고 동영상은 더더욱 막아야 했다.
“유군 씨, 애가 밖에 있어, 이러지 마, 돈이 필요해서 이러는 거잖아, 돈 때문이라면 잘 상의해보자.”
나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상의할게 없어, 빌어먹을 년, 나를 두고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사람을 시켜 나를 때려? 오늘 제대로 혼내줄게, 당신을 강간하는 영상은 그 새끼한테 돈으로 사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