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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함정

  • 소양이는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들고 계단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옆에는 간호사 한 명이 서있었다.
  • “엄마.”
  • 소양이는 신나서 나에게로 뛰어왔다.
  • 나는 아이를 꼭 끌어안았고 잃어버린 행복을 다시 되찾았다, 이런 감정은 마치 아이만 곁에 있으면 세상에 두려운 일이 없을 것만 같았다.
  • “임 아가씨, 아이는 제가 돌볼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 옆에 서있던 간호사가 입을 열었다.
  • “그럼 간호 비용은 어떻게 계산해요?”
  • 나는 지금 어쩔 수 없이 돈에 대해 고민해야 했다.
  • “비용은 전혀 걱정하지 마세요, 모 선생이 이미 지불했어요.”
  • 간호사는 웃으면서 말했다.
  • 나는 기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여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 간호사는 모 선생의 부탁을 받고 아이한테 다시 입원 수속을 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나한테 연락해서 아이를 보러 오게 한 것도 모 선생이 시켰다고 했다, 전화에서 제대로 해석하지 않은 것도 그의 뜻이라고 했다. 소양은 엄마가 온다는 소식을 듣고 문까지 마중을 간다고 하도 졸라서 아까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 모 선생은 당연히 모진풍일 것이다, 그는 분명 아이를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나한테 알려주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간호사한테도 말하지 못하게 하고 나의 애를 태웠다.
  • 간호사는 소양이를 데리고 병실로 들어갔다, 병실에 다른 환자들은 이미 모두 다른 데로 옮겨졌고 빈 침대 위에는 트랜스포머 장난감으로 가득 찼다.
  • 이 장난감은 소양이가 예전부터 가지고 싶어 했던 물건이었다, 인터넷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40만 원은 족히 넘어 우리 집 가정 형편에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누군가가 그한테 이렇게 많은 장난감을 사주었다.
  • “소양아, 엄마가 말했잖아,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을 마음대로 받으면 안 돼.”
  • 나는 엄숙한 표정으로 아이를 나무랐다.
  • 소양은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 “나도 그렇게 얘기했어, 하지만 모 아저씨가 나한테 그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엄마의 절친이라고 했어, 그래서 내가 받은 거야, 모 아저씨는 또 나한테 엄마 말을 잘 들으면 원하는 장난감을 다 사준다고 했어.”
  • 그 말에 나도 모르게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 “아무튼 앞으로 다른 사람이 주는 물건은 절대로 받으면 안 돼, 엄마한테 허락을 먼저 받아야 해, 알겠지?”
  • 나는 아들을 엄숙하게 훈계했다.
  • “알았어.”
  • 소양은 입을 삐죽거리면서 대답했다.
  • 아이와 한참 동안 얘기를 하는데 의료진이 들어와서 선불한 5백만 원이 이번 주 치료비에는 충분하니 다음 주 치료비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알려주었다.
  • 내 마음은 갑자기 무거워졌다, 비록 아이를 찾았지만 치료비는 아직 확실히 해결하지 못했다.
  • 늦은 시간, 내가 한창 병원에서 아이를 돌보고 있는데 유군 씨가 갑자기 병실로 쳐들어 왔다.
  • 그의 왼쪽 얼굴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누군가와 싸움을 한 것 같았다.
  • 나는 마음이 불안해져서 아이를 감싸 안고 물었다.
  • “유군 씨, 당신이 무슨 일이야? 애는 괴롭히지 마.”
  • “오늘 당신이랑 애를 데리고 집에 가서 밥이나 먹으려고, 그리고 우리 이혼에 대해서도 얘기 좀 하자.”
  • 유군 씨가 말했다.
  • 유군 씨가 주동적으로 이혼을 제기하다니, 참으로 예상 밖의 일이었다.
  • 이러한 방식은 사실 그와 매우 부합했다, 아이가 아픈 상황에서 나랑 이혼하면 그한테는 더 이상 부담이 없으니 그럴 만도 했다.
  • “이혼하고 싶으면 해, 밥은 됐어.”
  • 나는 차갑게 쏘아붙였다.
  • “당신을 위해 음식을 한 상 차렸어, 그냥 마지막 이별 식사라고 쳐, 이 정도 체면은 줘야지.”
  • 유군 씨가 계속 말을 이어갔다.
  • 나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소양이가 옆에서 불쌍한 표정으로 아빠랑 밥 먹고 싶다고 속삭이니 나도 마음이 흔들렸다.
  • 어른들의 일 때문에 아이까지 상처받게 하기 싫어서 의사의 동의를 거친 후 나는 유군 씨를 따라 집으로 돌아왔다.
  • 정말 맛있는 요리가 한 상 차려져 있었다, 시어머니는 나와 소양이가 돌아온 것을 보더니 냉담한 표정으로 집 밖을 나섰다,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 온 가족이 함께 모여 밥을 먹으니 제일 신난 사람은 당연히 소양이었다, 나는 유군 씨한테 비록 많은 실망을 했지만 소양이를 위해서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 유군 씨는 술잔을 높이 들더니 얘기했다.
  • “그래도 한때는 부부였는데 함께 한잔해, 이별주라고 생각하고.”
  • 나는 술을 마실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그가 하도 권하니 어쩔 수 없이 마시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나한테 두 잔, 세 잔 계속 권했다.
  • 나는 점차 머리가 어지럽고 몸이 나른해지더니 더 이상 제대로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온몸이 뜨거워 났다.
  • “소양아, 밖에서 얌전히 놀고 있어, 아빠는 엄마랑 할 얘기가 있어.”
  • 유군 씨는 아이한테 당부하고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침실로 들어갔다, 나는 그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올라가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 나는 몸부림치고 싶었지만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애를 놀랠 가봐 그가 이끄는 대로 침실에 끌려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나를 침대에 내던지더니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 그의 컴퓨터는 켜져 있었고 카메라에서 불빛이 반짝거리는 것으로 보아 카메라도 켜진 상태였다.
  • 나는 그의 의도를 알아차리고 놓아달라고 소리쳤고 있는 힘껏 발버둥 쳤지만 전혀 힘을 쓸 수가 없었고 침대에서 굴러떨어질 힘도 없었다.
  • “임안, 당신이 부자 사장 덕에 출세해서 내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야, 사람을 시켜 나를 때려? 넷째 형이 당신을 잘 챙기잖아, 만일 내가 당신이 침대에서 뒹구는 섹스 동영상을 찍어두면 그가 얼마를 주고 살까?”
  • 유군 씨는 음흉하게 웃으며 말했다.
  • 나는 조급하고 화가 났지만 일단 그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수단을 쓰던지 그가 나를 해치지 못하게끔 해야 했고 동영상은 더더욱 막아야 했다.
  • “유군 씨, 애가 밖에 있어, 이러지 마, 돈이 필요해서 이러는 거잖아, 돈 때문이라면 잘 상의해보자.”
  • 나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말했다.
  • “상의할게 없어, 빌어먹을 년, 나를 두고 바람을 피운 것도 모자라 사람을 시켜 나를 때려? 오늘 제대로 혼내줄게, 당신을 강간하는 영상은 그 새끼한테 돈으로 사라고 해!”
  • 유군 씨는 자신의 옷을 벗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