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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재회

  • 시어머니와 유군 씨는 말다툼을 하는지 목소리가 매우 컸고 나는 똑똑히 들을 수 있었다.
  • 시어머니는 유군 씨한테 분명 남의 자식새끼인 줄 뻔히 알면서 몇 년 동안이나 키운 것도 모자라 지금은 희귀병에 걸려서 치료비로 몇 억씩 쏟아붓게 생겼으니 아들이라는 놈이 참 한심하다고 비난했다, 그리고 며느리가 집을 팔아서 아들을 치료 할거니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 ‘분명 남의 자식새끼인 줄 뻔히 안다고?’
  • 이 말은 비수처럼 내 가슴에 꽂혔고 내 심장을 후벼팠다.
  • ‘내 아들은 유소양인데 어찌 유군 씨 친자식이 아니란 말인가?’
  • “됐어요, 나는 남의 아들을 바보처럼 키우지 않을 것이에요, 나도 언젠가는 빠져나올 거예요.”
  • 유군 씨가 대답했다.
  • 여기까지 들은 나는 참지 못하고 뛰어들어가서 따져 물었다.
  • “유군 씨, 당신 방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남의 자식을 키우다니?”
  • 시어머니와 유군 씨는 내가 갑자기 뛰어 들어오자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잠시 조용해졌다.
  • 유군 씨의 눈빛은 흔들렸고 입을 열었다.
  • “다른 얘기 안 했어, 나를 귀찮게 하지 마, 친구랑 게임하기로 했으니 나가봐야겠어.”
  • 그러고는 내 옆으로 스쳐 지나면서 나갈 준비를 했다.
  • 나는 당연히 확인을 해야 했고 그의 옷깃을 잡고는 바로 물었다.
  • “똑바로 얘기해, 뭐가 남의 자식이라는 거야? 소양이 어떻게 남의 자식인데?”
  • 유군 씨는 더욱 짜증이 나서 소리쳤다.
  • “이런 빌어먹을, 꺼져, 안 들려?”
  • “똑바로 얘기 안 하면 못 가! 소양이 당신 자식이 아니면 누구 자식인데? 빙빙 돌리지 말고 바로 대답해, 도대체 뭘 숨기는 거야?”
  • 나는 연속 질문 세레를 퍼부었고 유군 씨도 빠져나갈 수 없다고 느껴 더욱 발광했다, 그는 손을 내밀더니 내 목을 누르고는 위협했다.
  • “임안, 멈추지 못해? 이 손 못 치워?”
  • 나는 죽을힘을 다해 몸부림쳤고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하지만 나를 그를 놓아주지 않았고 무슨 일인지 똑똑히 알아야 했다.
  • “그냥 얘기해 줘, 유소양은 넷째 형의 씨라고, 그러니 쟤더러 아들을 데리고 꺼지라고 해, 잡종 같은 애새끼를 키워봐야 짜증만 나지!”
  • 시어머니는 내가 유군 씨랑 실랑이를 벌이자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
  • 유군 씨는 시어머니를 힐끗 노려보았고 나는 그 눈빛에서 시어머니가 실수로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했다는 직감이 들었다, 나는 여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 “넷째 형? 그게 누군데? 왜 아들이 넷째 형 자식이야?”
  • 나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 유군 씨는 나를 힘껏 밀쳤고 나는 그대로 주방으로 밀려났다.
  • “꺼지라고, 넷째 형이 누군지 내가 어찌 알아?”
  • 그의 힘은 너무 커서 나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가스레인지에 넘어지면서 펄펄 끓는 육수를 엎어버렸다, 뜨거운 육수가 내 손등에 쏟아졌고 나는 고통에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유군 씨는 나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틈을 타서 주방을 빠져나와 집을 나섰다.
  • 손등이 얼얼하게 아파서 나는 찬물로 손을 헹굴 수밖에 없었는데 시어머니마저 나를 밀치면서 말했다.
  • “유군이 너한테 화가 나서 집을 나갔는데 무슨 염치로 여기에 남아있어? 너도 꺼져!”
  • 내 마음은 잿더미가 되었다, 더 이상 악독한 시어머니와 싸울 여력이 없어 나는 짐을 정리하고 그나마 예전에는 나한테 많은 아름다운 회억을 남긴 집을 나섰다.
  • 도시는 이미 불빛으로 화려했지만 나만 혼자 외롭게 캐리어를 끌고 동네로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고개를 돌려서 5층의 익숙한 창가를 보니 참고 참았던 눈물이 그대로 터져 나왔다.
  • 버스에 앉았지만 내 마음은 여전히 아팠다, 내가 이 가정을 위해 온갖 열정을 다 바쳤는데 결국에는 이런 결과라고 생각하니 절망스럽기 그지없었다.
  • 병원에 가니 아들은 이미 잠들어 있었다, 나는 걸상 하나를 찾아서 병상 옆에 쭈크리고 앉아서 잠을 잤고 이튿날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밤새 잠을 설쳤더니 정신이 혼미했고 기분이 가라앉아 하마터면 내릴 역을 놓칠 뻔했다.
  • 백화점에 도착하니 모든 직원들이 분주하게 뛰어다녔는데 평시에 천하태평인 매니저마저 혼비백산하게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다, 한 직원이 나한테 오늘 백화점 경영층에서 임시 통보를 받았는데 사장님이 시찰이 내려왔다고 알려주었다.
  • 재빨리 사복을 갈아입고 나왔는데 매니저가 넥타이를 매면서 백화점 입구로 뛰어가는 걸 보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백화점 임원들이 젊은 남자의 주변을 둘러싸고 스타를 모시듯 백화점으로 들어왔다, 그 남자는 훤칠한 키에 햐얀 피부, 오뚝한 콧날, 그리고 짙은 눈썹 아래는 차가운 눈매를 가진 훈남이었다.
  • 그는 걸으면서 임원들의 보고를 들었는데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었고 고개도 끄덕이지 않았다.
  • 순간 나는 왜 이 남자가 이리도 낯이 익은지 의문이 들었다.
  • ‘어디서 본 것 같은데?’
  • 그리고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 그때 호텔에서 함께 잠을 잔 남자였다! 조각 같은 얼굴, 차가운 눈매, 하지만 그때 호텔이 어둡고 나도 많이 긴장한 터라 지금 그 사람과 동일 인물인지 나도 확실하지가 않았다.
  • 이때, 그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더니 내 쪽으로 걸어왔다!
  • 나는 심장이 떨렸고 혹시 나를 알아보면 어떡하나 조마조마했다, 나는 긴장해서 고개를 숙이고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
  • 하지만 그는 잠시 내 옆에서 멈추더니 아무런 말도 없이 바로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옆에 있는 매니저를 가리키며 이곳은 최상급의 핸드폰만 파는 곳인데 카운터가 품위를 떨어뜨리니 바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 그가 2층으로 올라가자 내 마음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아마 내가 쓸데없는 생각이 한 것 같았다, 첫째, 아마 그가 아니었을 수도 있고 만일 그가 맞는다고 해도 나를 기억할리 없었다, 그의 눈에는 나는 그저 몸을 파는 여자에 불과하니 기억할 가치도 없었을 것이다.
  • 이때 옆에 있던 직원이 흥분해서 소리쳤다.
  • “어머, 사장님이 너무 젊고 잘생긴 게 아니야? 이분이 말로만 듣던 얼음왕자 사장님이라니?”
  • “아까 나를 한번 쳐다봤어, 정말이야!”
  • 다른 직원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행복에 겨워 말했다.
  • “됐어, 꿈도 꾸지 마, 왜 너를 쳐다보겠니? 듣는 소문에 의하면 사장님 여자친구는 시장 딸이래, 아마 곧 결혼할 거라고 하던데.”
  • 다른 직원이 말했다.
  • 나는 직원들이 그를 잘생겼다고 하자 머릿속에 호텔에서 뒹굴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랐고 힘들게 기억을 떨쳐버리고서야 비로소 겨우 업무상태에 들어갔다.
  • 점심때쯤, 매니저가 나를 사무실로 불렀다, 나는 혹시 업무에 문제가 생겼는 줄 알고 몹시 긴장했다, 하지만 매니저는 나한테 모 사장님이 나한테 볼일이 있다고 하였고 내 가슴은 또다시 뛰었다.
  • ‘나를 본다고? 왜 나를 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