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6화 중요한 일

• 오후가 되자 나는 장헌용이 보낸 사진을 받았다. 또렷하게 찍힌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여자는 아름다운 미모는 아니었고 심지어 통통하니 살집이 있는 편이었다. 가슴이 깊이 파인 잠옷을 입은 그녀는 머리를 대는 대로 풀어헤치고는 나태한 모습으로 담배를 들고 침대에 누워있었다. 정신이 또렷한 것 같지가 않아 보였고 안색도 창백했다. 한눈에 봐도 밤 생활이 풍부한 모습이었다.
• 나는 사진을 들고 장헌용에게 전화를 걸었다. 모든 사진에는 한모운의 모습이 없는지라 단지 이 사진으로 여자가 한모운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주장해도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한모운이 자신의 친척 혹은 친구라고 둘러대면 더욱 귀찮게 될 것이기에 반드시 한모운과 이 여자가 같이 있는 사진을 확보해야 설득력이 있었다.
• 하지만 한모운과 이 여자가 같이 나타나는 때를 기다려야 사진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 일이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모운이 요즘 그녀를 찾지 않는다면 사진을 찍을 기회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정해져 있는 터라 꼭 그 짧은 시간 내에 증거를 확보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