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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마음대로 해

  • 나는 참지 못하고 닫혀있던 문을 열어 과장 사무실에 뛰쳐들어갔다.
  • 과장과 의사는 나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 “제 아이가 아무 병도 없는데 왜 그렇게 못살게 구시는 거예요, 그 어린애가 매일 병원에서 링거를 맞고 있는데, 너무하다는 생각 안 드세요?”
  • 나는 소리쳤다.
  • “그런 게 아니라요, 아이 몸엔 확실히 작은 병이 있어요, 치료를 해야 돼요, 그래서 링거도 맞고 있는 거예요. 못살게 구는게 아니라 진짜 치료를 하고 있다고요.”
  • 의사는 급히 설명했다.
  • “그럼 2억이라는 비용도 지어내신 거예요? 그 2억 때문에 제가 어떤 일까지 저질렀는 줄 알아요? 모진풍한테 도대체 얼마를 받았길래 이런 소설까지 쓰는 거예요?”
  • 나는 말할수록 더욱 격분하고 억울해났다. 아이의 병을 알고 난 최근 보름 동안 난 지옥 속에서 살았다.
  • ‘하지만 모든 게 거짓이라니, 내 아이가 큰 병이 없는 건 다행이지만 도대체 왜 나한테 이토록 잔인했을까?’
  • 두 사람은 모진풍의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과장이 의사를 한번 흘겨봤다.
  • “그게요, 모 사장님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요, 저희 오진이었어요. 죄송합니다. 저희가 사과드릴게요.”
  • 의사가 황급히 사과했다.
  • ‘내가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는데 겨우 미안하다는 말로 보상이 돼? 2억 때문에, 내 몸까지 팔았는데…’
  • “고소할 거야, 화동병원이 환자를 속인다고 폭로할 거야, 해성의 모든 사람들이 화동병원에 어떤 양아치 의사들이 있는지 똑똑히 알려줄 거라고.”
  • 나는 심하게 내뱉고 몸을 돌려 가버렸다.
  • 두 사람은 나의 강경한 태도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과장은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했다.
  • 나는 소양을 안고 병원을 나왔다. 비록 속은 건 화가 나지만 소양이 건강하다는 건 확실히 기쁜 일이었다.
  • 막 병원 입구에 도착했을 때 장헌용이 다가왔다.
  • “아가씨, 넷째 형님께서 이미 도착하셔서 지금 공항에서 오고 계신답니다. 저더러 구청으로 모시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 “제가 병원에 있는 건 어떻게 알았어요?”
  • “혼자 아이 데리고 나가셔서, 도우미가 넷째 형에게 알려줬어요, 넷째 형이 저더러 와보라고 하셔서…”
  • “모진풍에게 알려요, 저 구청에 안 간다고요. 병원 사람들을 시켜 날 속인 거 절대 용서하지 않아요! 그리고 더 이상 저 따라오지 마세요!”
  • 하지만 장헌용은 여전히 나를 따라왔다.
  • “아가씨, 저 난처하게 만들지 마세요, 넷째 형이 보호하라고 명령했어요.”
  • “그럼 맘대로 하세요.”
  • 나는 한 마디를 남기고 손을 흔들어 택시를 잡았다.
  • 택시에 오르고 아저씨는 나에게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유군과 이혼해서 원래 집으로 갈 수도 없었고 모진풍의 별장은 더더욱 갈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나는 갈 곳 없는 떠돌이였다.
  • 나는 가슴이 찡해났고 눈이 뜨거워져 이내 고개를 돌려 소양에게 나의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
  • “엄마, 장삼촌이 모 삼촌 돌아왔다고 했어.”
  • 소양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 총명한 소양은 내가 화난 걸 알고 모진풍을 보고 싶다고 말하지 못하고 완곡하게 나에게 귀띔했다.
  • 나는 더욱 괴로워났다. 아이가 너무 어려서 어른들의 세계를 이해할 수 없으니 설명하기도 어려웠다.
  • 소양이 알아듣는다 해도 나는 말할 수 없었다. 소양도 함께 슬프게 만들 수는 없었다. 그의 귀띔에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 “손님, 도대체 어디로 가세요?”
  • 택시 아저씨는 또 물었다.
  • 나는 할 수 없이 백화점 직원 숙소의 주소를 말했다.
  • “혹시 무슨 사고 친 거 아니죠? 뒤에 검은색 아우디가 계속 따라와요.”
  • 그건 장헌용의 차였다. 그는 나를 막지 않고 계속 따라오고 있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휴대폰이 울렸다, 모진풍의 전화였다.
  • 그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 “택시 아저씨한테 아무 데서나 세워달라고 해, 애 놀라게 하지 마.”
  •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소양이 갑자기 놀란 표정으로 외쳤다.
  • “모 삼촌 차다!”
  • 내가 고개를 들어보니 옆에는 포르쉐 한 대가 택시와 나란히 따라오고 있었다, 차창이 내려지고 모진풍은 휴대폰을 들고 우리에게 손을 흔들었다.
  • 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소양도 모진풍의 차를 알아볼 정도이니 모진풍이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 ‘만약 모진풍과 인연을 끊으면 소양이 얼마나 아쉬워할까?’
  • 나는 하는 수없이 아저씨에게 앞에 세워달라고 했고, 모진풍의 차도 따라서 멈추었다. 내가 택시 값을 지불하기도 전에 소양은 차에서 내려 그의 차로 뛰어갔다.
  • 내가 차에서 내렸을 때 모진풍은 이미 소양을 높이 들어 올리고 있었고 소양은 매우 환하게 웃고 있었다.
  •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속내를 알 수 없는 남자를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 이때 모진풍이 소양에게 뭐라고 말했고, 소양은 순순히 장헌용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모진풍은 나를 향해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