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화 증거
- 사흘이 지나서야 나는 송이에게서 녹음 펜을 받을 수 있었다. 송이는 긴장한 듯 보였고 그녀가 불을 질렀다는 사실을 모진풍이 알게 되면 안 된다는 것과 그녀가 이 일자리를 잃을 순 없다는 것을 계속해서 나에게 신신당부했다.
- 사실은 나도 조금 난감했는데 왜냐하면 모진풍이 이 사건의 진실을 알게 하려면 송이의 일을 알려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모진풍의 성격상 믿지 않을 터였다.
- 하지만 송이를 밝히게 되면 모진풍이 송이를 어떻게 할지 나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내가 송이에게 약속한 이상 그녀를 다치게 할 순 없었다. 비록 그녀에게도 잘못이 있었지만 결국 그녀는 주모자가 아니었고 나는 그녀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실언을 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