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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말이 안 나올 지경이야

  • “나를 망가트려? 박희성, 넌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 서윤은 박희성이 너무 웃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었다.
  • “나도 네가 한순간에 나와 서민의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걸 알아. 하지만 넌 아직 젊으니 너에게 꼭 맞는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서윤아, 어떻게 말해도 난 이제 너의 형부니 내가 너를 해칠 리가 없어.”
  • 박희성은 말하며 형부라는 단어를 말하기 전에 뜸을 들였다. 그는 머뭇거리며 서윤을 바라보았는데 그제야 하룻밤 사이에 서윤이 더 예뻐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그럼 정말 너의 갸륵한 정성에 고마워해야겠네!”
  • 서윤이 싸늘하게 웃었다.
  • “하지만 부탁인데 내 눈앞에 다시 나타나지 말아 줄래?”
  • 그녀는 과거에 연연하며 시작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비록 그녀도 자신이 박희성에 대한 감정이 단칼에 끊어내듯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절대 그 앞에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을 것이다.
  • “서윤, 너 왜 꼭 이렇게 해야 해? 맞으면 함께 하고 안 맞으면 헤어지는 거야. 나와 너는 가능성이 없어. 난 서민이를 아주 많이 사랑해.”
  • “그래, 네가 서민을 아주 사랑한다는 거 나도 알겠어.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만족할 건데? 이 정도로 물러나 줬잖아. 내가 너희들 힘들게 한 것도 없는데 왜 꼭 나를 불쾌하게 만들려고 애쓰는데?”
  • 서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다. 박희성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 그는 왜 그런 일을 하고도 그녀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와 어울릴 수 있으리라 생각할까? 그는 정말 그녀가 성모 마리아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걸까?
  • “불쾌하다니? 서민은 네가 힘들까 봐 서씨 가문에서 질책받아도 꾹 참고 있어. 나와 서민의 감정은 진짜지만 네 할아버지께서 허락하지 않아. 이 모든 게 너 때문이야. 서윤, 너 정말 조금의 죄책감도 들지 않아?”
  • “죄책감? 하하, 박희성, 너 지금 나랑 농담해? 내가 왜 죄책감을 느껴야 하지? 죄책감을 느껴야 할 사람은 너희들이야.”
  • 그녀는 하마터면 자기 문제라고 믿을 뻔했다.
  • “지금 당장 내 앞에서 사라져 줘.”
  • “서윤!”
  • 박희성은 믿기지 않는 듯 서윤을 바라봤다. 그는 항상 자기 뒤에 따라오며 자기가 뭐라 하든 반대하지 않고 언제나 그를 위해 생각해주던 서윤이 지금 이런 모습으로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 “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너무 실망이야. 난 그래도 서민에게 너는 그녀의 가장 친한 자매이니 절대 그녀 뒤에서 짐이 되지 않을 거라 말해줬어. 내가 정말 너를 잘못 본 것 같아.”
  • “하하, 그래. 너 확실히 나를 잘못 봤어. 박희성, 너 밖에 나올 때 네 뇌도 집에 두고 왔어? 어느 여자가 바람 난 쓰레기 남자와 남의 남자를 뺏는 간통녀를 용서할 수 있어? 뭐? 뻔뻔하기 짝이 없게 너희들에게 잘해 주라고? 내가 그렇게 비굴하게 너희들에게 당하기만 해야 해? 잘 들어, 네가 나를 잘못 본 게 아니라 내가 너를 잘못 본 거야. 난 정말 눈이 멀었어. 너 같은 남자를 좋아했다니. 가, 지금 당장 꺼져.”
  • 서윤은 계속 박희성과 얘기하면 그가 미쳐버리지 않으면 자기가 먼저 미칠 것 같았다.
  • “서윤, 너 왜 꼭 이렇게 해야 해? 그 남자 때문이야? 방금 너를 데려다준 그 남자는 대체 누구지? 하룻밤 사이에 네게 무슨 말을 했기에 네가 이렇게 억지를 부리게 만드냔 말이야.”
  • 박희성은 서윤이 자기를 대하는 태도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방금 차에 탄 남자가 서윤을 나쁘게 물들였다고 생각했다.
  • “너 예전에 이런 모습이 아니었어.”
  • “그럼 전에 어땠는데? 네 말에 다 따라줬어? 네가 동쪽으로 가라고 하면 절대 서쪽으로 가지 않았지? 심지어 우리의 감정에 테스트가 필요하고 회사가 필요하니 나를 외국으로 출장 보낸 이 일 년의 시간 동안 넌 필요 이상의 전화를 하지 못하게 했어. 박희성, 너 진작 계산해둔 거 아냐? 내가 J 시티를 떠나면 너와 서민이 둘이서 잘 되려고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