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예 모진풍을 통해 겁을 주려 했다. 얼굴에 난 상처와 그의 말을 미루어 보아 모진풍에게 맞았던 것 같았다.
“넌 내 마누라야. 우리는 아직 이혼하지 않았어, 내가 널 따먹는 건 당연한 일이야, 아무도 뭐라 할 수 없어! 더군다나 내가 동영상을 찍으면 모진풍도 어떻게 하겠어? 순순히 돈을 주고 사는 수밖에! 그가 결혼식에서 그랬잖아. 당신은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그가 좋아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섹스하는 영상이 배포되는 걸 그냥 보고만 있을 것 같아? 그가 얼마를 주고 살 거 같아? 10억, 아니면 그 이상?”
돈 얘기하니 유군의 눈엔 섬뜩한 빛이 나왔다. 마치 환장한 사람 같았다.
이때 미약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엄마, 엄마?”
“아이의 얼굴을 봐서라도 제발 나를 놔줘요.”
나는 애원했다.
“아이의 얼굴? 그런 잡종은 내 애가 아니야! 내가 왜 그 애 얼굴을 봐야 하는데?”
유군이 반문했다.
“유군, 너 좀 진정해. 그래, 얘가 왜 네 애가 아니야, 똑똑히 말해봐. 돈이 필요하면 내가 넷째 형한테 말해볼게. 이렇게 하지 않아도 돼. 돈 받을 수 있어.”
내 머리는 갈수록 어지러워지고, 몸은 점점 뜨거워지지만, 냉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잠시만이라도 시간을 끌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을 끌더라도 누가 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걸 나도 알았다.
“뭔 말이 이리 많아. 너는 내 마누라이고 다른 남자는 되는데, 나는 왜 안돼? 난 너와 야동을 찍어 모진풍에게 비싼 값에 팔려는 것뿐인데!”
유군은 말을 하면서 바지를 벗어던지고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절망감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때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한 남자가 야구 방망이를 들고 들어오더니 유군을 내리쳤다.
눈을 들어보니 다름 아닌 모진풍이었다! 그는 마치 신처럼 우리 집에 나타났다!
유군도 모진풍을 똑똑히 보았다, 깜짝 놀라 머리를 감싸 안고 땅바닥에 웅크렸지만, 모진풍은 쉬지 않고 계속 내리쳤다. 유군이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그는 내가 꿈쩍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자 뭔가 눈치챘는지 외투를 벗어 입혀준 다음 나를 안고 방에서 나왔다.
아이가 안 보였다. 거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소양은요? 내 아이는요. 어떻게 여기에 왔나요?”
그는 냉담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날 안고 내려왔다.
그의 차는 아래층에 주차되었고 차 뒷좌석에서 간병인이 소양을 위로하고 있었다.
바람을 맞자 힘이 좀 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몸은 여전히 나른했고 뜨거웠다.
그는 나를 소양의 옆에 앉게 했다. 소양이 내 목을 끌어안으며 말했다.
“엄마, 아빠가 방 안으로 끌고 들어가니까 무서워서 모 아저씨한테 전화했어.”
나는 나지막한 소리로 모진풍에게 고맙다고 했다. 간병인이 옆에 있어서 나도 더 말을 하지 않았다. 방 안에서 있었던 일은 정말 말하기도 부끄럽다.
“어리석은 여자.”
모진풍이 경멸하듯 내뱉은 말을 들었다.
그가 나타나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짐승 같은 유군한테 당했을 것이다, 나는 반박하지 않았고, 반박할 힘도 없었다.
나는 그가 우리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줄로 생각했다. 하지만 차는 교외로 향하더니 곧장 풍림별원으로 들어갔다.
풍림별원은 해성의 고급 빌라촌이다. 부자 동네로도 유명하다. 모진풍의 신분에 이런 곳에 사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원래 나는 남의 집에 기숙하고 싶지 않았다. 혼자라면 길거리에 나앉을 수도 있지만, 아이에게 누를 끼칠 수는 없는 일이다. 한밤중이라 그냥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를 씻겨요.”
모진풍이 그 간병인에게 분부했다. 간병인이 대답하고 소양을 데리고 나갔다.
나는 그가 병원에서 임시로 청한 간병인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녀는 모진풍의 집안 하인이었다.
“따라와.”
그는 말을 하고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갔지만, 여전히 발걸음이 둥둥 뜨는 것 같아서 계단을 오를 수가 없었다.
그는 또 나를 안았다. 그의 품속에 안긴 나의 몸이 갑자기 또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고, 자신도 부끄럽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는 2층에 올라가 한 방에 들어가더니 나를 침대 위에 팽개쳤다. 그리고 뒤돌아 가버렸다.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보았다. 갑자기 또 나에게 걸어오면서 외투를 벗어던지고 넥타이도 풀었다.
나는 그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내 몸에 약성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그는 몸을 숙여 나를 주시하고 있다가 갑자기 내 다리 사이로 손을 뻗치자 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떨었다.
그는 가늘게 실눈을 뜨고 입가에는 요망한 미소가 번지더니 냉담했던 표정이 갑자기 익살스러워졌다. 다른 한 손이 갑자기 내 가슴을 어루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