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화 범인이 밝혀지다
- 사람들은 진현의 행동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갑자기 사건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 오직 김 비서 한 사람만이 얼굴빛이 한껏 굳어진 채 온몸을 덜덜 떨고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 있었다.
- 그때, 강진우는 화면을 가리키며 말했다.
- “대표님. 이게 지금 뭐 하는 짓이죠? 김 비서가 그저 저한테 자료를 보낸 것 뿐인데 왜 감시카메라를 돌리는 거예요?”
- 진현은 그를 상대하지 않고 차가운 눈빛으로 화면을 쳐다보기만 했다.
- 그때, 노련하고 계산적인 강 이사는 CCTV의 시간을 확인하는 순간,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강진우가 사무실에서 나간 후, 김 비서 혼자 사무실에 남겨진 것을 확인하고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 잠시 후, 김 비서가 자리를 떠나고 강진우는 다시 과일을 들고 잔뜩 기뻐하며 안으로 들어왔지만 김 비서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었다. 그래서 그는 화를 버럭 내기도 했다.
- 모든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누군가 컴퓨터 화면을 조작한 녹화 화면이 스크린에 나타났다.
- 그 컴퓨터 바탕화면은 뜻밖에도 김 비서의 사진이었다.
- 순간, 강진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이 묘하게 변해갔다. 강 이사는 갑자기 피를 토할 것만 같았다.
- 강진우는 화가 나서 발을 동동 구르며 말했다.
- “대표님. 지금 사람을 보내서 제 컴퓨터를 해킹한 겁니까?”
- 그건 확실히 기술자가 강진우의 컴퓨터 비밀번호를 풀어서, 이메일의 모든 삭제된 거래 기록을 복구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 강진우가 막 소리를 지르자마자 곁에 있던 김 비서가 몸을 흔들거리는 것을 느꼈다.
- 순간, 강진우는 살짝 긴장했지만 아직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 반면, 강 이사의 얼굴에는 화가 잔뜩 치밀어 올랐다.
- 적잖은 사람들은 한 가지 가능성을 인식한 듯 실내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현장은 어찌나 고요한지 마치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려올 것 같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심장 박동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했다.
- 기밀문서가 기재된 이메일이 복구될 때까지 스크린 화면에는 이메일 발신 시간이 크게 확대되었다.
- CCTV 기록의 시간과 다시 비교했다. 이렇게 된 마당에 아직도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
- 그때, 강진우는 스크린 화면을 보고 잠시 멈칫한 후, 바로 진현에게 고래고래 화를 냈다.
- “미쳤어요? 지금? 마누라를 감싸려고 이런 영상을 조작해 사람을 모독하다니…”
- 하지만, 그가 큰 소란을 피우기도 전에 강 이사는 그의 뒤통수를 한 대 때렸다. 그 바람에 강진우는 바로 땅에 넘어져버렸다.
- “아버지.”
- “닥쳐.”
- 강 이사는 말을 마치자마자 서둘러 진현과 다른 임원들을 향해 말을 걸었다.
- “보셨죠, 제 아들은 이 일과 무관합니다. 멍청한 것이 김 비서한테 이용당한 겁니다.”
- 상황이 이러니, 강 이사는 자신의 아들이 멍청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 하지만 관계를 명확히 하지 않는다면, 강진우와 김 비서가 손을 잡았다는 의심을 받을 수도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그는 이제 빼도 박도 하지 못할 것이다.
- “김 비서. 정말 독하군요. 제 아들을 이용해서 사모님을 모함하다니요? 도대체 대표님께서 뭘 그렇게 잘못했길래 이렇게 배신하는 겁니까?”
- 강 이사는 사랑과 복수라는 자극적인 주제로 사람들의 주의를 딴 데로 돌리려고 했다.
- 그때, 모두의 시선이 김 비서에게 쏠렸다.
- 놀라움, 분노,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어려있었다.
- 특히 비서실의 비서들은 하나같이 화가 나서 온몸을 덜덜 떨고 두 눈을 붉혔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당당하게 김 비서 편을 들면서 소희의 잘못이라고 했던 일이 떠올랐다.
-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 진현의 성격대로라면, 그들은 반드시 모두 해고되고 말 것이다. 그들은 정말 김 비서에게 참혹하게 당했었다.
- 하지만 그들은 이제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었다.
- 한편, 김 비서는 핏기 하나 없는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 그녀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진현을 바라보았다. 김 비서는 여전히 달갑지 않은 듯 최후의 발악을 하려고 했다.
- “대표님, 저는…”
- “박진주 매니저가 네 친척이었지. 그래서 그들과 함께 짜고 소희를 모함한 거, 맞아?”
- 진현의 한마디에 온 장내가 떠들썩해졌다.
- “그걸 어떻게… 설마 이미 진작에…”
- 김 비서의 멘탈은 완전히 무너졌다.
- 모든 사람들도 경악하며 진현을 바라보았다. 결국 일이 이렇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 한편, 조금 전 영상이 나올 때부터 소희는 기분이 다운되어 있었다.
- ‘나 혼자 진실을 알 수 있으면 그만이지, 어떻게 진현도 알게 된 거지?’
- 잠시 후, 진현이 그녀의 매니저를 언급하자 소희는 그제야 반응했다.
- [설마 진현은 이미 전부터 박진주의 신분을 알고 있었던 건가? 그래서 의심한 거야? 그런데 어떻게 강진우를 조사할 생각을 한 거지?]
- 강 이사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 ‘어떻게 내 아들까지 조사하게 된 거야?’
- 진현은 멍하니 서 있는 소희를 바라보았다. 그는 모든 진실은 전부 그녀의 마음의 소리 때문이라고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는 없었다.
- “매니저의 일은 일단 놔두고. 너한테 혐의가 있으니 당연히 네 모든 개별 행동이 찍힌 cctv를 모두 압수하고 네가 접촉할 수 있는 모든 전자기기를 조사할 거야.”
- 김 비서가 증거가 될 만한 CCTV를 삭제하지 않은 것이 소희가 말했던 허점이었다.
- 이렇게 빈틈없이 조사하는 것은 완전히 그녀를 범인으로 취급하고 그녀의 죄증을 찾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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