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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용에게는 역린이 있다, 그 역린을 건드리는 자, 반드시 죽는다

  • 그의 부하가 잘못 알아온 것이다!
  • 그는 5년 동안 엉뚱한 여자를 사랑해 오고 있었다!
  • ‘잠깐, 미혼모라고? 애아빠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설마 그 아이가 내 아이인가? 정말 그렇다면 이 무슨 일이란 말인가!’
  • 서강묵이 정신을 차렸을 때, 소우희는 일어나서 문 밖으로 나가고 있었다.
  • 그녀는 소영미의 등쌀을 이기지 못해 억지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런데 소영미는 그녀의 상처를 까발렸을 뿐만 아니라 꺼지라고 내쫓았으니 그녀도 이 자리에 더 있고 싶지 않았다.
  • “우희 씨, 가지 마요!”
  • 서강묵이 갑자기 그녀의 앞을 막았다.
  • “왜? 너도 같이 꺼지게?”
  • 소영미는 코웃음을 쳤다.
  • “나더러 꺼지라고? 이제 가서 무릎 꿇고 울지나 마.”
  • 서강묵이 냉소하며 말했다.
  • 소영미는 그러는 서강묵이 우습게 느껴졌다.
  • “내가 너한테 무릎을 꿇는다고? 웃기는 소리 하지 마. 내가 사령관님의 퇴임 파티에 참가하고 돌아오면 운성 전체의 재벌집에서 나랑 결혼하려고 줄 설걸. 너 같은 게 내 눈에 들기나 할 거라고 생각해?”
  • ‘드래곤군 사령관의 퇴임 파티라고. 진호비도 나한테 아양 떠는 거 못 봤어? 거지 같은 게, 내 얼굴을 본 것만으로 영광을 느낄 것이지!’
  • 서강묵은 돌아서더니 손에 나무 팬던트를 들고 소우희에게 무릎을 꿇은 채, 정중하게 말했다.
  • “우희 씨, 나랑 결혼해 줄래요?”
  • 쿠웅!
  • 소영미와 진호비 모두 어리벙벙한 표정을 지었다.
  • 방금 전까지 소영미더러 결혼해 달라고 애원하던 남자가 왜 갑자기 그녀의 동생에게 프러포즈를 한다는 말인가?
  • 소영미가 삼류 가문의 아가씨일 때는 매달 월급까지 바치면서 구애하더니 그녀가 사령관의 초대장을 받은 지금, 왜 돌아서는 건지 이상하게 느껴졌다.
  • ‘이 남자,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머리가 이상한가?’
  • 소우희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게 아닌지 멍한 표정을 지었다.
  • 서강묵은 진지한 얼굴로 다시 반복했다.
  • “소우희 씨, 저랑 결혼해 주세요. 네? 하늘에 맹세코 절대 당신이 마음고생 하게 하지 않겠습니다. 만약 이 드래곤 증표를 받아주신다면 평생 부귀영화를 약속하겠습니다.”
  • 그러자 소영미가 펄쩍 뛰며 화를 냈다.
  • “서강묵, 소씨 가문 사람들 모두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거 알아. 그런데 지금 소우희 이 더러운 년한테 프러포즈하는 거야? 지금 일부러 날 망신시키려고 그러는 거지?”
  • “꺼져! 안 그러면 널 칠 수도 있으니까!”
  • 서강묵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 ‘감히 우희 씨를 더럽다고 하다니!’
  • “망할!”
  • 소영미는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 “원래는 너한테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까지 싹 사라졌거든! 내가 사령관님의 퇴임 파티에 갔다가 돌아오면 널 죽여버릴 거야!”
  • 소우희는 서강묵이 건네주는 나무패를 멍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 그녀의 딸은 종종 아빠를 찾고는 했다. 또 할머니와 큰아버지는 그녀를 변태라고 소문난 왕씨 가문의 아들에게 시집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 “그래요!”
  • 소우희는 숨을 들이쉬더니 손을 뻗어서 서강묵이 건네는 나무패를 받았다.
  • 서강묵은 아주 기뻤다.
  • 그러나 옆에 있는 소영미는 이 장면이 꼴보기가 싫어서 달려들어 소우희의 머리채를 와락 잡았다.
  • “넌 더럽기만 한 게 아니라 뻔뻔스럽기까지 해! 내가 싫다고 뱉은 걸 날름 주워가? 소우희 넌 정말….”
  • 철썩!
  • 서강묵이 손을 들자 소영미의 얼굴이 옆으로 돌아갔다.
  • 그는 아까 분명히 경고했었다. 그런데 소영미가 끝까지 소우희더러 더럽다고 욕했기에 서강묵은 봐줄 생각이 없었다.
  • 소영미는 믿을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 자신에게 5년 동안이나 구애한 남자가 소우희 때문에 따귀를 때린다는 말인가?
  • 서강묵은 싸늘하게 소영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 “지금부터 소우희는 나 서강묵의 여자다. 이 여자를 괴롭히는 사람은 반드시 죽이고 그 가족까지 몰살하겠다!”
  • 용에게는 역린이 있는 법이다. 그 역린을 건드린다면 죽음뿐이었다.
  • 오늘부터 소우희가 그의 역린이 되었다.
  • 소영미는 흠칫 놀랐다.
  • ‘내가 알던 멍청이 서강묵이 맞던가?’
  • “우희 씨, 이만 가요.”
  • 서강묵은 소우희의 손을 잡고 부드럽게 말했다.
  • 소영미가 냉소하며 말했다.
  • “우희야, 우리 아빠랑 할머니가 이미 네가 결혼할 사람 찾아두었다는 거 잊지 마. 이 남자랑 가면 할머니는 네 가족까지도 모두 소씨 가문에서 내쫓을 거야. 그렇게 되면 네 아빠가 네 새엄마 등쌀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소씨 가문이 없이 뭐로 그 애새끼 키울 건데?”
  • 그 말에 소우희는 흠칫 놀라더니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 소영미가 한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
  • 게다가 소영미는 사령관의 초대장을 받아 지금 소씨 가문 전체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 그녀의 말이라면 할머니는 꼭 들어줄 것이다.
  • 소우희가 망설이는 것을 보고 소영미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 “소우희, 그래도 난 네 언니니까 기회를 한 번 더 줄게. 이 남자랑 갈 거야? 말 거야?”
  • “우희 씨, 나랑 가요. 내가 있는 한, 누구도 우희 씨 괴롭히지 못할 거예요!”
  • 서강묵이 당당하게 말했다.
  • 그러자 마음이 흔들린 소우희는 저도 모르게 서강묵을 따라 룸을 나갔다.
  • 뒤에서 소영미의 악에 받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 “멍청이랑 더러운 년이라니, 아주 잘 어울리네! 너희 둘 이제 곧 나한테 무릎 꿇고 살려달라고 빌게 될 거야!”
  • 카페를 나선 소우희는 손을 뺐다.
  • “서강묵 씨, 나한테 프러포즈한 게 자존심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
  • “아니에요!”
  • 서강묵이 다급히 부인했다.
  • 소영미는 손을 저었다.
  • “위로하지 않아도 돼요. 나는 더 이상 환상을 품고 사는 소녀가 아닌걸요? 현실이 어떤지 잘 알고 있어요.”
  • 그러자 서강묵은 다급히 말했다.
  • “우희 씨, 나 정말 체면 때문에 이러는 것도 아니고 새 여자를 보고 마음이 흔들린 것도 아니에요.”
  • 소우희는 침묵했다.
  • 5년 동안이나 약속을 지키는 남자는 새 여자에게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 아닌 것 같았다.
  • “아까도 들었다시피 난 결혼 전에 임신해서 지금 다섯 살 난 딸아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 소우희가 말했다.
  • 딸이라는 말에 서강묵은 아주 흥분했다.
  • “우희 씨에게 딸이 있어서 너무 기뻐요… 아니, 내 말은 완전히 괜찮다고요.”
  • 소우희는 이상한 얼굴로 그를 힐끔 바라보았다.
  • “지금 상황 파악이 잘 안되는 거예요? 소영미는 드래곤군 사령관에게서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에요. 그녀는 곧 소씨 가문의 지위를 위로 끌어올릴 텐데 나는 가문의 발목이나 잡을 거예요. 나는 소씨 가문에서 가장 위치가 낮은 손녀니까요.”
  • 서강묵은 아무렇지 않게 활짝 웃었다.
  • “사령관 초대장이 대수인가요? 원한다면 얼마든지 가져올 수 있어요. 소영미가 겨우 그것 가지고 이렇게 잘난 척할지 몰랐지만 한 번만 더 건드린다면 소영미와 소영미의 아버지가 파티에서 망신당하게 할 수 있어요.”
  • 소우희는 그를 흘겨보고 말했다.
  • “소영미에게서 들은 당신은 아주 일편단심에 검소한 사람이었는데 이제 보니 허풍쟁이였네요.”
  • 서강묵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 “우희 씨, 거짓말 아니에요. 그 퇴임 파티에 가고 싶다면 내가 데려갈게요.”
  • 소우희는 그가 충격을 이기지 못해 큰소리를 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와 의미 없는 실랑이를 그만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서 직설적으로 용건만 물었다.
  • “그래서 내 딸의 아빠가 되어주겠다는 거죠?”
  • “물론이죠!”
  • 서강묵은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 그의 핏줄인데 그가 나몰라라 할 리가 있겠는가?
  • 소우희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
  • “그럼 나랑 유치원에 대 데리러 가요. 내 마음보다 애가 원하는지 봐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