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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화장실 하나 짓는 돈

  • 이로 인해 이름 없는 작은 상인이 나중에 갑자기 상업 거물이 되었다.
  • 이미 박시언을 떠날 결심을 한 이상, 자신을 위한 퇴로도 마련해야 했다.
  • 이쪽에서, 회장에 자리 잡은 박시언은 여기저기서 심민희의 모습을 찾고 있었다. 그의 곁에 있던 소윤정이 말했다.
  • “박 대표님… 잠시 후에 제가 정말로 입찰을 해야 하나요?”
  • 박시언은 소윤정의 목소리에 생각에서 깨어나며 말했다.
  • “응, 나는 네 안목을 믿어.”
  • 소윤정의 얼굴에 미묘한 홍조가 돌았다.
  • 그녀는 학교에서 오랫동안 금융을 공부해 왔는데, 바로 이 순간을 위해서였다.
  • 2층에서 심민희는 박시언과 소윤정이 즐겁게 대화하는 모습을 보며 조용히 시선을 돌렸다.
  • 소윤정은 확실히 능력이 있었다. 이는 미래에 박시언이 소윤정에게 매료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 전생을 떠올리면, 소윤정은 박시언을 대신해 우수한 부지를 골랐고, 그때 박시언은 그녀를 다르게 보게 되었다.
  • 하지만 사실 그 부지는 본래부터 좋았다. 게다가 주변에 박시언의 회사가 개발한 고급 아파트 단지가 있어, 소윤정은 박시언의 돈으로 가격을 마음껏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그 부지 주변의 박시언의 아파트도 덩달아 가치가 상승했다. 어쨌든, 박시언은 결국 손해를 보지 않았다.
  • 그리고 그 부지는 소윤정이 없었더라도 박시언이 차지했을 것이다.
  • 예상대로, 경매가 시작되자마자 소윤정은 입찰을 시작했다.
  • 처음 세 개의 우수한 부지를 모두 소윤정이 한 번에 낙찰받았다.
  • 박시언은 마치 수호신처럼 소윤정의 옆에 앉아 있었다.
  • “해성 신월, 시작가 2000억!”
  • “4000억.”
  • 경매가 진행되는 동안 심민희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고, 그녀의 말에 온 회장이 숨을 멈췄다.
  • 박시언은 눈살을 찌푸렸다.
  • 이 여자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 소윤정이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이 땅은 별로 가치가 없어요. 민희 언니, 이 4000억은 아마도 허사가 될 거예요.”
  • 박시언은 핸드폰을 꺼내 심민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 ‘심민희, 도대체 뭐 하는 거야?’
  • 심민희는 핸드폰의 문자를 한 번 보더니, 무시한 채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 “4000억, 한 번…”
  • “4000억, 두 번…”
  • “저런, 심민희 미쳤나 봐. 4000억으로 저런 걸 사다니?”
  • 2층에서 반택주는 입이 떡 벌어졌다.
  • “5000억.”
  • 옆에서 조태오가 천천히 숫자를 불렀다.
  • 반택주는 거의 테이블을 뒤엎을 뻔했다.
  • 반택주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 “조태오! 너도 미쳤어?”
  • 맞은편에서 심민희는 누가 이렇게 쓸모없는 땅을 놓고 자신과 경쟁하는지 궁금해하며 고개를 들었고, 조태오를 보았다.
  • 심민희는 어렴풋이 기억했다. 이 조태오는 불법 사업을 하는 사람인데, 언제부터 부동산 개발을 시작했지?
  • “7000억!”
  • 심민희는 여유롭게 가격을 올렸다.
  • 1층에서 박시언은 더 깊은 주름을 지었다. 그는 다시 핸드폰에 몇 자를 입력했다.
  • ‘심민희, 그만해!’
  • 이번에는 심민희가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
  • “8500억.”
  • 조태오의 도발에 심민희는 이를 악물었다.
  • 좋아,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거지?
  • 심민희는 단호하게 말했다.
  • “2조!”
  • “젠장! 저 여자는 완전히 미쳤어!”
  • 반택주는 외쳤다.
  • 아래층에 있던 박시언은 벌떡 일어났고, 항상 침착했던 그도 심민희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 그의 눈에는 이 땅이 2000억의 가치도 없었다.
  • 그런데 심민희가 2조를 쓰겠다니?
  • 조태오는 심민희의 태연한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고, 양보의 제스처를 취했다.
  • “2조 한 번…”
  • “2조 두 번…”
  • “2조 세 번! 낙찰!”
  • 망치 소리와 함께, 심민희는 마음의 돌덩이를 내려놓았다.
  • 땅을 결국 얻었지만, 조가 넘는 돈을 더 썼다.
  • 다 조태오 때문이었다!
  • 심민희는 조태오를 째려보았다.
  • 반택주는 조태오를 툭 치며 말했다.
  • “야, 심민희가 너 쳐다보잖아. 내가 그녀라면 너를 죽이고 싶을 거야!”
  • 조태오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 아래층에서 소윤정은 박시언의 소매를 당기며 말했다.
  • “박 대표님, 민희 언니가 대표님을 망하게 할 거예요.”
  • 박시언은 냉정하게 말했다.
  • “그녀가 부른 값이니, 아무도 대신 책임지지 않을 거야.”
  • 이 작은 사건 때문에, 박시언은 온 신경을 심민희에게 집중했고, 소윤정의 활약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 경매가 끝난 후, 심민희는 떠나려다가 박시언과 소윤정과 마주쳤다.
  • “심민희, 부동산을 모르면 끼어들지 마.”
  • 박시언은 심민희에게 조금의 체면도 남기지 않았다.
  • 소윤정도 옆에서 말했다.
  • “맞아요, 민희 언니. 당신 때문에 박 대표님이 2조를 잃었어요.”
  • 심민희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 “소윤정 씨, 오해하신 것 같네요. 이 땅은 제가 사는 거라 박시언과는 상관없어요.”
  • 소윤정은 바로 대답했다.
  • “하지만 그건 2조잖아요…”
  • “그 돈, 우리에게는 화장실 하나 짓는 돈이에요. 더군다나 심민희 씨에게는 말할 것도 없죠.”
  • 멀리서 반택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그렇죠, 심민희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