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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집에 데려다주다

  • 조정철은 박시언을 보자마자 얼굴이 굳어졌다.
  • “박 씨 그 노인네의 손자가 참 거슬리는구나!”
  • 조정철이 이렇게 말하자, 박시언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할아버지께서도 생전에 조 선생님을 많이 언급하셨습니다. 두 분의 사이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 “누가 그와 사이가 좋다고 했나!”
  • 여러 사람이 한마디씩 주고받는 동안, 소윤정은 옆에서 매우 어색해하며 마치 존재하지 않는 공기처럼 취급받았다.
  • 조정철이 떠난 후, 소윤정이 박시언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 “박 대표님, 저 이제 가고 싶어요.”
  • 박시언은 밖의 날씨를 바라보며 말했다.
  • “내가 데려다줄게.”
  • 소윤정이 물었다.
  • “그럼 민희 언니는요?”
  • 박시언은 멀리서 조정철과 즐겁게 대화하는 심민희를 바라보며 냉담하게 말했다.
  • “그녀는 혼자 갈 수 있어.”
  • 소윤정은 심민희를 바라보며 질투심을 느꼈다.
  • 왜 심민희가 어르신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걸까? 이건 전혀 공평하지 않다.
  • 한편, 심민희는 박시언과 소윤정이 함께 회장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 이 비서가 다가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 “박 대표님이 소윤정을 먼저 데려다주셨습니다.”
  • “알았어요.”
  • 이 비서는 심민희가 이 소식을 듣고 울거나 화낼 줄 알았지만, 그녀의 반응은 아주 평온했다.
  • 옆에서 조태오가 말했다.
  • “박시언이 다른 사람을 데려다주러 갔어요?”
  • 심민희는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 “이건 명백한 일이죠.”
  • 그녀뿐만 아니라 모두가 이를 보았다.
  • 두 번 연속, 박시언은 아내를 무시하고 다른 여자를 집에 데려다주었다. 대신 자신의 아내는 연회장에서 홀로 남겨두었다. 내일 부인들 사이에서 어떤 소문이 돌지 모른다.
  • “화 안 나요?”
  • “화 안 나요.”
  • 전생에 박시언을 신경 쓰는 일에 질렸고, 지금은 절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 조태오는 심민희의 옆모습을 보며, 그녀가 무관심하게 보이려 했지만, 눈에는 약간의 쓸쓸함이 엿보였다.
  • “심민희 씨, 제가 집까지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주시겠습니까?”
  • 날이 저물었고, 심민희도 이곳에 더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 이 비서가 말했다.
  • “조 사장님, 제가 사모님을 집에 모시겠습니다.”
  • 조태오는 이 비서를 무시하고 심민희의 반응을 기다렸다.
  • 심민희가 일어섰다.
  • “조 사장님께 부탁드릴게요.”
  • 조태오는 신사처럼 심민희의 옆에 서서, 이 비서만 혼자 남겨두었다.
  • 이 비서는 당황하며 생각했다.
  • ‘이걸 박 대표님께 어떻게 보고하지?’
  • 심민희는 조태오의 차에 올라탔고, 운전하는 사람은 반택주였다.
  • 반택주는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 “어이, 난 밖에서 몇 시간을 기다렸는데, 너는 안에서 여자를 꼬셔?”
  • 조태오는 무심하게 말했다.
  • “심민희 씨를 먼저 집에 모셔라.”
  • “우리 나중에 가야 할 곳이 있잖아…”
  • 반택주의 말이 끝나기 전에, 조태오는 운전석 뒤에 발을 얹었다.
  • 반택주는 조태오의 경고하는 눈빛을 보고 말없이 운전했다.
  • “뭐 중요한 일 있어요?”
  •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에요.”
  • “사실 저를 굳이 데려다줄 필요 없어요. 혼자 갈 수 있어요.”
  • “해성은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위험해요. 특히 박시언의 아내로서는 더더욱 그렇죠.”
  • 심민희가 말했다.
  • “조 사장님, 박시언은 당신과 달라요. 그는 정직한 사업가예요.”
  • 조태오는 무심하게 말했다.
  • “이런 혼란한 곳에서, 박시언도 결코 깨끗하지 않아요.”
  • 조태오의 말에 심민희는 반박하지 않았다.
  • 전생에 그녀는 박시언과 결혼했지만, 그는 그녀에게 박 씨 가문의 일을 절대 알려주지 않았다.
  • 겉으로는 정직한 사업가였지만, 이 도시에서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사람은 결코 깨끗할 수 없다.
  • 박시언은 단지 그것을 더 잘 숨겼을 뿐이었다.
  • 반면 조태오는 숨기는 것을 경멸했다. 소문 속 조태오는 약점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 “심민희 씨, 다 왔습니다.”
  • 반택주는 차를 박가의 대문 앞에 멈췄다.
  • 박가의 불이 꺼져 있는 것을 보니, 박시언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았다.
  • “감사합니다, 조 사장님. 수고하셨습니다, 반택주 씨.”
  • 심민희는 차에서 내렸다.
  • 조태오는 심민희가 박가의 대문 안으로 들어간 후에야 차창을 올리고 말했다.
  • “가자.”
  • “아직도 가자는 말이 나오냐? 오늘 밤 열두 시에 손해영과 거래가 있는 거 잊었어?”
  • 반택주는 시간을 보며 말했다.
  • “이미 늦었어!”
  • “기다리게 해.”
  • 조태오는 냉정하게 말했다.
  • “그 자식이 물건을 가져오지 않으면 손 하나를 잘라버릴 거야.”
  • 심민희는 집에 들어가자마자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 유지숙은 심민희가 어두운 것을 무서워하는 것을 알기 때문에, 보통 거실에 불을 켜두지만, 지금은 거실의 불이 꺼져 있었다.
  • “박시언? 돌아왔어?”
  • 오랫동안 방 안에서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 심민희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 나가려고 했지만, 갑자기 큰 손이 그녀의 입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