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복수가 시작되다
- 거실에 들어가니 소우희가 핸드폰을 들고 멍하니 앉아 있는 게 보였다.
- “할머니, 방금 전에 회사 납품업체 유 대표에게서 전화 왔는데 금실을 여기에 보내겠다네요. 이게 무슨 일이죠?”
- 그 말을 들은 소부옥은 체면이고 뭐고 따질 새도 없이 억지로 웃음을 짜냈다.
- “그래, 우희야. 이따 금실을 받으면 생산팀으로 가져가.”
- “네, 알겠어요.”
- 소우희는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지만 내일이 납품일인 게 떠올라 그러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 소부옥은 서강묵을 노려보며 말했다.
- “서강묵, 내 두 손녀에게 접근한 목적이 뭐야?”
- 서강묵은 코웃음을 치고 말했다.
- “할머니, 오해세요. 소씨 가문이 트럭째로 있어도 저는 눈 한 번 돌리지 않을 겁니다"
- “흥, 말은 잘하지!”
- 소부옥은 서강묵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그대로 홱 돌아서서 떠났다.
- “서강묵, 감히 어머님을 건드려? 너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 죽을 뻔한 거 알아?”
- 사람들이 떠나자 유봉옥이 서강묵에게 따지고 들었다.
- 서강묵: “할머니가 집에 오셔서 우희에게 부탁까지 했는데 속 시원하지 않아요? 그동안 소씨 가문 사람들에게 무시당한 걸로 부족해요?”
- 그의 말을 들은 유봉옥은 입을 다물었다.
- 오늘 서강묵 덕분에 그들이 설욕한 것은 사실이었던 것이다.
- 서강묵이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소부옥이 어떻게 직접 찾아왔겠는가?
- 이 사실이 소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전해진다면 앞으로 누구도 그들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 한편 입구의 차 안.
- 소부옥은 화가 나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 “소우희 고것이 이젠 다 컸다 이거야. 외부인이랑 손잡고 나를 대적해?”
- 소국진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 “어머니, 소영미를 다시 회사로 부르면 왕씨 가문 사람에게는 뭐라고 하죠? 왕문원이 우리 가문에 무슨 짓을 하지는 않겠죠?”
- 그러자 소영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 “왕문원이 무슨 짓을 한다고 해도 먼저 소우희와 서강묵부터 건드리겠죠. 당분간 우리에게까지는 불똥이 튀지 않을 거라는 말이에요. 제가 퇴임 파티에 참석했다 돌아온 뒤, 왕씨 가문이 나서기 전에 그 둘부터 없애버릴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 소부옥과 소국진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
- 모든 것은 내일 퇴임 파티에 달렸다.
- 그들이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 대표는 직접 금실을 소우희에게 가져왔다.
- 금실을 받은 소우희는 회사로 가서 생산팀 부장에게 맡겼다. 그러자 회사 전체는 눈물바다로 번졌다.
- 소우희의 복귀는 그들이 일자리를 잃지 않게 되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었다.
- 회사로 돌아온 소영미는 소우희가 그녀의 상사로 있는 것을 보고 화가 나 미칠 지경이었다.
- 잠깐 생각을 해본 그녀는 왕문원에게 의논할 일이 있으니 점심에 만나자고 문자를 보냈다.
- 저녁 무렵, 서강묵은 유치원으로 가서 소영아를 데리고 또 력셔리로 가서 소우희가 퇴근하기를 기다렸다.
- 퇴근한 뒤, 서강묵은 문 식당에 가서 축하 파티를 하자고 제안했다.
- 소우희는 그럴 기분이 아니었지만 좋은 분위기를 망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였다.
- 문 식당은 운성에서 알아주는 유명한 레스토랑이었다.
- 오성급 호텔처럼 고급스럽지는 못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드나드는 사람 모두 신분과 지위가 있는 상류층 인물이었다.
- 그러나 그들이 문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서강묵은 그들을 향한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 그들이 자리에 앉자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귀에 파고들었다.
- “영상 속 여자가 저 사람 맞는 것 같아.”
- “겉보기엔 얌전한 여자 같은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하지? 정말 사람은 겉만 봐서 모른다니까.”
- “저렇게 예쁜 여자는 나도 한 번 맛보고 싶네. 하지만 남편이 옆에 있어서 손을 쓸 수가 없겠는데?”
- “왜 안돼? 남편이 집에서 뒹굴거리는 백수니까 여자가 나가서 매춘으로 돈 버는 거 아니겠어?”
- 이렇게 낯뜨거운 말을 들으려니 소우희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 그녀는 왕문원의 복수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왕문원이 영상을 인터넷에 올린 게 분명해. 밥 먹으러 나왔을 뿐인데 이런 욕을 듣는 걸 보면 내일 아침 영아를 어떻게 등원시키겠어? 영아는 또 무슨 욕을 들을 줄 알고.’
- 옆에 있던 서강묵은 컵을 내려놓고 사람들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
- 이때, 살이 뒤룩뒤룩 찐 중년 남자가 걸어와 뜨거운 시선으로 소우희를 훑어보며 말했다.
- “이봐, 오늘 밤새 하고 동영상까지 찍는 게 얼마야?”
- “꺼져!”
- 서강묵이 차갑게 외쳤다.
- 그러자 중년 남자는 표정이 굳었다.
- “이제 와서 사내인 척은? 네 마누라의 매음 사진이 이미 운성 전체에 퍼졌어. 인터넷에 60만 원이라고 가격까지 공개되었다고. 내가 그래도 매너 있게 물어본 거 아니야?”
- “60만 원? 좀 비싼 거 아니야? 지난번에 그 가격으로 여자 둘을 샀는데. 얼굴이 저 여자보다는 못하기는 해도 불 끄고 옷 벗으면 다 거기서 거기야.”
- 중년 남자의 일행으로 보이는 남자가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 서강묵이 화를 내려는 순간, 왕문원이 거들먹거리며 들어왔다.
- 그를 본 순간, 소우희는 화가 나 온몸이 떨렸다.
- “왕문원, 너 미쳤어?”
- “다른 사람들은 미친 사람이 내가 아닌 너희 둘로 알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바로 날 건드린 대가야!”
- 왕문원은 코웃음을 치며 옆에 있는 서강묵을 바라보았다.
- “너 싸움 잘하잖아? 이번에는 우희를 어떻게 구해주나 두고 보자고!”
- 소우희는 절망에 빠졌다.
- 왕문원의 말이 사실이었다. 서강묵은 싸움에 강했지만 왕문원이 동영상을 인터넷에 뿌린 이상, 서강묵이 그를 죽인다고 해도 그녀의 추락한 명성은 되돌이킬 수 없었다.
- 얼굴이 사색이 된 소우희를 보며 서강묵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 “내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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