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적당한 안일함
- 온시안은 줄곧 노부인 거처에 있었고 때마침 소건규가 찾아왔다. 그는 대왕 대비마마의 친동생으로 문평의 외삼촌으로 불렸다. 소씨 집안은 몇 년 동안 내놓을만한 성과가 딱히 없었지만, 대왕 대비마마와 현비는 하루가 멀다 하게 변덕을 부렸고 골칫덩어리는 좀처럼 줄어들 기색이 안 보였다.
- 정후 저택에 도착한 소건규는 단도직입적으로 문산 대군이 측부인을 들인다는 얘기를 꺼냈고 말끝마다 대왕 대비마마를 들먹이며 정후와 문산 부인이 진심으로 측부인을 들이는 일을 감축하기를 기원했다.
- 주씨 집안의 딸을 측부인으로 들인다는 소식을 들은 정후는 이미 속이 타들어 가 재가 되어버렸다. 이럴 줄 알았다면 공주 저택의 사건도 꾸미지 않았을 것을, 인제 와서 문산 대군의 마음도 사로잡지 못하고 주씨 집안마저 등 돌리게 되었으니 뭐 하나 제대로 성사시킨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