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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 최고의 사위[제1부]

이번 생 최고의 사위[제1부]

벅차오름

Last update: 2021-10-28

제1화 초씨 집안의 약혼 예물

  • 제1화 초씨 집안의 약혼 예물
  • “범 도련님, 10년이 지났는데, 한이 있다 해도 지금은 풀어야죠.”
  • “그때의 일은 영감님께서 잘못을 뉘우치셨고, 도련님의 아버님을 집주인으로 임명한 것도 간접적으로 도련님한테 호의를 보이는 것이에요.”
  • “지금 우리가 도련님을 모시러 온 것도 영감님의 허락을 받아서 온 것이에요.”
  • “지금 초씨 집안을 계승할 사람이 없어요.”
  • “초씨 집안의 장손으로서, 초씨 집안 선조께서 직접 임명한 천자 돌림의 유일한 후손으로서. 가문을 책임지고 계승하는 것은 도련님의 책임입니다.”
  • 운주시, 해자 옆.
  • 옷차림이 남다르고 기품이 보통이 아닌 노인네가 입이 닳도록 말을 하고 있었다.
  • 앞에 서 있는 남자는 말을 들은 후 조소의 표정을 지었다.
  • “허허. 장손? 천자 돌림?”
  • “웃기네요!”
  • “그럼 왜 10년 전 저와 어머니를 개처럼 집에서 쫓아낼 때는 초씨 집안의 장손이고 선조께서 임명한 천자 돌림의 후손이라는 것을 꺼리지 않았어요?”
  • “지금 초씨 집안을 계승할 사람이 없으니 인제야 제 생각이 난 거죠?”
  • “저와 저의 어머니가 길바닥에 나앉았을 때 초씨 집안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어요?”
  • “데릴사위로 추씨집안에 들어간후 3년동안 온갖 수모를 받을때 초씨 집안 사람들은 어디에 있었어요?”
  • “말을 전달해 주세요. 제가 족보에서 제명된 순간부터 저는 더이상 초씨 집안의 사람이 아니에요.”
  • “그리고 저와 저의 어머니한테 준 수모도 초씨 집안에 가서 따져보겠어요!”
  • 말을 끝내자 엽범은 옷소매를 뿌리치고 자리를 떠났다.
  • 윙~
  • 차가운 바람에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 천지는 잠잠했다.
  • 몇 분이 지난 후. 조금 전의 그 여윈 남자는 추씨 집안 저택 밖에 서 있었다.
  • 추씨 집안은 운주시의 삼류 가문이었다. 3년 전의 결혼식으로 전 도시에 이름을 날렸다.
  • 그 당시, 추목등집안이 잘못을 저질러 추씨 집안의 영감님이 대노하여 추씨 집안의 제일 미인 추목등을 개보다도 더 초라한 사람한테 시집보내고 그 사람을 데릴사위로 삼았다.
  • 이 일은 그 당시 큰 시비를 일으켰다. 그 후로부터 추목등은 웃음거리로 되었고 데릴사위로 된 엽범도 3년 동안 쓸모없는 놈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
  • 하지만 엽범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의 곁에 있을 수만 있다면 3년이 아닌 10년 동안 욕을 먹어도 괜찮다고 엽범은 생각했다.
  • 왜냐면 엽범과 그의 어머니가 곤경에 처할 때 그녀만 도움의 손길을 전했기 때문이었다.
  • ‘가장 어려울때 손을 내밀어준 이 은혜는 일생을 다해 보답할 것이다!’
  • “야! 쓰레기 같은 놈아. 왜 이렇게 느려!”
  • “물건 하나 사오는 데 이렇게 느려?”
  • “그냥 나가서 죽지 그래!”
  • 저택 앞에서 야박한 욕소리가 들려왔다.
  • 말을 하는 사람은 바로 엽범의 장모 한려였다.
  • 자기 딸이 이런 사람에게 시집가니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을 건 셈이니 한려는 엽범을 매우 싫어했다.
  • 그녀는 자기 딸이 이 쓰레기 같은 남자와 이혼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엽범은 그녀를 무시하고 옆에 서 있는 아름다운 여자에게로 다가갔다.
  • 검은색 긴 치마는 그 여자의 날씬한 몸을 감싸 아주 매력적이었다.
  • 빨간 입술과 오목한 눈은 그녀를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인처럼 보이게 했다.
  • 그녀는 바로 엽범의 아내 추목등이었다.
  • “목등아 미안해. 일 때문에 조금 늦었어. 네가 사오라는 담배와 술이야.”
  • 엽범은 미안함이 담긴 말투로 말했다.
  • 추목등은 대답하지 않고 앞에 서 있는 이 남자를 쳐다봤다.
  • 쭈글쭈글한 셔츠와 낡은 청바지, 그리고 신발 바닥이 거의 터진 운동화.
  • 빈티가 났다.
  • 이런 남자한테 시집갔다면 어느 여자라도 다 창피하다고 생각할 것이었다.
  • 추목등은 대청에 서 있는 친척들의 비웃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 그녀는 엽범의 말에 대꾸도 하지 않은 채로 한숨을 지으며 물건을 받아서 먼저 추씨 집안 주택으로 들어갔다.
  • 그녀는 엽범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훌륭한 사람으로 되지 못한 것에 실망할 뿐이었다.
  • 3년 동안 개와 같이 지내도 감정이 생길 텐데, 3년 동안 부부로 지내왔고 엽범의 노력도 목등은 지켜보고 있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
  • 엽범에게 정이 일도 없다는 건 아니었다.
  • 엽범은 그녀를 따라서 들어갔다.
  • 며칠 후 추목등의 사촌 여동생이 약혼하게 되었다.
  • 오늘 댁에서 연회를 차리고 추씨 집안의 친척들이 한자리로 모인 것은, 축하를 해주고 축의금을 하고 신랑 측에서 어떤 약혼 예물을 보낼것인지 보러 온 것이었다.
  • “뭐야?”
  • “한집안 네 식구인데 축의금을 겨우 요만큼을 한다고?”
  • “야! 추목등! 부끄럽지도 않니?”
  • “내가 보기에는 그냥 얻어먹으러 온 것이지!”
  • “이 두루뭉수리까지 데리고 왔어?”
  • “망신당하러 온것 아니야?”
  • 추목등 일가족이 온 것을 보고, 특히 엽범도 온 것을 보게 되니 추목영의 마음속에는 혐오의 느낌이 솟아올랐다.
  • 오늘 추목영의 정식 약혼식은 아니지만, 친척과 친구들이 다 이자리에 모였는데 추목등이 멍청한 엽범을 데리고 오다니, 추목영은 구역질이 났다.
  • 추목영은 당연히 화가 치밀러 올랐다.
  • “그러니까.”
  • “오늘 같은 좋은 날에 왜 재수 없게 이 멍청이를 데리고 왔어?”
  • “추목등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 엽범은 촌놈일 뿐만 아니라 멍청이 데릴사위야. 이런 멍청이를 왜 데리고 올까? 창피하지도 않아?”
  • 주위의 추씨 집안 사람들은 말들이 많았다.
  • 추목등을 바라보는 눈빛에도 비웃음이 가득 찼다.
  • 추목등은 이마를 찌푸렸다. 그녀는 불쾌하다는 낯빛으로 추목영을 바라봤다.
  • “추목영! 엽범이 아무리 못하다 해도 너의 형부야!”
  • “이렇게 형부를 비웃어?”
  • 추목영은 이 말을 듣자 웃기 시작했다.
  • “허. 셋째 언니 위세를 떨지 마세요. 엽범은 멍청이일 뿐이에요. 제가 안 쫓아낸 것으로만 해도 언니 체면을 봐준 거에요.”
  • “제가 공손히 형부라고 부를 것 같으세요?”
  • “추씨 집안에게 빚진 약혼 예물과 결혼 예물을 보낸 후 다시 말합시다.”
  • “멍청이 촌놈. 그때 언니와 결혼할 때 결혼 예물마저 주지 않았죠? 이런 멍청이를 형부라고 부르기 싫어요.”
  • “참 웃기고 있네.”
  • 추목영은 경멸이 뒤섞인 웃음을 지었다.
  • “목영아, 그들과 말 많이 하지마! 한 집안이 다 멍청이인데. 얻어먹으러 왔다면 얻어먹게 하면 되지. 추목등네 집안 식구들에게 우리 집 사위가 얼마나 훌륭한가를 보여주지!”
  • “우리 목영이 지금 얼마나 행복한가도 보여주고!”
  • 이때 추목영의 어머니 왕교옥도 추목영의 손을 잡고 비꼬는 말투로 몇 마디 보탰다.
  • “왔어! 왔어!”
  • “목영언니! 언니 약혼자가 약혼 예물을 가지고 왔어요!”
  • 밖에는 갑자시 떠들썩해 났다.
  • 정장을 입은 잘생긴 총각이 부하를 거느리고 들어왔다.
  • 왕교옥 부부를 만나자 이 총각은 깍듯이 인사를 했다.
  • “저 초문비는 오늘 약혼 예물을 들고 왔습니다.”
  • “축의금 3천만 원, 금 목걸이 하나, 비취귀걸이 한 쌍, 은팔찌 하나.”
  • “장인어른, 장모님, 받아주세요.”
  • 초문비는 하인을 불러 값비싼 예물과 담배, 술 등을 대청으로 옮겨 들여놨다.
  • “헐!”
  • “축의금만 3천만 원이야!”
  • “금목걸이에다 비취귀걸이면, 오늘 이 예물은 3천5백만 원 정도가 될걸!”
  • “이것은 약혼 예물뿐인데. 결혼하기 전 결혼 예물도 있대!”
  • “부잣집 도련님답군. 대단하네!”
  • “내가 결혼할 때는 남자 측에서 준 예물이란 술, 담배 몇 상자 뿐이었는데. 참 부럽군.”
  • 추씨 집안사람들은 다 부러워하자 추목영과 왕교옥은 의기양양해하는 모습이었다.
  • “셋째 언니, 어때요?”
  • “저의 약혼남 괜찮죠?”
  • 축의금 3천만 원에다 금은 장신구도 가득하고.”
  • “언니의 멍청이 남편과는 달라요. 3년동안 무능하게 데릴사위를 했고, 결혼할 때 한 푼도 내지 않았죠.”
  • “만약 내가 이런 남자와 결혼했다면, 부끄러워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겠어요.”
  • “이 멍청이도 참 낯가죽이 두껍네요. 무슨 낯으로 살아가는지 모르겠네요.”
  • “내가 이 멍청이라면 부끄러워서 자살이라도 하겠어요. 여기서 창피를 당하는 것 보다는 낫아요.”
  • 추목영은 비웃고 있었다. 그녀의 웃음소리는 날카로운 칼같이 추목등의 가슴을 찔렀다.
  • 추목등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마음은 얼마나 고달픈지 누구도 몰랐다.
  • 엽범은 이 장면을 보자 가슴이 아파 났다.
  • 이 몇 해 자신 때문에 추목등이 온갖 수모와 억울함을 받았다는 것을 엽범은 알고 있었다.
  • 엽범은 주먹을 불끈 쥐고 걸어 나왔다. 눈에는 찬 기운이 가득 찼다.
  • “이따위 예물로 허세를 부려?”
  • “헐!”
  • “멍청이 촌놈이 큰소리치네!”
  • “지금 내 남편이 가져온 예물을 깔보는 거예요?”
  • “한 푼도 내지 않은 주제에 어디서 허풍을 떨어!”
  • “웃겨!”
  • “그렇게 대단하다면 3천만 원의 축의금을 내놓든가!”
  • “거지인 신세에 내놓을 돈이나 있겠어?”
  • 추목영은 비웃으며 욕을 퍼부었다. 엽범을 보는 눈길은 바보를 보는 눈길과 같았다.
  • 하지만 추목영의 말이 끝나자 추씨 집안 저택의 대문이 열리고 열 몇 명의 남자가 밖에서 들아왔다.
  • 다 정장을 입었고 기세가 비범했다.
  • “추씨 집안 셋째 아가씨 어디 있어요?”
  • “초씨 집안에서 예물을 보내왔습니다!”
  • 쿵!
  • 소리가 울렸다.
  • 순식간에 바늘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조용해졌다.
  • 모두 어안이 벙벙해 났고 추목등은 멍해 서 있었다.
  • “저……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