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화 초소용이 읊조리다
- 응?
- “이 자식이, 뭐 하자는 거야? 찌질한 주제에, 설마 나한테 손대려고?”
- 엽범의 말을 듣고 심비는 미간을 찌푸리며 더욱 화를 냈다.
- 엽범은 웃으면서 말했다.
- “네, 맞아요.”
- 뭐?
- 심비는 너무 놀랬다. 두 눈이 휘둥그레서 소리를 질렀다.
- “야 이 자식아, 네가 감히?”
- 퍽~
- 이어 술집에서는 와장창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 엽범은 온몸의 힘을 다해 심비를 향해 돌려차기를 날렸다.
- 비명과 함께 심비의 몸덩어는 엽범에게 차여서 아래층으로 굴러내려 갔다. 도중에 의자와 테이블에 부딪혀 술잔과 그릇은 다 깨졌고 결국 심비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려 피를 토했다.
- 정적이 흘렀다.
- 술집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 “너... 너...”
- 추목영 부부는 얼굴색이 창백한 채 얼른 뛰어 내려왔다. 너무 놀란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 추목영 부부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다. 찌질한 데릴사위 주제에 아무리 화가 나도 그렇지 심 도련님한테 발질하다니?
- 뭐 하는 거야?
- 미친 거 아냐?
- 정신이 단단히 나갔어!
- 추목영과 초문비는 서로 쳐다보며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 심비는 심 씨 그룹의 부회장이고 심구억의 외아들이다. 배경이 어마어마하고 권력이 대단하다.
- 근데, 이 아무것도 아닌 엽범이 감히 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 “멍청아!”
- “병신아!”
- “네가 감히 심 도련님을 때려?”
- “넌 죽었어~”
- “딱 기다려.”
- “이런 젠장, 우리 추씨 집안이 조만간 너 때문에 망한다니까!”
- 추목영 부부는 엄청 놀란 게 뻔했다. 하지만 소리 지르며 엽범에게 몇 마디 욕을 한 후, 곧 서둘러 자리를 떴다.
- 필경, 엽범은 그들 집안 사위인데, 이따 심가네 가족들이 도착해서 그들에게 분풀이하면 어떡할까 걱정했기 때문이다.
- 그들은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자리를 피했다.
- “도련님, 괜찮으세요?”
- 곧 심비의 부하들과 여자친구가 달려와 심비를 부축했다.
- “빌어먹을!”
- “감히 날 때려?”
- “저 색기 죽여!”
- “내가 죽이라고 했어~”
- “때려, 죽도록 때려!”
- 심비는 부하들에게 부축을 받아 일어선 후 입가에 피가 가득 한 채 소리 지르며 부하들에게 엽범을 죽이라고 명령했다.
- 부하들은 심비의 명령을 안 들을 수가 없었다.
- 순간, 덩치가 장난 아닌 청년들이 엽볌을 향해 둘러섰다.
- “이 자식, 감히 우리 도련님을 때려?”
- “죽고 싶어 환장했어?”
- “보내 버려!”
- 부하들은 덩치가 큰 만큼 목청도 컸다. 화내는 모습이 마치 엽범을 잡아 먹을 것만 같았다. 그러더니 우르르 엽범에게 달려들었다.
- 엽범은 당황하지 않고 자세를 잡더니 연속으로 발차기를 7번 날렸다.
- 퍽퍽퍽~
- 7명의 부하는 순간 엽범한테 차여 바닥에 쓰러졌다.
- “이... 이렇게 강하다고?”
- 주위의 손님들은 어안이 벙벙해 있었다.
- 조금 전 눈앞의 광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과 같았다. 혼자서 일곱 명이랑 싸우는데 그것도 한 방에 쓰러트렸다고?
- 말도 안 돼!
-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 심비도 분명 많이 놀란 게 틀림없었다, 얼굴색이 하얗게 질렸다.
- 심비 곁에 있던 그 이쁘장한 아가씨도 얼굴색이 말이 아니었다.
- 그러나 잠시 후 심비는 여전히 사납게 욕을 했다.
- “이 자식, 어쩐지 감히 날 건드린다 했더니.”
- “몸 좀 쓰나 봐?”
- “그렇지만 네가 한 사람을 이겨 먹고 열 사람을 이겨 먹어도 백 사람까지 상대할 수 있겠어?”
- “딱 기다려, 내가 사람 불러서 너 작살 내줄 테니까.”
- 엽범은 이 말을 듣고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 “그래요, 사람 부르세요, 부를수 있는 사람들 다 불러요,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 “대박!”
- “패기가 넘친다~”
- 엽범의 이 말은 주위 사람들을 수군거리게 했다.
- 심비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아무것도 아닌 데릴사위 주제에 이렇게 오만할 줄 생각도 못 했다.
- “그렇다면, 네 소원대로 해주지!”
- 심비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휴대폰을 들고 지원병들을 불렀다.
- 이때, 술집 문이 열렸다.
- 찬 바람이 확 불어오더니, 정장 입은 사람들이 우르르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 “어디서 굴러온 것들이야?”
- “우리 심비형이 지금 사람 부르는 게 안 보여?”
- “감히 방해 하고 있어?”
-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쳐들어오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 심비를 부추기던 그 이쁘장한 아가씨는 고개를 돌려 그 사람들에게 욕을 퍼부었다.
- “이런 젠장!”
- “닥쳐!”
- “이 미친년아, 날 죽일 생각이야?”
- 심비는 그 사람들이 누군지를 보더니, 당황한 나머지 소리 지르며 그 아가씨한테 욕을 하고 뺨을 때렸다. 그리고는 다친 몸을 이끌고 재빨리 마중하러 나갔다.
- 가장 공손한 말투와 가장 비굴한 자세로 그 사람들에게 인사를 올렸다.
- “이... 이이 아저씨 오셨어요?”
- “제가 일이 좀 생겨서 제때 마중 나가질 못했네요, 용서해주세요.”
- 뭐?
- 이이 아저씨?
- 심비의 말이 끝나기 무겁게 사람들은 수군거렸다.
- “설마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이?”
- “운주의 하늘?”
- “심비 아버지의 뒷빽?”
- 그는 명성이 자자하다.
- 운주에서, 이이라고 하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모르는 사람이 없다.
- 이씨 집안은 운주에서 최고의 재벌 명문세가이다.
- 이이는 이 씨 그룹의 회장님이며 운주에서 검찰들과 깡패들을 양쪽 다 휘어잡고 있다.
- 심 씨 그룹이 초기 자금 1억밖에 안 되는 작은 마이크로 기업에서 지금의 대기업까지 성장 할 수 있었던 건 다 이이 회장의 덕분이다!
- 심구억은 이이가 죽으라고 하면 죽는시늉까지 할 정도로 말을 잘 듣는다. 하물며 심비는 심구억의 아들이다.
- “큰일 났네~”
- “이이가 다 나서다니!”
- “어쩜 좋아, 저 녀석 오늘 죽을 운명인가 봐.”
- “운주에서는 이이를 잘못 건드리면 하느님도 못 도와준다고 했어!”
- 한동안 웅성웅성하더니, 사람들은 엽범을 한없이 가엽게 바라보았다.
- “뭔 일이 생겨?”
- 심비의 말을 듣더니 사람들 속에서 카리스마 있게 생긴 중년 남자 한 명이 미간을 찌푸렸다.
- 입가에 피가 묻어있는 심비를 한눈 보고, 온통 어지러운 바닥을 한번 훑더니, 마지막엔 눈길이 엽범에게 멈췄다.
- 그래도 많은 걸 겪어본 사람들이다, 이이처럼 이렇게 갖은 풍파를 다 겪어본 사람들은 긴말 필요 없이 보기만 해도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된다.
- 지금도 그렇다.
- 심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이는 이미 싸늘한 말투로 엽범을 향해 물었다.
- “이 사람들, 다 네가 때린 거야?”
- “제가 한 거 맞는데요? 설마 저한테 손대려고요?”
- 엽범은 웃으며 말했다.
- 이런!
- “이 친구 미친 거 아니야?”
- “감히 이이한테 이런 말을 하다니?”
- 엽법의 한마디는 오히려 주위 사람들을 떨게 했다.
- 아니나 다를까, 이이는 바로 표정이 어두워졌다.
- “인마, 네가 감히 나한테 이런 말을 해?”
- “네가 지금 누구랑 얘기하는지 잘 모르나 본데?”
- 이이의 협박을 들은 엽범은 웃었다.
- 그 웃음은 어이없어하는 듯한 웃음이었다.
- “이이, 그 말은 내가 해야할 거 같은데?”
- 말을 끝내자마자 엽범의 표정은 바로 정색했다.
- 이어 그는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가 이이를 향해 또박또박 외쳤다.
- 천둥과 우렛소리 마냥 우렁찼다.
- “성화가 천지를 태우고 변하니, 초소용이 하늘 속까지 읊조리는구나!”
- “이이, 이 말 들어 본 적 있지 않아?”
- 술집에서 엽범은 노하여서 벌떡 일어섰고,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우렁찼다.
- 그는 폭풍 같은 위엄을 내뿜었다.
- 그러면서 엽범은 긴 팔을 휘저으며 옥패 하나를 이이의 발에 던졌다.
- 영롱한 옥패 위에는 단지 붉은색의 ‘초’자만 새겨져 있었다.
- 둥~
- 그 순간 이이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이 옥을 보는 순간 멍해졌다.
- 가슴이 잔뜩 공포에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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