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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최후의 시련

  • 고성을 돌려보낸 지 오래되었지만, 추가네 대청에는 여전히 쥐 죽은 듯이 고요했다.
  • 모두가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의자에 앉은 추 영감의 얼굴색은 말이 아니었다.
  • 조금 전, 그는 150억의 진귀한 보물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단짝도 잃었다.
  • 사람도 잃고 재산도 잃은 셈이다.
  • 아무도 추 영감의 심정을 이해할 수 없다.
  • 마치 가슴에서 피 흘리는 것만 같은 심정이다.
  • “할아버지, 저~”
  • “정말 일부로 그런 거 아니에요.”
  • “그게 진짜일 줄 누가 알았겠어요.”
  • “할아버지도 방금 가짜라고 하지 않았어요?”
  • “제가 만약에 진짜인 걸 알았다면. 죽어도 이런 문화재 보물을 훼손하진 않았을 거예요.”
  • 추목영도 자신이 큰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고. 울상인 얼굴로 추 영감에게 변명하기 바빴다.
  • “꺼져!”
  • “당장 꺼져!”
  • “당장 내 눈앞에서 꺼져!”
  • 추 영감은 정말 화가 난 나머지 이를 악물고 추목영한테 욕을 퍼부었다.
  • 몇 년이 되어도, 추 영감은 이토록 화를 내본 적이 없다.
  • 모든 사람은 놀라고 무서웠다, 아무도 감히 추목영을 위해 한마디 해줄 용기가 없었다.
  • “할아버지. 저~”
  • 추목영은 더 변명하려 했다.
  • 그렇지만 왕교옥은 추목영을 향해 눈치를 줬다.
  • “목영아, 자, 어서 가, 할아버지가 지금 화가 나 계시잖니, 설명은 나중에 하도록 해.”
  • “ 문비야, 어서 목영이를 데리고 가~”
  • 왕교옥은 재촉했다, 추목영 부부는 상갓집 개처럼 낭패하게 도망갔다.
  • “하~”
  • “하하하~”
  • “정말로 죄는 지은 데로 가는구나.”
  • 이때, 한려는 추목영의 불행이 너무 기뻐 미친 듯이 웃었다.
  • 오늘의 생일잔치에서도 예전과 같이 그들 집안이 제일 창피한 집안일 줄 알았는데, 이런 반전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냐.
  • 추목영 부부는 한 대 맞은 것도 모자라, 추 영감한테 야단맞고 도망갔으니.
  • 한려는 마음이 후련하고 몇 년 동안 쌓인 원한이 이날에 드디어 다 풀린 것만 같았다.
  •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가 등등했던 왕교옥은 얼굴이 빨개졌고, 한마디도 하지 못했고, 꼭 서리맞은 호박잎 같았다.
  • 자기 딸이 이렇게 큰일을 저질렀으니, 엄마로서 체면이 서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 “엽범, 미안해, 내가 널 오해했어.”
  • “너도 나 한 대 때려.”
  • 한려가 속 시원해 하는 거와 달리, 추목등의 마음은 미안함뿐이었다.
  • 그는 미안한 표정으로 엽범을 쳐다보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동시에 정말로 엽범에게 얼굴을 내밀며 눈을 감고 엽범이 뺨을 때리기를 기다렸다.
  • 엽범은 그 모습을 보고 머리를 저으며 웃으면서 말했다.
  • “바보야, 내가 널 어떻게 때려?”
  • “그래도 나...”
  • 추목등은 여전히 죄책스러웠다.
  • 엽범은 그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 “목등아, 괜찮아.”
  • “ 아 맞다, 잠깐 여기서 기다려, 가서 뭐 좀 찾아올게.”
  • “요 몇 년 동안, 네가 잃어버린 모든 것들, 내가 하나씩 하나씩 다 되찾아줄게!”
  • 엽범의 말은 추목등의 귓가에 맴돌았다.
  • 추목등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3년 동안 찌질이로만 보이던 엽범의 뒷모습이 순간 커 보이고 든든해 보였다.
  • “할아버지, 그리고 여러분들, 제가 선물한 물건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다들 마음속으로 이미 다 알고 있을 거라 믿습니다.”
  • “제가 지금 궁금한 건, 우리 목등이, 아직도 사장 자리에 오를 자격이 없나요?”
  • 엽범은 전혀 망설이지 않고 당당히 치고 나갔다.
  • “그래요, 할아버지, 목등은 회사에서 늘 열심히 일했고, 모든 실적이 거의 1위였어요, 더군다나 지금 150억짜리 선물까지 했잖아요.”
  • “이 효심만 봐도 사장 자리에 오를 자격이 있지 않을까요?”
  • 한려도 기회를 틈타 말했다.
  • 보아하니 그들은 한마음 한뜻으로 추목등을 위해 사장 자리를 빼앗을 생각이다.
  • 그것은 실권자의 자리이다!
  • 추목등이 사장만 된다면, 그들은 집안에서 발언권과 지위가 크게 올라갈 것이다.
  • “할아버지, 그건 안 돼요.”
  • “그 당시에 셋째네가 우리 추씨 집안에 어떤 재앙을 가져왔는데요, 그들을 쫓아내지 않은 것도 큰 인심을 베푼 건데, 어떻게 사장 자리까지 내어 줄 수가 있어요.”
  • 왕교옥은 급급히 말렸다.
  • 추광 등 사람들은 다들 추 영감을 바라보았다.
  • “사장 자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에요, 신중하게 고려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고려할 게 뭐가 있어요? 우리 목등이 능력은 다들 인정하잖아요, 그해 회사 실적이 1위 아니었나요? 우리 목등이가 사장 자리에 오르지 않으면 누가 오르겠어요.”
  • 한려는 대들었다.
  •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 찌질이 아내를 사장 자리에 앉히다니, 회사 체면이 뭐가 돼요?”
  • 왕교옥은 말로 공격했다.
  • “너희 집 국가 보물이나 망가뜨리는 멍청이보다는 낫지 않을까?”
  • 한려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 이두 사람은 곧 싸울 것만 같았고, 추 영감은 그 모습을 보고 노하셨다.
  • “그만해!”
  • “다들 입 닥쳐!’
  • 추 영감이 소리를 지르자, 방안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 “목등이의 능력은 그동안 나도 다 눈여겨 봐왔어.”
  • “그렇지만 광이의 말도 맞아, 사장 자리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쉽게 결정지어서는 안 돼.”
  • “그래, 이렇게 하자, 목등이한테 작은 테스트를 해볼 거야.”
  • “지금 우리는 물류창고를 확장할 땅이 필요해, 하지만 그 땅은 지금 심 씨 그룹 소유야.”
  • “3일 안에 심 씨 그룹으로부터 4억 원에 그 땅을 매입할 수만 있다면 사장 자리는 네가 해라.”
  • “어때, 도전해볼 만해?”
  • “할아버지, 그건 불가능해요, 그 땅은 제가 알고 있는데, 시가 10억인 땅을 심 씨 그룹에서 어떻게 4억에 우리한테 넘기겠어요?”
  • 추목등은 머리를 절레절레 저었다.
  • “그럼 포기하겠다는 거야?”
  • 추 영감은 얼굴색이 어두워졌다.
  • “목등아, 도전해봐.”
  • 이때, 엽범은 추목등의 옷자락을 당기며 낮게 속삭였다.
  • 추목등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 “그래요, 해볼게요.”
  • 몇 시간 후 생일잔치가 드디어 끝났다.
  • 이번 생일잔치는 추 영감이나 추가네 모두에게 그다지 즐거운 잔치가 아니었다.
  • 아직도, 사람들은 그 다구 세트를 엽범이 어떻게 구했는지 추측하고 있다.
  • “혹시 훔친 건가?”
  • “설마 정말 운주시 갑부한테서 사 온 건가?”
  • “엽범이 운주시 갑부가 된 건 아니겠지?”
  • 사람들은 의논이 분분했다.
  • 집에 가는 길에 추목등도 엽범에게 물었다.
  • 엽범은 웃으며 말했다.
  • “목등아, 내가 만약에 이 다구 세트가 누군가 선물한 거라고 하면, 믿을 수 있어?”
  • 추목등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 “믿을 수 있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홍기 그룹 회장이란 사람이 운주시 최고 돈이 많은 부자인데, 너한테 선물로 줬다고?”
  • “너 도대체 어떻게 한 거야? 설마 훔쳐 온 거야?”
  • 추목등이 걱정하며 물었다.
  • 엽범은 웃으며 대답했다.
  • “정말 다른 사람한테서 선물 받은 거야.”
  • “그 사람은 나한테 신세 졌었고, 이 다구 세트로 갚은 거야.”
  • “나도 이렇게 귀중한 물건일 줄은 몰랐어.”
  • “알았다면 안 받았을 거야.”
  • “그런데 아깝게도 깨졌으니, 할아버지가 운이 없으신 거지.”
  • 엽범은 웃으며 말하는데 그다지 마음 아파하지 않는 것 같았다.
  • 이미 선물한 물건이다, 깨지든 말든 엽범이랑은 상관없다, 마음 아파도 추 영감이 마음 아프지 엽범은 개의치 않았다.
  • “정말 그런 거야?”
  • 추목등은 반신반의했다.
  • 하지만 그 외에 더 좋은 해명은 없는 거 같았다.
  • 그래서 추목등은 더는 이 일을 생각하지 않고, 그 땅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 “10억짜리 땅을 4억에 매입하라고?”
  • “심 씨네가 바보가 아닌 이상, 이 가격에 팔지 않을 거야.”
  • “이건 불가능한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