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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너한테 주는거야!

  • 벌떡-
  • 이 갑작스러운 소리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 추씨 집안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바라봤다.
  • 엽범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서 있었다.
  • “헐!”
  • “이 멍청이야?”
  • “이 멍청이 미쳤어? 감히 추 영감한테 대들어?”
  • ……
  • “하하~”
  • “이 멍청이가 결혼 예물을 자기가 선물했다고 우기는 것 아니겠지?”
  • “추 영감님이 지금 화를 크게 내고 있는데, 대들다가는 셋째네 집안에게 화풀이를 할 수 있어.”
  • “추씨 집안 제일 미인이 이런 멍청이한테 시집갔다니, 참 아쉽네.”
  • 엽범의 말을 듣자 추씨 집안 대청에는 비웃는 소리로 찼다.
  • 엽범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입을 열었다.
  • “이 결혼 예물은 목등이에게 주는 거에요.”
  • “잘못이 없는데 왜 사과를 해야죠?”
  • 피식-
  • 추목영은 웃음을 금할 수 없었다.
  • “엽범아, 감히 이 말을 해?”
  • “이렇게 확신이 있다면, 이 결혼 예물은 네가 추목등에게 준거야?”
  • “멍청이에다 촌놈이지, 너 슈퍼카 본 적은 있어?”
  • “돈도 없으면서 어떻게 살수 있겠어?”
  • 추목영은 비웃다가 추 영감을 바라봤다.
  • “할아버지, 엽범은 자기 주제도 모르면서 여기서 헛소리를 하고 있어요. 감히 말대꾸까지 해요. 징계로 추목등의 반달 월급을 깎으세요!”
  • 엽범은 무능력한 데릴사위여서 추씨네 회사에서 아무런 직무도 맡지 않았지만 추목등은 맡고 있었다.
  • ‘남편이 사고를 저질렀으면 아내가 책임을 져야지!’
  • 추 영감은 고개를 끄덕였다.
  • “그래. 네가 말한 대로 해.”
  • “나머지 집안도 감계로 삼아.”
  • “윗사람을 존중하지 않으면 엄격히 징벌하겠네!”
  • “하지만……”
  • 엽범은 이렇게 될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해명하려고 했으나 옆에 조용히 서 있던 추목등은 눈시울이 빨개서 엽범에게 소리를 질렀다.
  • “그만해!”
  • “창피하지도 않아?”
  • “진짜 나를 위해서라면, 스스로 노력해서 사람답게 살아! 우리 한집안이 너 때문에 망신 당하지 않게!”
  • 추목등은 큰 소리로 소리쳤지만 그의 눈가엔 눈물이 핑 돌았다.
  • ‘설마 모를까?’
  • 자신이 무능력하니 말을 더해서야 더 민항할 뿐이었다.
  • “다 이 멍청이 잘못이야!”
  • “우리 집안이 무슨 죄를 지어서 이런 멍청이가 우리 집안에 들어왔을까!”
  • “우리 집 목등이가 이렇게 된건 다 이 멍청이 때문이야!”
  • 한려도 심기 불편하여 엽범에게 욕을 하기 시작했다.
  • “그만해. 다 입 닥쳐!”
  • “오늘은 목영이와 문비의 약혼날인데, 여기서 성가시게 굴지 마!”
  • “조용히 못 있겠으면 자기 집으로 꺼져!”
  • 추 영감이 다시 한번 화를 내니 한려등은 찍소리도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 주위 사람들은 비웃음이 가득 찬 눈길로 추목등 한가족을 바라보고 있었다.
  • 오늘 추목등 한집안은 웃음거리로 되었다.
  • ……
  • “교옥아, 좋은 사위를 만났네. 축하해!”
  • “몇억 원이나 되는 슈퍼카를 예물로 주다니. 목영이는 참 복 있네~”
  • 사람들의 눈길은 추목영 한가족에게로 돌아갔고 아첨의 말이 끊기지 않았다.
  • 추목영, 왕교옥 모녀는 아첨하는 말에 허영심이 만족 되여 기뻐 죽을 지경이었다.
  • 추 영감도 웃으면서 칭찬을 했다.
  • “문비는 참 훌륭한 애야. 우리 추씨 집안이 더 발전해 운주시의 일류 가문으로 될지는 목영이와 문비에게 달렸어.”
  • “하하~”
  • “할아버지 그만 칭찬하세요.”
  • 초문비는 겸손하다는 듯이 말했지만. 그의 마음속으로는 엄청나게 신 났다.
  • 넷째 집안과는 달리 추목등의 집안은 무척 처량했다.
  • 이렇게 하늘과 땅 차이의 대우를 받으니 추목등의 마음은 쓸쓸했다.
  • 이때 추씨 집안 아래뻘들이 슈퍼카에 앉아보겠다고 떠들썩거렸다.
  • “그래. 다를 조급해하지 말고 한 사람씩 올라앉아.”
  • “조금 있다 문비 오빠가 너희들 데리고 드라이브할게.”
  • 초문비는 웃으면서 차문을 열자고 손을 내밀었다.
  • 하지만 문을 열자고 손에 힘을 주었지만 차 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 “뭐? 닫혔어?”
  • 초문비는 멍해서 있다가 차 키를 찾기 위해 주위를 돌아봤지만 차 키는 보이지 않았다.
  • “문비야. 왜 그래?”
  • 추씨 집안 사람들은 슈퍼카가 어떤지 체험해보고 싶어서 그에게 급하게 물어봤다.
  • 초문비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 “어머님, 죄송해요. 저의 아빠가 차 키를 저한테 주지 않았어요. 내일 제가 차 키를 가져와서 드라이브를 해드릴게요.”
  • “문비야. 이 차는 한정판 차 일 거야. 지문으로 인식하고 소리로 제어하고 시동을 거는 차야. 차 키 필요 없어.”
  • 이때 추씨 집안의 큰형 추광이가 차를 훑어보고는 입을 열었다.
  • 초문비는 생각났다는 듯이 허벅지를 치더니 큰 소리로 웃으면서 거짓말을 지어냈다.
  • “맞아요. 큰아버지가 말을 하니 생각났어요. 제가 차에게 지문 인식과 소리 제어를 해달라고 아버지에게 부탁했어요. 저와 목영이 빼고는 차를 시동하지 못해요.”
  • 하지만 초문비는 여러 번 인식을 해봤으나 차 문은 열리지 않았다.
  • 추목영도 인식해봤으나 차 문은 꿈쩍도 안 했다.
  • 초문비는 어색해서 자기 아버지가 지문을 잘못 넣은 것 같다고 구실을 찾았다.
  • “에이그~”
  • “오늘은 안 되겠네.”
  • “괜히 기뻐했어.”
  • 못 타게 되자 사람들은 실망했다.
  • 추 영감도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문비야. 이 차가 몇억 원 하는 데 이렇게 데면데면해? 지문을 잘못 넣었다니.”
  • “글쎄요.”
  • 초문비는 안절부절못해서 웃기만 했다.
  • 이 슈퍼카가 자기 아버지가 보낸 것인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 “헐!”
  • “이 멍청이 뭐 해?
  • “빨리 꺼져!”
  • “몇억 원이 되는 슈퍼카야! 잘못다쳤다가는 배상할 돈이 있어?”
  • 귓가에 욕소리가 들려왔다.
  • 초문비와 추 영감이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바라보자. 추씨 집안의 머청이 데릴사위가 어디 잘 못 됐는지 옆 사람들의 말을 듣지도 않고 차가 있는데로 가서 차 문을 열자고 했다.
  • 추목영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 “멍청아! 내차 다치지 마! 내 남편이 나한테 선물한 차야!”
  • 왕교옥도 욕설을 퍼부었다.
  • “파렴치한 놈! 네가 다칠 만한 물건이 아니야! 빨리 꺼져!”
  • “엽범아! 너 뭐해? 빨리 돌아와!”
  • 추목등은 조급해서 그를 불렀다.
  • 한려도 창피해서 소리를 질렀다.
  • 추 영감도 크게 성을 냈다.
  • “추목영! 뭐 하고 있어! 얼른 네 멍청이 남편을 데리고 가!”
  • 순간 추씨 집안의 대청에 서 있는 사람들은 다 격분하였다.
  • 엽범은 모든 사람에게 욕을 먹고 있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욕을 무릅쓰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 그다음, 사람들의 경악해하는 눈빛 아래서 엽범은 추목등의 손을 잡고 차 문에 손을 대었다.
  • 탕~
  • 아까 초문비 부부가 갖은 애를 다 써서도 열지 못한 차 문이 열렸다. 나비가 날개를 펴듯 차 문이 사뿐히 열렸다.
  • 진홍빛 전조등은 날카로운 검같이 창 밖의 어둠을 갈라냈다.
  • “시동!”
  • 웽~
  • 차가 부르짖었다. 엔진이 빠르게 돌더니 맹수처럼 으르렁 거렸고 빨간색 차체가 으르렁 소리와 같이 격하게 떨고 있었다.
  • 어둠 속에서, 으르렁 소리 속에서, 엽범은 몽환적인 빛의 장막에 서 있는것 같았다. 진홍빛은 어둠을 밝게 비췄다. 소년은 앞에 멍하게 서있는 여인을 힘 있는 팔로 끌어안았다.
  • “목등아, 내가 말했잖아. 사과할 필요가 없어.”
  • “이것은, 너에게 주는 결혼 예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