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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왜 사과해?

  • “초씨 집안에서 예물을 보내왔습니다.”
  • 노인네의 우렁찬 목소리는 대청에 울려 퍼졌다.
  • 노인네가 손을 휘젓자 뒤에 서있던 남자들이 손에 들고 있던 예물상자를 동시에 열었다.
  • “용과 봉황이 만나면 행운을 가져다 주노라, 금실봉황자수 한개!”
  • 첫 예물을 꺼내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 천만 금실로 만든 금색 봉황이 눈에 띄었다.
  • “이……이건……”
  • “진짜 금실로 만든 거야?”
  • “’봉황이 이렇게 큰데, 금을 얼마나 썼을가?”
  • 추씨 집안 사람들은 두 눈을 부릅떴다.
  • 구경하는 사람들이 놀라고 있는 사이에 두 번째 예물을 올렸다.
  • “너를 위해 모든것을 바칠수 있노라. 원청화 한쌍을 드립니다!”
  • ‘뭐? 원청화?’
  • “이건 골동품 아니야?”
  • 왕교옥은 어안이 벙벙해 났다.
  • “백만 명 중에서 너 하나를 원하노라! 축의금 1억 1천만 원 드립니다!”
  • 헐~
  • “축……축의금 1억 1천 원이요?”
  • 추목영은 말문이 막혔다.
  • 그러나 이건 끝이 아니었다.
  • 3개의 예물을 올린 후 그들은 빨간색 슈퍼카를 올렸다.
  • “먼 길을 손 잡고 함께 가길 축원합니다. 마세라티 슈퍼카를 올립니다!”
  • 매번 새로운 예물을 올릴 때마다 우렛소리와도 같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 마지막 슈퍼카까지 올리니 추씨 집안 사람들은 다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
  • ‘마세라티? 슈퍼카?’
  • ‘몇억 원은 할 건데?’
  • “헐! 뭐야!”
  • 초문비는 옆에서 욕까지 나올 정도로 놀랐다.
  • 금실로 만든 봉황자수, 원 나라의 청화, 1억 1천원의 축의금, 그리고 지금 눈앞에 놓인 슈퍼카 까지. 이 중에 어느 하나라도 초문비의 예물 값을 훨씬 초과했다.
  • 뺨을 맞은 느낌과 같아 초문비는 난감하기 그지없었다.
  • 하지만 더 많은 것은 의혹이었다.
  • “천금을 내던지다니, 얼마나 부잣집이겠어?”
  • “이것들을 다 셋째 집안의 딸 한테 주는 거야?”
  • 대청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 추씨 집안의 사람들은 부러운 눈길로 가치가 대단한 예물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 추목등도 놀란 듯이 그 자리에 멍해 서 있었다.
  • 그녀는 고개를 들고 문앞에 서있는 노인을 바라봤다.
  • “다……다 저한테 주는 거에요?”
  • 노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앞으로 걸어와서 정중하게 대답했다.
  • “예물을 드렸으니 우리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 “추 아가씨와 도련님 백년 화목하십시오.”
  • 말을 끝내자 노인은 값비싼 결혼 예물을 놔두고 사람들을 데리고 자리를 떠났다.
  • 대청은 한참 동안 침묵에 빠졌다.
  • 5분이 지났는데도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 추씨 집안 제일 무능한 셋째네 집안이 이렇게 많은 결혼 예물을 받을 줄이야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 ‘누가 예물을 보냈을까?’
  • “엽범 씨, 이것……이것은 다 당신의 집에서 보낸 거예요?”
  • 추목등은 옆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했다.
  • 엽범이 보낸 것이라고 믿기지 않았지만, 자기 남편 외에는 결혼 예물을 보낼 사람이 없었다.
  • “그가?”
  • “촌놈이 무슨 돈으로 이렇게 비싼 결혼 예물을 선물했을까?”
  • “추목등! 돈에 환장했나 봐!”
  • 이 결혼 예물은 분명히 우리 목영이에게 주는 거야.”
  • “아까 다들 들었죠. 초씨 집안이 보내온 결혼 예물이라는걸! 추씨 집안 사위 중 우리 집 사위만이 초씨에요. 또 우리집 사위 초문비밖에 2억 원 축의금을 보낼 만한 탄탄한 재력을 가지고 있어요.”
  • “문비야. 어머니 말이 맞지?”
  • “이것들은 네가 보냈지? 우리한테 서프라이즈로.”
  • 왕교옥은 욕설을 퍼붓고 나서는 흥분되어 웃으면서 자기 사위 초문비를 바라봤다.
  • “네……네?”
  • 초문비는 입꼬리가 실룩거렸다. 머리가 멍해 났다.
  • 축의금 3천만 원을 보낸 건 자기가 맞는데, 하지만 뒤를 이은 결혼 예물에 초문비는 갈피를 잡지 못했다.
  • 그런데 장모님이 이렇게 말을 했으니, 초문비는 오히려 잘됐다고 인정을 해버렸다.
  • ‘아버지가 나 모르게 준비한 것 일수도 있어!’
  • “하하~”
  • “어머님, 벌써 알아차렸어요?”
  • “그 전에 목영이가 슈퍼카를 사고 싶다고 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오늘 제가 결혼 예물로 선물해 왔어요.”
  • “목영아, 이 2억 원 되는 슈퍼카, 마음에 들어?”
  • 초문비는 득의양양했다.
  • “응?”
  • “넷째 집안의 사위가 보낸 거야?”
  • “그런데 아까 그 노인네는 추씨 집안 셋째 아가씨한테 준 예물이라고 했는데.”
  • 사람들은 의혹스러워 했다.
  • “왕교옥! 헛소리 하지 마!”
  • “너희 집 예물은 아까 받았잖아. 3천만 원 축의금뿐이야!”
  • “이 예물은 우리집 목등에게 주는 것이야!”
  • “우리 집 목등이 셋째잖아. 아까 셋째 아가씨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럼 당연히 우리 집 목등이 것이지.”
  • 앞에 놓인 결혼 예물은 몇억 원을 하니 추목등의 어머니 한려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넷째 집안이 예물을 가져가서는 절대 안돼!’
  • “응?”
  • “이렇게 기쁜 날에 왜 떠들어대!”
  • “이게 무슨 꼴이야!”
  • 이때 어르신의 위엄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 사람들이 고개를 들고 보자 깜짝 놀랐다.
  • 추씨 집안의 영감님이었다.
  • 추수 물류는 추 영감님이 젊었을 때 혼자 창립을 한 가족 기업이었다.
  • 추씨 집안이 지금 삼류 집안으로 오른 것도 영감님의 노력이었기에 추씨 집안에서는 추 영감님은 절대적인 위엄을 갖고 있었다.
  • 영감님이 도착하자 대청은 쥐 죽은 듯이 조용했다.
  • “할아버지. 오길 잘했어요.”
  • “셋째 언니네 집안이 너무 염치없어요.”
  • “바보 멍청이 한테 시집가서 결혼 예물 한 푼도 못 받았고.”
  • “지금 문비가 저한테 예물을 주니 언니네 집안은 질투심이 나서 여기서 생트집을 잡아요. 예물은 멍청이 엽범이 보낸 것이라고 우겨요.”
  • “할아버지. 저를 도와주세요.”
  • 추목영은 눈시울이 빨개서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 추 영감이 이 말을 듣자 눈을 부릅떴다.
  • “이런 일도 있어?”
  • “아버지. 헛소리 듣지 마세요……”
  • 한려도 재빨리 뛰어가 설명하려고 했다.
  • 잠시 후, 추 영감은 일의 자초지종을 알게 되었다.
  • 그는 앞에 있는 값비싼 슈퍼카와 2억 원 되는 축의금을 보더니, 예물의 분량에 놀란 모양이었다.
  • “영감님, 바른말을 몇 마디 해주세요.”
  • “이 결혼 예물은 문비가 우리 집 목영이에게 주는 예물이라는 것이 분명해요.”
  • “헛소리 하지 마. 목등이가 셋째야! 내 딸 목등이에게 주는 것이야!”
  • 한려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 두 집안이 다시 싸우기 사작한 것을 보니 추 영감은 노하여 고함을 질렀다.
  • “다 입 닥쳐!”
  • “일의 자초지종을 알았어.”
  • “이 두 예물은 문비가 목영이에게 준 것이야.”
  • “셋째네 집안은 더는 빼앗으려고 하지 마!”
  • ‘뭐?’
  • “영감님, 판단을 다시 내려주세요. 아까 그 노인네가 사람들 앞에서 추씨 집안 셋째 아가씨한테 주는 선물이라고 했어요.”
  • “그만해!”
  • 한려가 더 변명하자고 했으나 영감은 화를 냈다.
  • “너희 집 사위 무슨 꼴인지 잘 몰라?”
  • “이렇게 값비싼 예물을 줄 수 있겠어?”
  • “문비네 집안은 운주의 명문 세가야. 집안 재산이 어마어마해. 이런 실력을 갖춘 사람은 추씨 집안에서 문비 한 사람 뿐이야.”
  • “오히려 너희가 욕심을 내는 것이 너무 파렴치해!”
  • “우리 추씨 집안이 더 성장하려고 하면 문비네 집안의 도움을 받아야 해. 너희가 지금 이렇게 욕심부리다가 만약 초씨 집안이 언짢아 하면 너희들은 그 후과를 감당할 수 있겠어?”
  • 추 영감은 큰소리로 위엄있게 말했다.
  • “그러네. 엽범은 멍청이라 이런 예물을 보낼 실력이 있겠어?”
  • “셋째 집안은 무슨 생각 하는 거야?”
  • 대청은 비웃는 소리로 가득 찼다.
  • “그런데……”한려가 변명하자고 했으나 추목등은 그의 어머니를 말렸다.
  • “엄마. 그만해. 소용 없어.”
  • 추목등은 낮은 소리로 말했다. 그녀의 심정은 처량하고 쓸쓸했다.
  • 그녀는 이미 습관 됐다.
  • 지가가 멍청이 한테 시집을 가니 누구도 존중해 주지 않고 모두 셋째 집안에 돌을 던지고 있었다.
  • 초문비의 집안은 명문세가이니 넷째 집안은 앞으로 벼락 출세 될 것이었다. 그러니 추목등을 위해 추목영 집안의 미움을 살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 톡 까놓고 말하자면 ‘가난’때문이었다.
  • 만약 엽범이 돈 있고 권력도 있으면, 이 예물을 추목등에게 주는것 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었다.
  • 영감도 조사도 하지 않고 예물을 넷째 집안에 주지 않을것이었다.
  • 영감에게 조사란 초문비 집안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되는 쉬운 일이었다.
  • ‘전화 할까?’
  • ‘절때 안 하지!’
  • 추 영감이 멍청이 때문에 넷째 집안의 미움을 사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었다.
  • 하지만 추목등이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하려고 할때, 묵직한 음성이 들려왔다.
  • “목등아, 왜 사과해?”
  • “사과 해야할 사람은 그들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