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5화 수연이 다가오다

  • 차가운 밤이었다.
  • 여윈 남자가 카페에서 홀로 앉아있었다.
  • 남자는 바로 아까 운무호수에서 떠난 엽범이었다.
  • “주인님, 사대용신이 운주에 도착했습니다.”
  • “초씨 집안 사람들의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 “주인님의 말 한마디면 초씨 집안 집주인을 암살할 수 있습니다!”
  • “주인님, 명령 내리시겠어요?”
  • 핸드폰에서는 노인의 엄숙한 목소리가 울렸다.
  • 노인은 알고 있었다. 오늘밤의 암살에 성공한다면 내일 초씨 집안 집주인의 사망소식은 서방 나라를 들끓게 할 것이 분명했다.
  • 이것은 역사에 기록될 만큼 큰일이었다.
  • 초씨 집안은 기초가 튼튼하고 천하의 절반 권세와 재산을 가지고 있었다.
  • 초씨 집안 집주인의 사망소식은 핵폭탄이 터지는 것과 같이 세상을 뒤흔들 것이었다.
  • 하지만 노인의 물음에 엽범은 침묵했다.
  • 고개를 숙이고 긴 시간 말을 하지 않았다.
  • “주인님,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 “초씨 집안 집주인이 지금 고군분투하여, 지금은 초씨 집안을 중상할 좋은 기회입니다!”
  • “사대 용신이 운주에 모인것은 이 시기를 위해서입니다.”
  • 주인님, 결정을 내리세요.”
  • 노인은 급해 나기 시작했다.
  • 기회는 눈 깜빡하는 사이에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 엽범의 망설임은 높지 않은 성공률을 더 낮추게 할 것이었다.
  • 하지만 엽범은 아직도 침묵하고 있었다.
  • “사대 용신이 지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할까요?”
  • “주인님, 고민하지 마세요. 결정을 내리세요!”
  • 노인의 애원하는 말투였다.
  • 하지만 엽범은 고개를 숙이고 묵묵무언 했다.
  • 누구도 엽범의 주먹 쥔 손과 이마의 튀겨난 핏줄을 보지 못했다.
  • 마지막에 길게 탄식했다.
  • “한 장로님, 그들더러 내려가라고 하세요.”
  • 엽범의 말투는 잔잔했다. 하지만 그중에는 소슬함과 비애가 가득 찼다.
  • 그 남자를 볼 때 살육이라는 버튼을 쉽게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 그 남자한테 더 많은 건 원망이었다!
  • 자기와 엄마가 제일 도움이 필요할 때 아버지가 도망간 것이 원망했다.
  • 자기와 엄마가 개처럼 초씨 집안에서 쫓겨날 때 옆에서 보기만 한 것이 원망했다.
  • 그때 엽범은 그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의 어머니는 여전히 그 남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 엽범에게 그의 아버지는 그런 무정한 사람이 아니라고, 꼭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 지금 그 남자도 이렇게 변명을 했다.
  • ‘하지만 진짜 사정이 있다 해도 자기 아내와 아들을 돌보지 않을 이유로 될까?’
  • 하여간 엽범은 그 남자를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
  • 그 남자를 죽이지 않겠다 해도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었다.
  • “주인님, 진짜로 포기하겠어요?”
  • 전화에서 다시 소리가 들려왔다.
  • 엽범은 더 말하기 싫었다. 그는 한마디만 회답했다.
  • “내 말대로 하세요.”
  • 말이 끝나자 엽범은 자리를 일어나 문밖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 다른 방향에 있던 네 사람도 떠났다.
  • 그들이 떠난 후 고급 차 몇 대가 쏜살같이 지나갔다.
  • 그중 한 대의 차 속, 중년 남자의 음침하던 낯빛도 밝아졌다.
  • 그는 머리를 돌려 네 사람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며 자상하게 웃었다.
  • “범아, 언젠가는 나를 이해할 거야.”
  • ————
  • ————
  •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9시가 됐다.
  • 엽범은 자러 서재로 걸어갔다.
  • 결혼을 3년 했는데 추목등과 동침하지 않았고, 서재에서 잠을 잤다.
  • “응?”
  • “’목등아, 아직도 안 잤어?”
  • 방문을 열고보니 추목등이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 “차 돌려주었어?”
  • 엽범이 돌아온 것을 보니 추목등은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3년 동안 엽범에게 대한 추목등의 태도는 차가웠지만 엽범은 이미 적응되었다.
  • 엽범은 잠깐 멍해 있었다. 의문이 생겼다.
  • ‘결혼 예물을 돌리러 간 것을 어떻게 알았지?’
  • ‘추목등이 나를 감시했을까?’
  • “응, 돌려줬어.”
  • 의아해했지만 엽범은 여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 “슈퍼카의 임대료가 비싸지?”
  • “앞으로 그러지 마.”
  • “빌려 온 허영은 갇고 싶지 않아.”
  • “엽범은 이 말을 듣자 알아차렸다. 오늘 결혼 예물을 빌려 온 것이라고 인식했다는 것을.
  • “목등아, 나……”
  • 엽범이 변명하려고 했으나 추목등은 그의 말을 끊었다.
  • “해석하지 마, 그따위 이유를 듣고 싶지 않아.”
  • “쓸모없는 잔머리를 쓰기보다는 실제적인 일을 하는 것이 낳아.”
  • 추목등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뱉은 후 자리를 떠났다.
  • 문앞까지 다가갔을 때 추목등은 갑자기 멈추고는 엽범을 등지고 입을 열었다.
  • “모래면 할아버지 생신이야. 돈을 책상 위에 놓았으니 내일 이 돈으로 괜찮은 예물을 사. 예전의 수연에서처럼 창피하게 하지 마.”
  • 말을 하고는 추목등은 떠났다.
  • 업범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
  • “목등아, 내가 3년 동안 참았기에, 네가 굴욕을 받았구나.”
  • “이번 수연만큼은 너더러 굴욕을 받지 않게 해줄게!”
  • 후~
  • 밖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 엽범의 미간에 숨겨진 의욕을 누구도 보지 못했다.
  • 숨겨진 보검이 지금 뽑힌 듯 하였다.
  • 하룻밤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 추목등은 일찍이 추씨 집안 댁에 갔다. 내일은 영감의 수연이니 할 일들이 많았다.
  • 집 떠나기 전 추목등은 엽범에게 괜찮은 수연 예물을 준비하라고 신신당부했다.
  • 추목등의 어머니 한려는 이말을 듣자 급해났다.
  • “뭐라? 목등아, 내일 할아버지의 수연에 이 멍청이와 같이 갈 것이야?”
  • “망신 적게 했어?”
  • “내일 엽범을 집에 있으라고 해.”
  • “창피해!”
  • 한려는 엽범에게 비웃는 말투로 욕을 퍼부었다.
  • 하지만 추목등은 회답했다.
  • “아무리 해도 엽범은 저의 남편이에요. 추씨 집안의 사위입니다.”
  • “그가 안가면 다른 사람들이 꼭 뭐라 할거에요. 추목영도 우리 집안을 공격할 것이에요. 우리 집안이 예절을 모른다고.”
  • “그때 가서는 우리도 난처해 질것이에요.”
  • “이런 참……”
  • 한려도 어쩔 수가 없었다.
  • 그리고는 분노를 엽범에게 퍼부었다.
  • “데리고 가도 안 돼, 안 데리고 가도 안 돼.”
  •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야. 다 이 멍청이 때문이야.”
  • “진짜 재수 없어, 왜 이런 무능력한 사위를 얻었을까?”
  • 한려는 분노로 가득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