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7화 조사하다

  • 송민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 그러나 송민은 돌연 그가 이토록 급하게 떠난 것은 분명 일이 있기 때문이고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그래서 그녀는 간호사에게 메모장을 요구하고 자신의 연락처를 적어 간호사에게 건넸다.
  • “저기요, 이것은 제 전화번호에요. 만약 그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에게 전해주세요.”
  • ......
  • 반대편.
  • 도씨 그룹 본사의 회의실의 분위기는 숙연했다.
  • 도시언은 제왕처럼 가장 눈에 띤 자리에 서서 차가운 눈빛으로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훑어보았다.
  •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늙은이들을 보며 도시언은 입술을 꿈틀거리더니 냉소를 지었다.
  • “오늘이 배당금을 주는 날인가요? 여러 삼촌들께서 모두 오셨네요.”
  • 그의 목소리는 맑고 차가웠으며 우렁찬 것이 마치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일깨워 주는 것 같았다.
  • 한동안 아무도 감히 이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 오늘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은 전에 도시언이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빠르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 소문을 들은 사람은 모두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
  • 만일 사실이라면 도씨 그룹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 그러나 도시언이 완전무결하게 눈앞에 서있는 것을 보자 사람들은 저마다 헛소문 이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 “하하, 우리 이 늙은이들이 회사에 나오지 않은 지 오래 되어 조카를 보러 온 것뿐이야.”
  • 몇 초의 정적이 흐른 뒤 회의실 내의 서열이 가장 높은 유 어르신이 입을 열었다.
  • 그가 말하자마자 현장의 분위기는 순간 완화되었고 사람들도 잇달아 맞장구를 쳤다.
  • 도시언이 어찌 이 늙은 여우들의 속마음을 모르겠는가? 하지만 그는 들추어내지 않고 그의 말을 이었다.
  • “저도 오랜만에 삼촌들을 뵈는데 점심에 같이 간단히 식사를 하는 건 어때요?”
  • “아니야, 나는 집에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
  • 말하면서 유 어르신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나 회의실 밖을 향해 걸어갔다.
  • 그의 인솔 아래 회의실의 사람들은 잇달아 따라 나갔다.
  • 마지막에 도시언 한사람만 남았다.
  • 그의 맑은 눈빛은 갑자기 싸늘하게 변하더니 온 몸의 기운도 몹시 으스스해졌다.
  • “성진아.”
  • “사장님.”
  • 밖에 있던 조수 성진이가 걸어 들어왔다.
  • “누가 뒤에서 이 일을 조종했는지 조사해라.”
  • “네.”
  • 성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떠나려는데 도시언이 말을 덧붙였다.
  • “잠깐만, 먼저 제일 병원에 가서 그 여자에게 10억 원을 주거라.”
  • 도시언의 동공은 서서히 수축되었고 그의 머릿속에는 오늘 새벽 송민의 모습이 떠올랐다.
  • 그녀가 배상을 말했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자 도시언의 얼굴빛은 저도 모르게 많이 밝아졌다.
  • 하지만 그는 줄곧 다른 사람에게 신세를 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 그러나 성진이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송민은 때마침 떠났고 간호사는 송민이 남긴 연락처를 찾지 못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송민은 줄곧 그 남자의 전화를 받지 못했다.
  • 상대방은 정말 이 일을 따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송민은 그제야 조금씩 한시름을 놓았다.
  • 오늘은 날씨가 화창한데다가 마침 주말이다.
  • 송민은 차를 몰고 두 꼬마를 데리고 부근의 대형 백화점을 찾아왔다.
  • 이곳에는 유명한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 송유진이 아이스크림을 좋아하기에 그녀가 눈여겨 보았었다.
  • 20분간 줄을 서서 마침내 그녀들의 차례가 되었다.
  • “유진아, 무슨 맛을 먹고 싶어?”
  • 송민이 고개를 숙여 물었다.
  • “딸기, 딸기 맛.”
  • 지금 이 순간 송유진은 기쁨이 넘쳤다. 그녀의 말투에도 감칠맛이 묻어났다.
  • 송유진에게 묻고 나서 송민은 또 송규석을 바라보았다.
  • “규석아, 너는 무슨 맛을 먹고 싶어?”
  • “저는 필요 없어요. 이것은 여자아이들이 먹는 거예요.”
  • 송규석의 얼굴에는 거부감이 가득했고 그는 말을 마치자마자 떠났다.
  • 그는 고개를 돌려 무심코 맞은편의 옷가게를 힐끗 보았다.
  • ‘옷을 고르고 있는 저 여자는 며칠 전 엄마를 괴롭히던 사람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