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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5년 후

  • 5년 후.
  • J 시티 서교구의 한 예술관에서 패션 데뷔 쇼가 열리고 있다.
  • 무대 뒤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주인공인 송민은 곧 등장할 모델들의 옷의 디테일을 하나하나 체크하고 있다.
  • “미나 씨, 이 액세서리에 문제가 있는지 한번 확인해 보세요.”
  • 갑자기 누군가가 송민을 불렀다.
  • “네.”
  • 송민은 몸을 돌려 다가갔다.
  • 미나는 그녀가 디자인 업계에서 쓰는 이름이다.
  • 5년의 시간 동안 그녀는 화려하게 패션 디자이너로 탈바꿈해 많은 개인 팬들을 갖게 되었다.
  • 한참을 분주히 준비한 후 그녀는 무대 뒤에서 객석의 관객들을 바라보았다.
  • 문득, 송민은 인파 속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했다.
  • ‘송연, 그녀가 왜 여기에 있지?’
  • 객석에 앉은 송연은 더는 주체할 수 없어서 계속 고개를 숙여 옆에 있는 조수에게 물었다.
  • “제대로 알아봤어? 그녀가 정말 오는 거 맞아?”
  • 조수가 대답했다.
  • “언니, 제가 제대로 알아봤어요. 이 쇼는 미나의 데뷔 쇼에요. 그리고 그녀도 귀국했으니 분명 나타날 거예요.”
  • 조수는 비록 이렇게 말했지만 그녀도 사실 자신이 없었다. 왜냐하면 이 미나라는 사람은 너무 겸허하여 어떠한 공개된 장소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녀가 귀국했다는 것을 알아낸 것도 쉽지 않았다.
  • 결국 한 차례의 쇼가 다 거의 끝나고 관객들도 자리를 뜨기 시작했는데도 미나는 줄곧 나타나지 않았다.
  • 이런 결과에 송연은 화가 나서 얼굴이 새파래졌다.
  • 지금의 송연은 이미 패션계의 쟁쟁한 인물이 되었지만 그녀의 출세는 줄곧 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왜냐하면 당시 그녀는 도시언에게 빌붙었기에 패션대회의 1등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 그러나 도씨 가문의 후원이 있어도 그녀의 작품은 계속 사람들의 질의를 받았다.
  • 그러다가 3년 전, 그녀가 패션 위크에서 미나의 소수 작품에게 이끌려 3년 동안 표절을 하다 보니 오늘날 패션계에서 그녀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 그래서 미나가 귀국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는 지체 없이 미나를 자기 밑으로 불러들여 그녀로 하여금 자신을 위해 일을 하게 만들려고 했다. 어찌되었건 계속 표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기 때문이다.
  • 그런데 이 미나가 이토록 허세를 부릴 줄이야. 그녀는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 송연은 화장실에서 나오며 고개를 들더니 한 평범한 옷차림의 여자가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 그런데 뜻밖에도 낯익은 얼굴이라 그녀는 화들짝 놀랐다.
  • “송민?! 네가 왜 여기 있어?”
  • 전에 현장에서 송연을 보았기 때문에 다시 만났을 때 송민은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 “난 여기서 일해.”
  •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 5년 전 J 시티를 떠날 때 그녀는 마음속으로 송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과 관계를 끊겠다고 결심했다.
  • 그래서 그녀는 송연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할 필요가 없다.
  • 송연도 송민과 미나를 연관 짓지 않고 그녀가 그저 평범한 직원이라고 착각했다
  • 지금 두 사람의 천양지차를 생각하니 송연의 눈빛은 자못 우쭐했다.
  • “우리가 다시 만날 날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네. 너의 그 골칫덩어리 동생은 죽었어?”
  • 그녀가 입을 열자마자 송민은 혐오감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