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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그가 왜 여기에?

  • 하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기세가 등등했다.
  • “흥, 내 물건을 훔칠 능력은 있으면서 인정할 담력은 없어?”
  • 정설아는 송민을 노려보았다.
  • 방금 그녀가 화장실을 갔다 오는 사이에 그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라졌다. 그리고는 누군가가 송민이도 화장실에 갔다고 했다.
  • 그래서 정설아는 먼저 송민을 의심했다. 하지만 송민의 낯선 얼굴을 본 정설아는 자신의 생각을 더욱 확신했다.
  • J 시티에 유명 인사들이 이렇게 많은데 지인이 어찌 그녀의 물건을 훔치겠는가?
  • ‘물건을 훔친다고?’
  • 송민은 이러한 설법을 이상하게 여기며 웃으며 물었다.
  • “아가씨, 우리 사이에 무슨 오해가 있는 게 아닌가요?”
  • 송민이 여전히 웃는 모습을 보이자 정설아는 더욱 분개했다.
  • 누군가가 한마디 내뱉었다.
  • “정 아가씨, 그녀랑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고 바로 그녀의 가방을 보세요.”
  • 이렇게 깨우치자 정설아는 송민의 핸드백을 뺏으려고 생각했다.
  • 이 상황을 본 송민은 무의식적으로 핸드백을 뒤로 숨겼다. 그녀가 고개를 들어보니 송연이가 눈가에 음흉한 미소를 머금은 채 맨 뒤에 서있었다.
  • 송민은 문득 자신의 핸드백이 정말 문제가 있다고 자각했다.
  • 송연이가 자신을 연회장에서 내쫓으려고 정가네 사람을 이용할 줄이야.
  • “그녀는 분명 뒤가 꿀려서 꺼낼 엄두가 나지 않는 거예요.”
  • 옆에서 또 누가 말했다.
  • 이렇게 말하자 정설아는 더욱 화가 치밀었다. 그녀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크게 소리쳤다.
  • “내놔!”
  • 너무 소란스러워서 공익 기부 행사마저 중단되었고 모두 이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 한순간에 송민은 뭇사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심지어는 누군가는 정설아에게 잘 보이려고 송민이 방심한 틈을 타 그녀의 핸드백을 뺏어갔다.
  • “정 아가씨, 이것은 당신의 목걸이가 맞나요?!”
  • 송민의 핸드백이 들춰지며 몇 십억 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났다.
  • 비록 송민은 미리 예감했지만 목걸이가 정말 자신의 핸드백에서 나오자 여전히 깜짝 놀랐다.
  • “너 이제 무슨 할 말이 있어?”
  • 정설아는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건네받고 고개를 돌려 범인과 장물을 모두 확보한 것처럼 송민을 추궁했다.
  • “만약 제가 아니라고 하면 믿으시나요?”
  • 송민은 사람들의 생각처럼 두려워하지도 용서를 빌지도 않았다.
  • 그녀는 오히려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당당한 모습이었다.
  • 이러한 기세에 정설아는 흠칫 놀랐다.
  • 그녀는 여태껏 도둑이 현장에서 잡히고도 떳떳해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
  • “이 여자는 누구에요? 왜 본 적이 없죠? 설마 몰래 들어와서 전문 도둑질을 하는 사람은 아니겠죠!”
  • 송연은 아무도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 뒤에 숨어서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 “저도 본 적 없어요. 아는 사람 있어요?”
  • “몰라요.”
  • “저도 몰라요.”
  • 말 한 마디가 거센 파도를 일으키며 송민에 대한 사람들의 의심은 증폭되기 시작했다.
  • 송민은 오늘 밤의 사건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한다면 반드시 정씨 가문의 불쾌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사부와 정훈 어르신의 친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하지만 연회장은 사적인 장소인지라 이곳에는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 만약 그녀가 감시카메라를 통해 단서를 찾으려면 조금 어려울 것이다.
  • 송민이 어떻게 하면 자신에 유리할 까 고민하고 있을 때 문득 한줄기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 “여기는 왜 이렇게 시끌벅적한가요?”
  •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은 차가운 목소리에 사람들은 저마다 쳐다보았고 송민도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 남색 핸드메이드 슈트를 입은 남자가 마주하여 걸어왔는데 몹시 늘씬하고 건장하며 눈에 띄었다.
  • 온 몸에서 더없이 고귀한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 나름 익숙한 얼굴을 바라보며 송민은 은근히 놀랐다.
  • ‘그가 왜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