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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남자아이는 그와 너무 닮았다

  • 남자아이의 눈매는 그와 꼭 닮았다.
  • 그러나 도시언은 분명히 알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그는 그날 밤에 한 여자만 건드렸을 뿐 사생아가 있을 리가 없다.
  • 앞줄에 앉은 성진도 속으로 이 일을 궁리하고 있었다. 그는 살짝 뒤돌아보았는데 도시언이 눈썹을 찡그리고 깊은 생각에 잠긴 것을 발견했다.
  • 성진이가 건의를 제기했다.
  • “사장님, 제가 가서 알아볼까요?”
  • 사실 성진은 줄곧 5년 전에 사장님을 구한 여자는 송연이 아니라고 은근히 의심하고 있었다. 그 여자는 겉과 속이 다르고 마음씨가 악독한데 어찌 호의를 베풀어 사람을 구하겠는가?
  • 도시언은 성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승낙도 하지 않고 거절도 하지 않았다.
  • 하지만 성진은 사장님이 묵인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 눈 깜짝할 사이에 하루가 끝났다.
  • 송민이 차를 몰고 아파트로 돌아왔을 때 뒷자리에 앉은 두 꼬마는 이미 서로 기댄 채 잠이 들었다.
  • 강유진의 도움으로 송민은 두 꼬마를 방 안에 눕혔다.
  • 두 귀염둥이가 달콤하게 자는 것을 보자 송민은 더없이 행복했다.
  • 간단하게 치우고 나니 이미 저녁 9시 30분이 되었다.
  • “마실래?”
  • 송민이 소파에 앉자마자 강유진은 와인 한 잔을 건넸다.
  • 송민은 웃으면서 받았다.
  • “기분이 좋아?”
  • 오늘 강유진은 협력 업체와 미팅하러 갔다. 만약 잘 되면 다음 시즌에 송민이 디자인한 옷들은 J 시티에서 정식으로 판매할 수 있게 된다.
  • 그러면 그들이 함께 창립한 “마음의 소리”라는 브랜드는 정식으로 성립된다.
  • “그럼, 이제는 우리 두 자매의 행복한 시간이야.”
  • 강유진은 말하면서 송민의 곁에 앉으며 잔을 부딪쳤다.
  • 깊은 밤이라 유리잔이 부딪치는 소리는 유난히 맑고 듣기 좋았다.
  • “민아, 축하해. 고생 끝에 낙이 오네.”
  • “고마워.”
  • 4년 전, 송민과 강유진은 외국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 당시의 송민은 생활이 궁핍하여 어쩔 수 없이 식당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서빙 했다.
  • 그때 강유진은 밥을 먹으러 온 유학생 이였다.
  • 두 사람은 음식이 늦게 나온다는 이유로 다툼이 생겼다.
  • 그러나 싸움 끝에 정이 붙는다고, 두 사람은 나중에 둘도 없는 절친이 되었다.
  • 강유진은 송민이 겪었던 고난에 대해 전부 알고 있기 때문에 송민이 오늘날의 성과를 얻은 것을 보고 진심으로 기뻐했다.
  • 송민은 강유진과 같은 생활 속의 절친, 업무상의 좋은 파트너가 있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 “민아, 이제 첫 단계는 완성했어. 그 다음엔 뭐할 거야?”
  • 강유진이 물었다.
  • “나도 모르겠어.”
  • 송민은 잠시 생각해보더니 자신이 정말로 다음 계획을 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 5년 전 뜻밖의 임신이 밝혀진 후 그녀의 생활은 줄곧 떠밀려서 앞으로 나아갔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그녀는 오늘날의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이제 그녀는 운명의 주도권을 잡았는데 뜻밖에도 망연자실해졌다.
  • “혹시 아이들의 친아빠를 찾아볼 생각은 안 해봤어?”
  • 강유진이 불쑥 물었다.
  • 송민은 흠칫하더니 고개를 가로 저으며 말했다.
  • “생각해본 적 없어.”
  • 사실 그녀는 감히 생각하기 두려웠다. 왜냐하면 그녀는 그날 밤의 상대가 누군지도 몰랐기 때문이다.
  • 강유진은 송민이 정말 싫어하는 표정을 보더니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꾹 참았다.
  • 전에 송유진이 몇 번이고 아빠에 대해 물어보았는데 그녀는 송민을 대신해 둘러댔다.
  • 하지만 아이가 더 크면 이런 일은 더는 속일 수 없다.
  • 두 사람은 계속 술을 마셨다.
  • “참, 이것을 주는 것을 까먹었네.”
  • 와인이 바닥나자 강유진은 그제야 비로소 한 가지 일을 떠올렸다.
  • 그녀는 방으로 들어갔다가 되돌아왔는데 손에는 금박 초대장이 하나 더 있었다.
  • “이게 뭐야?”
  • 송민이 받으며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