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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한진서의 남자친구

  • 한진서에게 남자친구 따위는 없었다! 그녀가 말했던 남자친구는 돈으로 산 가짜였다.
  • 그럼 한진서 뱃속의 아이는!
  • 유형진의 아이였다!
  • 한진서 뱃속의 아이는 유형진의 아이라고?
  • 생각 정리가 끝난 나는 이성을 잃고야 말았다.
  • “죽여 버릴 거야 이것들!”
  • 나는 소리를 지르며 밖으로 뛰쳐나갔고 놀란 허비아는 급히 달려와 나를 잡았다.
  • “아람아, 진정해! 제발 진정해!”
  • 나보고 진정하라고? 나는 있는 힘껏 허비아한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다. 결국 허비아는 나무에 부딪히고야 말았다.
  • 겨우 벗어난 나는 밖으로 뛰어나갔고 허비아는 큰소리로 외쳤다.
  • “아람아! 네가 지금 한진서 죽이면 너 감옥 가야 돼! 그럼 가람이는 어떻게 할 거야! 가람이 생각은 안 해?”
  • 그녀의 말에 난 발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허비아를 바라보았다.
  • 허비아는 괴로운 얼굴로 나를 보며 화를 내고 있었다.
  • “민아람, 제발 정신 차려! 너 똑똑한 사람이잖아. 그런데 지금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 때문에 네 인생을 망칠 생각이야? 가람이 인생은? 제발 이성적으로 생각해!”
  • 그녀의 말에 나는 결국 무너졌고 허비아는 나에게 다가와 나를 안아주었다. 나는 그녀의 품속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 “나는 용서가 안돼! 내 모든 걸 그들한테 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 “알아! 다 알아! 그래도 네 인생을 망치는 건 옳지 않아. 안 그래?”
  • 허비아는 나의 등을 토닥이며 말을 이었다.
  • “남편한테 배신당한 기분 나도 알아. 나도 곽영훈이 바람났을 때 제정신 아니었어. 그런데 아람아, 그때 네가 나한테 한 말들 지금 너한테 돌려줄게. 그것들 절대 쉽게 용서하지 마. 부숴버려! 그리고 네가 준 모든 것들을 빼앗아!”
  • 곽영훈은 허비아의 남편이었다. 당시 허비아도 곽영훈에게 똑같이 배신을 당했었다.
  • “어떻게 빼앗아? 나보고 유형진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라고? 난 못해! 그 인간이 한진서와 그 짓거리했다는 것만 생각하면 구역질 나. 같은 공간에 있기도 싫어!”
  • “그럼 유형진이랑 이혼이라도 하려고?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이혼은 유형진한테 자유를 주는 거나 다름이 없어. 아마 유형진은 재산도 따로 빼돌렸을 거야. 너랑 유형진이랑 이혼하면 그것들만 위해주는 거야. 한진서한테 자리 양보하는 거라고! 그러고 가람이는 어떻게 키우려고?”
  • 가람이란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 일단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가람이를 키우려면 냉정해져야 돼!
  • “아람아, 살면서 모든 일이 다 뜻대로 되지는 않아. 모든 사람마다 고충이 다 있어. 만약 가람이를 너와 유형진 싸움의 희생양으로 만들고 싶지 않으면 최대한 네가 참으면서 이 싸움을 해야 돼. 그들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기 전에 가람이를 위해 연기를 해야 돼.”
  • “아람아, 너는 나랑 다르게 머리도 좋고 능력도 있고 하니까 유형진이랑 싸울 수 있을 거야. 싸워서 이길 수도 있고. 그러니까 지금 슬퍼하고 억울해 할 시간에 기운 차려서 싸울 준비를 해!”
  • 허비아의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 유형진의 배신에 정신을 못 차리고 둘에게 복수할 생각에 미쳤었다. 그동안 두 사람에게 농락당한 것을 생각하면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사람들이었지만 일단은 정신을 차리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 이때, 휴대폰이 울렸고 발신자는 유형진이었다.
  • 그가 나한테 저지른 일만 생각하면 이가 갈렸다.
  • 허비아는 내 휴대폰에 적힌 이름을 보더니 잔뜩 굳어진 나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 “아람아, 이러면 안 돼. 지금은 감정적으로 행동할 때가 아니야. 지금 네 표정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복수야. 이럴 거면 차라리 이혼하고 유형진이랑 한진서 잘 먹고 잘 살라고 해.”
  • 허비아의 말은 나의 마음을 후벼팠다. 나는 숨을 들이마시며 주먹을 꽉 쥐었다.
  • 절대로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 분노 속에서 나는 하나씩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