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바람

• 내 휴대폰을 잠근 것이 유형진에게 위기감을 준 것이 맞는 것 같았다. 그의 바람이 내게 들킨 것도 휴대폰 잠금에서 시작된 것이니 말이다.
• 그가 내 가방을 뒤적이며 심장이 벌렁거렸을 것을 생각하니 어쩐지 속이 후련하기도 했다.
• 내 가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평소에 쓰는 필수품들뿐이었다. 오늘 갈아입은 더러운 옷은 집에 가져오지 않고 그대로 사무실에 놨었다. 휴대폰은 잠금을 건 채 늘 몸에 지니고 있어 유형진이 나의 가방을 뒤졌어도 그의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건 아무것도 찾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