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6화 아래
- 결국 아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분명히 유형진에게 응어리가 져 있었다. 나는 오늘 부모님께 이 쓰레기 같은 남자를 용서하라고 설득하러 온 것이 아니다. 나는 화제를 바꾸어 아빠의 병세를 물었다.
- 우리 가족이 이렇게 친밀하게 이야기를 나눈 것은 5년 만에 처음이다. 눈치 빠른 큰 고모는 작별을 고하고 구빈도 가버렸다. 병실에는 나와 부모님만 남았다.
- 부모님은 나의 결혼 생활에 대해 많이 걱정을 하셨다. 특히 엄마는 끊임없이 물으셔서 나는 가능한 한 허점이 없는 대답을 해주었다. 이렇게 묻고 대답하는 사이에 시간은 엄청 빨리 지나갔다. 이때 우리 집 가정부인 봉 씨 아주머니가 병원에 밥을 들고 오셨다. 내가 태어날 때부터 봉 씨 아주머니는 우리 집에서 도와주셔서 가족이나 다름없었다. 봉 씨 아주머니는 나를 보자 매우 감격하며 손에 들고 있던 보온병을 내려놓고 나를 껴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