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양은 눈을 반짝였다. 투시 능력이 있는 그는 도박하면 백전백승도 식은죽 먹기였다. 하지만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다.
“나한테 돈 없어!”
솔직한 말이었다. 지금 그에게는 5만 원밖에 없었다. 비록 진이가 그를 꾸며주었지만, 현금을 주지는 않았다.
유양의 말을 들은 로비의 손님들은 그 자리에 굳어졌다.
제길. 전혀 웃기지도 않는 농담이었다. 몇백억 달러도 있으면서도 지금 돈이 없다고?
“그건 문제가 안 돼요. 택해야, 칩 90개 가져오라고 해. 전부 내 카드로 계산해. 한 사람당 30개 합시다. 게임일 뿐이니 이기면 유양씨 것이고 지면 제 걸로 할게요!”
장화는 옆에 있는 이택해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이택해가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칩 90개? 그건 9천만원에 상당한 것이었다!
유양이라는 사람이 장 도련님께서 거액을 들일만큼 사귈 가치가 있는 인물일까?
하지만 이택해는 몇 년간 장화를 따라 장사를 했고 여태껏 크게 손해를 본 적 없었다. 이택해는 장 도련님의 말을 자연히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될까요?”
유양은 겉으로는 미안한 척했지만, 손은 거리낌 없이 모든 칩을 가져갔다.
장화가 미소 지었다. 이택해는 눈을 흘겼다.
진이는 유양이 이런 상황도 척척 대처하는 걸 보자 시름을 놓았다.
“유양 씨, 장 도련님과 이 도련님이랑 놀고 있어. 난 저기에 가서 지인을 만나고 올게!”
“좋아요!”
유양은 진이의 말에 대답하고 나서 장화, 이택해와 함께 옆에 있는 도박장으로 갔다.
“유양 씨, 뭘 잘해요?”
장화가 진지한 얼굴로 유양에게 물었다. 그는 진심으로 유양과 친구 하고 싶었다.
유양은 하는 수 없다는 듯 머리를 만지작거렸다.
“장 도련님, 전 도박을 잘 못해요. 소개 좀 해주실래요?”
“도박은 여러 종류를 포함해요. 평소 익숙한 고스톱, 바카라, 텍사스…”
장화의 소개를 들으니 유양은 대충 요해하였다.
“그럼 먼저 주사위 게임을 놀아볼까요? 그게 제일 간단한 것 같아요.”
방금 도박장에서 돌아다니면서 유양은 몰래 투시 능력을 시도해보았는데 주사위 통을 완전히 꿰뚫어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곳의 룰은 먼저 주사위를 던지고 숫자를 거는 것이었는데 그렇게 되면 유양은 절대적인 우세였다.
“좋아요. 저와 이 도련님이 유양 씨와 함께 놀아보죠… 이런, 유양 씨, 이거 실화에요. 왜 전부 걸었어요…”
장화가 말하다 말고 당황하였다.
유양이 글쎄 30개 칩을 전부 걸었던 것이다. 그것도 모자라 유양은 3개 숫자의 총합인 13을 걸었다.
이런 조합은 확률로 따지면 이길 확률이 희박했다! 장화는 속으로 저도 모르게 유양을 무시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잘못 본 것이라 탓하며 유양이 아마 자신이 기대하던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숫자를 걸던 사람들이 유양을 보더니 말은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바보, 멍청이라고 욕할 게 뻔했다!
하지만 유양은 무심한 듯 어깨를 으쓱했다.
“도박은 아무래도 운이 따라야 해요! 이런 기회가 있는데 왜 시도해 보지 않겠어요? 얻어걸릴 수도 있잖아요? 장 도련님도 한번 해보지 않을래요?”
유양은 장화의 속마음을 대략 깨달았다. 하지만 유양은 방금 주사위 통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안에 2개 4, 1개 5, 도합 13인 것을 똑똑히 보았다. 그런 유양이 질 수 있겠는가? 장화는 하는 수 없다는 듯 이택해와 마주 보더니 예의상 유양을 따라 10개 칩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