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3화 도련님은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다

  • 왕지호는 미칠 지경이었다.
  • 이런,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장삼이 어쩌다 유양의 사질이 되었지?
  • “삼야 형, 저!”
  • 왕지호가 우물거리며 대답했다. 두 다리마저 떨고 있었다.
  • “이X끼. 넌 하마터면 날 해칠 뻔했어! 얘들아, 이놈 두 손을 잘라버려…”
  • 장삼은 정말로 화를 냈다.
  • 오늘 사조가 갑자기 장삼한테 전화하여 기차역으로 나가 사숙 유양을 마중 해라고 했다. 하지만 장삼 일행은 기차역에서서 마침 유양과 엇갈렸던 것이다. 유양이 천당회관에 있다는 소식을 어렵게 알게 되었는데 왕지호 때문에 사숙을 다치게 할 뻔하였다.
  • 만약 사부와 사조가 알게 된다면 된통 혼날게 뻔했다. 사숙은 아주 중요한 사람이니 어떤 대가를 지불해서라도 잘 보호해야 한다고 사조가 당부했다.
  • 장삼의 말을 듣자 왕지호는 두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
  • “삼야 형. 용서해 주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유양이 삼야 형의 사숙이라는 걸 몰랐어요. 용서해 주세요!”
  • 유양도 장삼의 말에 깜짝 놀랐다.
  • 손을 자르다니? 이건 너무 포악하잖아!
  • “흠흠. 장삼형,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돼요. 왕지호는 나한테 손도 못 댔거든요! 앞으로 나와 내 친구들을 건드리지만 않으면 돼요!”
  • 착한 유양은 왕지호의 불쌍한 모습을 보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 “사숙, 편하게 말 놓으십시오. 그냥 삼야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왕지호. 빨리 일어나 우리 사숙한테 고맙다고 인사하지 못해?”
  • 장삼은 왕지호를 향해 호통쳤다. 사실 장삼은 왕지호의 손을 정말 자르려는 게 아니었다. 비록 장삼이 왕씨 집안을 두려워하지 않는다지만 그의 몸에 손을 대면 어쨌든 성가신 일이었다.
  • “유양 형, 감사합니다…아니, 유양 님, 앞으로 절대 그러지 않겠습니다…”
  • 왕지호는 지금 이 순간의 치욕을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그 기분은 마치 와이프가 다른 남자랑 잤는데 자신이 방문 밖에서 망보는 것만 같았다. 왕지호의 일을 처리한 후 유양은 장화와 이택해를 가리키며 말했다.
  • “삼야. 이 두 사람은 내 친구야!”
  • 장삼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네. 서천시 시장 아들 장화, 이씨 집안 도련님 이택해, 다들 익숙한 분들이네요.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 오늘 저녁 이곳에 나타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다 서천의 유명 인사들이었다. 평소 자주 만나지 않더라도 서로 익숙한 사이였다.
  • 일이 이렇게 되다 보니 유양도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기가 껄끄러워졌다.
  • 이때 장삼이 비위를 맞추며 말했다.
  • “사숙, 오늘 밤에 저의 거처로 갈까요? 아니면 이미 일정이 잡혔나요? 둘째 사조께서 도착하시려면 아직 며칠 걸릴 텐데…”
  • 유양은 로비의 다른 한쪽을 둘러보았다. 진이가 오늘 저녁에 서프라이즈가 있다고 말했으니 유양은 당연히 놓칠 수 없었다.
  • “저기, 난 진이씨랑 다른 볼일이 있으니 먼저 가봐!”
  • 장삼이 어떤 인물인가?
  •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온갖 고초를 겪어온 영리한 사람이었다. 그는 유양의 눈길을 따라 보더니 대뜸 알아차렸다.
  • “좋아요. 사숙. 이건 제 연락처에요. 일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 그는 유양에게 명함을 건네고 나서 신속히 떠났다.
  • 4명의 부하를 데리고 문밖으로 가더니 장삼은 낮은 소리로 두 명의 보디가드에게 말했다.
  • “표범, 물소. 너희 두 사람은 암암리에 사숙을 보호해야 한다. 알겠어? 만약 사숙한테 무슨 이변라도 생기면 너희를 가만두지 않겠다!”
  • “알겠습니다. 삼야 형!”
  • 대답한 후 두 사람은 순식간에 회관 옆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졌다. 이 사람들은 삼야가 거액을 들여 외국으로부터 데려온 고수들이었다. 그들은 숨어서 보호하는 것에 능했다.
  • 회관 로비에서 장삼이 떠나는 것을 보자 장화와 이택해가 시름을 놓았다.
  • “유양 형, 여태 잘 숨기셨네요. 삼야의 사숙이라니요!”
  • 장화가 주먹으로 유양의 가슴을 툭 쳤다. 속으로 기뻐하며 유양이라는 친구를 사귀기 잘했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