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

+ 서재에 추가하기

이전 화 다음 화

제12화 무릎까지 꿇으라고?

  • 한 마디에 로비 안의 모든 사람이 어리둥절해졌다. 사람들의 표정도 제각각이었다.
  • 이런? 무슨 상황이지? 장삼이 유양을 찾는다고?
  • 장화와 이택해는 그 자리에 굳어졌다. 왕지호도 어리둥절해졌다. 유양은 더 얼떨떨해졌다.
  • 이름 없는 가난한 학생이 오늘 서천에 금방 도착했는데 명성이 자자한 삼야와 어떻게 연관이 생긴 걸까?
  • “제가 바로 유양입니다. 무슨 용건이 있으신지요?”
  • 유양은 의아해하며 대답하였다.
  • 그의 말을 들은 장삼이 분명 당황하였다.
  • “너라고?”
  • 장삼이 품에서 사진 한 장을 급히 꺼내 유양과 대조해보더니 급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은 유양이 맞았다.
  • “사숙, 저… 제가 잘못했어요…”
  • 장삼이 슬픈 목소리로 불렀다. 이어 장삼은 모든 사람 앞에서 유양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 헉!
  • 로비 안의 수백 명 하객들이 숨을 들이쉬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오리처럼 목을 길게 내뺐다.
  • 이게 무슨 일일까? 서천에서 명성이 자자한 삼야가 유양에게 무릎 꿇다니? 도대체 무슨 상황인 걸까?
  • 유양도 어리둥절해졌다.
  • 설마 내가 너무 잘 생겨서 그 대단한 삼야마저 경배하는 건가?
  • “쿨럭. 삼야 형.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 아닌가요? 저한테 무릎 꿇으시다니 감당하기 어려워요…빨리 일어나세요…”
  • 하지만 유양이 다가가 부축했지만, 장삼은 일어날 조짐이 안 보였다.
  • “사숙, 제발 용서해 주세요. 방금 전... 유양님이 바로 사숙인 줄도 모르고 큰 잘못을 저질렀어요…제가 죽을죄를 졌어요…”
  • 말함과 동시에 삼야는 스스로 뺨을 때리기까지 하였다.
  • 쟁쟁한 뺨 때리는 소리가 조용한 로비에서 울려 퍼졌다.
  • 제길, 삼야가 오늘 뭐 잘못 먹기라도 했나?
  • 유양은 혼란이 왔다.
  • “삼야 형, 사숙이라니요? 제대로 설명한 뒤에 자학해도 돼요. 이러시면 곤란해요!”
  • 유양은 자신의 경력을 한번 돌이켜보았지만 20여 년을 살면서 스승을 찾은 적이 없었다.
  • 유양의 제시를 받은 장삼이 갑자기 머리를 탁 쳤다.
  • “아참, 깜빡했네요. 둘째 사조가 사숙을 찾으러 오시는 중이에요. 이 사진을 먼저 보세요. 저희 사조의 사진이에요. 사조께서 사숙님이 사진을 보면 아실 거라 말씀하셨어요!”
  • 말함과 동시에 장삼은 다른 한 사진을 유양에게 건넸다. 유양은 사진을 들여다보더니 펄쩍 뛰었다.
  • 그 남루한 노인이잖아?
  • 사진 속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노인이 염주 팔찌를 들고 노란 치아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 바로 유양이 기차역에서 만났던 그 노인이 아닌가?
  • 장삼이 바로 그 노인의 손제자인가?
  • 사부가 나를 찾으러 오는 중이라고?
  • 이 노인을 보니 유양은 갑자기 기차역에서 노인이 손에 쑤셔 넣어주던 염주가 떠올랐다. 그 후 투시 능력이 생겼다. 그뒤로 장삼이 자신을 찾아왔고 뒤에는 난생 처음 들어보는 사부가 온다니…이렇게 연상해보니 왠지 음모 같았다.
  • 정보량이 너무 많아 소화를 좀 해야겠네.
  • 유양은 머리를 흔들었다.
  • “좋아요. 당신이 내 사질(师侄)이라고 합시다. 그럼 오늘 저녁 일을 어떻게 처리할 건가요?”
  • 제길, 어쨌든 서천에서 이토록 대단한 사질을 만났으니 어깨 펴고 다녀도 되잖아?
  • “걱정하지 마세요. 사숙 맘에 들게끔 처리하겠습니다!”
  • 장삼이 일어나더니 옆에 멍하니 서 있는 왕지호를 향해 호통쳤다.
  • “이리 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