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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청순한 척하다

  • 유양이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 “더 안 벗어요? 아직 보지 못했는데요? 하하!”
  • “자식. 고개를 도려! 나쁜 놈…”
  • 진이는 쑥스러운 듯 삐죽거렸다. 그리고 이내 옷을 단정하게 차려입었다.
  • “가자. 누나랑 함께 옷 사러 가자!”
  • “옷을 왜 사요?”
  • 유양이 의아해 하였다.
  • “오늘 저녁 나랑 함께 연회에 참석해야지. 함께 가는 남자친구가 초라해서야 되겠니!”
  • 진이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코를 찡긋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 이 어린 놈이 정말로 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 한참 꾸미고 나서 저녁 7시쯤, 진이는 멋지게 차려입은 유양과 함께 천당회관 문앞에 나타났다. 아르마니 정장과, 롤렉스 시계…그렇게 차려입으니 꽤 느낌 있어 보였다. 진이도 참지 못하고 그를 몇 번 곁눈질했다.
  • “진이야, 왔어? 오늘 아주 아름다워!”
  • 회관 문앞에서 흰색 정장을 입은 왕지호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진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 진이가 유양에게 왕지호의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어 그는 자연히 왕지호를 알아보았다.
  • 진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유양이 넉살맞게 진이를 끌어안고 그녀의 얼굴에 뽀뽀했다.
  • “내 여자친구가 예쁜 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이에요?”
  • 진이는 쑥스러워하며 유양을 째려보았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왕지호에게 말했다.
  • “왕 대표님, 이 분은 제 남자친구 유양이에요!”
  • 그리고 고개를 돌려 상징적으로 유양을 소개했다.
  • “유양씨, 이 분이 바로 왕씨 집안 도련님 왕지호야.”
  • “왕 도련님이라고? 처음 들어보는 걸? 어느 집에서 강아지 목줄을 풀어놨나?”
  • “너…”
  • 왕지호는 화난 나머지 온몸을 부르르 떨며 소리쳤다.
  • “씨X, 이 자식 때려눕혀!”
  • 유양의 배경에 대해 왕지호는 미리 조사해두었다.
  • 돈도 없고 배경도 없는 촌뜨기가 나랑 맞짱을 뜨다니? 꿈이나 깨!
  • 주변에 있던 보디가드들이 왕지호의 말을 듣자 손찌검하려 했다. 하지만 유양은 침착하게 주머니 속에서 진이가 사준 V2 ROCK 휴대폰을 꺼냈다.
  • “미리 말하는데 내 통화를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그로 인해 생기는 손해를 너희 전 재산을 갖다 바쳐도 모자랄 테니까 !”
  • “뭐? 섬 하나 사는 게 그리 어려워? 돈이 부족해? 제길, 며칠 전 2백억 달러 보내줬잖아? 필요하면 내일 재무팀에 말해서 백억 달러를 더 보내줄게. 그 섬을 반드시 사와야 해. 아니면 내 체면 어떡할 거야!”
  • 유양의 말에 회관 로비 전체가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멀뚱거리며 서로 쳐다보았다.
  • 2백억 달러? 섬을 산다고? 미친 거 아니야? 어디서 나타난 재벌이야?
  • 보디가드들은 감히 쉽게 유양에게 손을 대지 못했다. 눈앞에 이사람은 왕씨 집안에서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 상하게 하는 건 물론이고 살짝 다치기만 해도 큰일 날 것이었다. 유양의 진지한 표정에 왕지호도 속아 넘어갔다. 그는 제자리에 굳어져 어색한 표정만 지었다.
  • 옆에 있던 진이는 겨우 웃음을 참았다.
  • 이 어린 자식이 일자리도 없으면서 큰소리를 치다니. 하지만 유양의 솜씨를 본 적이 있는 진이는 유양 같은 사람은 손쉽게 재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유양을 선택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기를 바랐다!
  • 사람들의 반응에 유양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 “흠흠. 여기 서 있지 말고 다들 들어가세요. 밖에 찬 바람이 불어요…쿨럭. 감기 걸리겠네!”
  •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고 속으로는 아주 어이없었다. 분명 무더운 한여름인데 어찌 감기에 걸리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