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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불가능한 임무

  • 임예향이가 영업팅 팀장으로 임명되자 가장 먼저 불가사의하다고 느낀 사람은 바로 판명이었다.
  • 그는 한때 임예향이 하군과 은밀한 관계가 있다고 의심했지만 하군이가 이렇게 대놓고 임예향을 승진 시킬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 임예향은 영업팅에서 업무 능력이나 스펙으로 따지면 팀장으로 승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 설사 그녀가 운수가 트여 그린 시티의 부동산 계약을 따냈다고 해도 팀장으로 승진되는 요구에 미치지 못한다.
  • “하군은 이미 내가 그를 배신할 거라는 의심을 하고 새 주주가 취임하기 전에 자기편을 심어두어 나를 경계하려고 하는 것인가?”
  • 판명은 실눈을 뜨고 여전히 어리둥절해 하는 임예향을 바라보았다.
  • “안 돼, 임예향 이 천한 계집애가 위신을 세우게 해서는 안 돼. 말썽을 좀 일으켜서 아랫사람들에게 그녀가 전혀 업무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해.”
  • 판명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임예향을 상대할 방법이 떠올랐다.
  • “모두 회의실에 집합 해.”
  • 판명은 목청을 높여 말을 내뱉고 먼저 돌아서서 회의실로 걸어갔다.
  • 사람들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판명의 말에 몇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멍한 표정으로 판명을 바라보았다.
  • 특히 방금 임예향을 비꼬던 두 남자와 한 여자는 업무 능력이든 회사에서의 스펙이든 모두 임예향보다 뛰어나다. 하지만 임예향이 갑자기 팀장으로 승진되자 그들은 마음속으로 내키지 않았으며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모두 원한이 가득했다.
  • “모두 회의한다고 했는데 못 들었어?”
  • 판명은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살짝 언짢아하며 다시 소리를 높여 말했다.
  • 그제야 모두들 알아듣고 잇달아 회의실로 따라갔다.
  • 임예향은 여전히 당황스러웠다.
  • 그녀는 한 번도 승진을 생각해 본 적이 없다.
  • 그녀가 회사에 온 후부터 그녀는 그저 하한선을 유지하며 매달 좀 더 많은 업무를 따내어 인센티브를 많이 받기를 원했다.
  • 그런데 그녀가 갑자기 팀장으로 승진되다니!
  • 비록 그녀가 그린 시티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따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기초가 든든하지 않은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없었다.
  • 하지만 자신이 없어도 기분은 은근히 설렜다.
  • 누가 승진과 임금 인상을 원하지 않겠는가?
  • 판명이가 회의를 소집하는 것을 보고 그녀는 억지로 마음속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회의실로 따라갔다.
  • “일단 임예향이 팀장으로 승진된 것을 축하 해주자. 영업팅에서 1년 넘도록 팀장으로 승진된 사람이 없었는데 예향이가 많은 업무원 중에서 선택되었다는 것은 실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설명하니 다들 임예향을 축하해 주거라.”
  • 사람들이 자리에 착석 한 후 판명은 임예향을 바라보며 웃으며 박수를 쳤다.
  • 뭇사람들도 박수갈채를 보냈지만 얼굴에는 승복할 수 없는 기색이 역력했다.
  • 특히 안우, 최호 및 유안기 세 명의 베테랑 업무원은 임예향이 그린 시티 부동산 계약을 따냈을 때 그들은 잇달아 임예향을 풍자하였는데 지금 임예향을 축하한다는 말을 듣자 눈에는 질투가 넘쳐흘렀다.
  •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도 그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임예향은 몸 둘 바를 몰라 하며 일어나서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 하지만 그녀의 예의 있고 겸손한 행동은 누군가의 눈에는 더욱 가소로워 보였다.
  • “이제 용건을 말할게. JL호수 별장구역의 프로젝트가 나왔는데 이것은 몇 십억 짜리 큰 프로젝트야. 이것을 따내기만 하면 우리 회사의 인지도를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이 프로젝트를 담당한 사람은 단연 회사의 최고의 공신이 될 거야.”
  • 판명은 업무원들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 JL호수 별장구역 프로젝트?
  • 모두들 깜짝 놀랐다.
  • 업무원으로서 그들은 당연히 알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사실 나온 지 며칠 되었다.
  • JL호수 별장구역은 QY그룹에서 개발한 고급 별장구역으로서 가장 싼 별장도 100억 원 이상이고 최상위 구역은 심지어 몇 백억 원을 넘으며 모든 방범 설비는 수입제품만 사용한다고 한다.
  • 그들 DG전자제품은 비록 Y시티에서 독점하고 있지만 근본 QY그룹의 눈에 들지 못한다. 이것은 따낼 가능성이 없다.
  • 물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구역에서 국내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도 QY그룹은 틀림없이 기타 시티의 전자 설비를 더 신뢰할 것이다.
  • 그래서 판명이가 이 말을 꺼내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 다들 이 프로젝트는 전혀 가능성이 없고 자기 시간만 낭비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임 팀장, 네가 이 프로젝트를 해 볼래?”
  • 모든 사람들이 침묵하는 것을 보자 판명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임예향을 바라보았다.
  • “본부장님, 저는...”
  • 임예향도 당연히 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거의 불가능 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 그녀가 방금 팀장으로 승진했는데 당연히 너무 많은 시간을 전혀 가능성이 없는 곳에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
  •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해야지, 게다가 자네가 방금 팀장으로 승진했으니 모두에게 본보기를 보여줘야지 않겠어?”
  • 판명은 싱긋 웃으며 말했다.
  • “그래요, 임 팀장님, 그린 시티 그 프로젝트도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나서자마자 따냈잖아요. 이 프로젝트도 당신이 나서기만 하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을 거예요.”
  • “맞아요, 임 팀장님, 회사에서 당신을 믿고 팀장으로 승진시켰으니 당신도 자신을 믿어야죠.”
  • 많은 사람들이 임예향을 설득하는 것을 보자 판명은 내심 뿌듯해 하며 웃었다. 이것이 바로 그가 보고 싶었던 결과다.
  • 그는 헛기침을 하더니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 “예향아, 네가 비록 팀장으로 승진되었지만 너를 인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이것은 네가 표현할 수 있는 기회이자 더 많은 사람들이 너를 신뢰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야. 다른 사람들이 네 실력을 의심하게 만들고는 싶지 않겠지?”
  • 판명은 표정은 엄숙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
  • 천한 계집애, 너도 네 남편처럼 쓸모없는 놈인데 무슨 수로 나와 싸워?
  • 이 프로젝트는 그저 애피타이저일 뿐이야. 일단 너를 좀 괴롭히고 내가 새 주주의 라인을 타게 되면 네 남편과 함께 혼내줄 거야.
  • “알겠어요, 그럼 저는 일단 프로젝트 계획서를 써올게요.”
  • 임예향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임예향은 그녀가 팀장으로 승진하였기에 판명이 고의로 그녀에게 본때를 보여주려고 그녀더러 이 프로젝트에 정력을 쏟게 하고 영업팅 전체의 웃음거리가 되게 하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다.
  • 그녀는 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모든 사람들의 비웃음과 질의를 받게 될 것을 알고 있다.
  • 이것은 DG전자가 따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 임예향이 이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맡은 것을 보고 모든 사람들은 비웃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속으로 그녀가 웃음거리가 되기를 기대했다.
  • 갑자기 팀장으로 승진되었으니 마땅히 기뻐해야 할 하루지만 임예향은 지금 조금도 기뻐할 수 없었다.
  • 오후 내내 그녀는 프로젝트 계획서를 열심히 작성하는 것 같았지만 사실은 마음속으로 많은 일들을 생각했다.
  • 그녀는 판명이가 이토록 자신을 괴롭히는 것은 틀림없이 지난번에 우진이가 판명의 미움을 샀기 때문에 그가 앙심을 품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 이렇게 생각하자 그녀는 저도 모르게 우진에게 화가 났다.
  • “임 팀장, 자네는 지금 회사 임원중의 일원으로 새 주주가 소집하는 첫 임원대회에 참가할 자격이 있어, 지각하지 마.”
  • 퇴근 전 판명은 임예향에게 귀띔해주었다.
  • “네, 내일 오전 10시 맞죠.”
  • 임예향은 마음속의 설렘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 판명이가 비록 JL호수 별장구역 프로젝트로 그녀를 괴롭히지만 그녀도 내심 새 주주가 누구일지 기대되었다.
  • “맞아.”
  • 판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무실을 떠나기 전 그의 눈가에는 싸늘한 기운이 스쳤다.
  • 천한 계집애, 내일 너에게 내 능력을 보여 주지. 내가 새 주주의 라인에 타면 하군도 더 이상 나를 무시하지 못할 거야!
  • 그때 되면 너를 혼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지!
  • 판명은 이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었다.
  • 왜냐하면 회사의 많은 고객들은 그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새 주주가 돈을 벌고 싶지 않은 이상 무조건 그를 중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