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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화 알약

  • 저녁에 즐거운 회식이 끝난 후 한 무리 사람들은 기세 드높게 술을 마시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스카이 호텔은 듣던 대로 보통 레벨이 아니었다. 호화로운 인테리어는 황궁처럼 눈이 부셨다. 특히 조금 전의 식사 자리에서 사람들은 시야를 넓혔다. 한 끼 식사로 그들은 인간세상의 맛을 다 보았다. 러시아 케비아, 프랑스 푸아그라, 일본 고베 꽃등심 스테이크, 킹크랩, 전복, 상어 지느러미, 해삼, 페리뇽 샴페인, 스페인 최고급 와인… 없는 게 없었고, 평범한 직장인은 아마도 평생 이런 요리를 먹어보지 못할 수도 있었다. 이게 다 채연 덕분이었다.
  • 술을 많이 마시면 이 아름다운 맛을 잊어버릴까 봐 사람들은 술은 적게 마시고 요리의 맛을 실컷 음미했다.
  • 임여울은 오늘 유난히 즐거워했다. 그녀는 새우 눈을 실눈이 되도록 웃으면서 마이크를 들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부른 노래는 일본 가곡 ‘Love is over’이었다. 낭랑하고 깨끗한 그녀의 목소리는 산골짜기에 샘물이 흐르는 소리처럼 듣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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