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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미친 게 맞지, 아직도 네 마음을 되돌리고 싶은 걸 보니

  • 서정선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신이화는 놀라 정말 깜짝 놀랐다.
  • 그녀는 얼른 윤하균과 더 멀어졌고 그녀는 서정선이 문을 여는 그 찰나 서정선의 눈에 담겨 있던 웃음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발견했다.
  • 하지만 얼굴엔 그래도 가식적인 미소는 유지한 채 말을 건넸다.
  • “어머? 이화도 있었네, 몇 년 동안 소식도 못 들었었는데. 너 요즘 어떻게 지내니?”
  • 가식적이었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가식적이었다!
  • 신이화는 주먹을 꾹 말아 쥔 채 서정선을 바라봤다. 이 몇 년 동안 그녀는 서정선을 찾아가 따지려는 충동이 무수히도 많이 들었으나 그녀는 결국 참아냈었다.
  • 그녀는 서정선의 함정에 빠져 이 바닥에서 더는 머물 수가 없게 된 후 어떤 나날들을 보냈는지 평생 잊을 수가 없었다.
  • 그저 의학에 조금이라도 닿는 일들을 찾으려고 하면 늘 견고한 벽에 부딪쳤고 게다가 그녀가 임신을 한 사실도 점점 숨길 수 없게 된 데다 어머니의 병원비에도 매일 많은 돈을 퍼부어야만 유지가 가능했다.
  • 신이화는 엄청 많은 빚을 져서야 겨우 아이를 낳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를 기를 능력도 안되는 데다 어머니의 병원비에 드는 돈도 낼 수가 없었고 하루에 알바를 다섯 개를 해도 빌린 돈의 이자도 갚을 수가 없었다.
  • 정말 아이가 아니었다면, 그녀는 딱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
  • 그러나 그때, 그녀는 윤백야를 만났고 그에게 계약 아내가 필요하다는 말을 바에서 술을 서빙할 때 듣고는 용기를 내어 윤백야에게 그녀를 사라고 제안했었다.
  • 그리고 자신의 딸 신은빛은 잠시 간미영에게 보살펴달라고 맡기고는 시간만 나면 달려가 자신의 사랑스러운 딸을 보러 갔다.
  • 그 기간의 신이화는 벼랑 끝에서 더없이 절망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윤백야를 만난 후 그녀는 자신을 그 늪에서 벗어날 수 있길 바라,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서정선과 윤하균의 이름을 전부 다 베어버렸다.
  • 그녀는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은 데다 심지어 그들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그들은 이렇게 또 찾아왔다.
  • “다 서 원장님의 보살핌, 덕분이죠. 이 몇 년간 정말 잘 지냈습니다.”
  • 신이화는 얼굴에 미소를 내걸고 있었지만 보살핌이라는 세 글자는 특별히 강조하여 말했다.
  • “보살핌?”
  • 옆에 있던 윤하균은 이해를 하지 못하겠다는 듯 신이화를 보며 물었다.
  • 하지만 서정선은 웃음을 유지한 채 일말의 거리낌도 없이 대꾸했다.
  • “이 몇 년간 난 계속 A 시에 있느라 C 시에는 잘 돌아오지 않았잖니. 그래서 이화를 잘 챙겨주지도 못했단다. 난 또 이화 네가 C 시에 없는 줄 알았지 뭐야, 그도 그럴 것이 이화 소식이라고는 못 들어서.”
  • 신이화는 서정선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코웃음을 쳤다.
  • “서 원장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서 원장님께서 실망하셨겠네요.”
  • “죄송하지만,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보겠습니다.”
  • 말을 마친 신이화는 곧장 문을 열고는 밖으로 빠져나갔다.
  • 하지만 그녀가 막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내려가려는데 엘리베이터의 문이 다시 열렸고 윤하균이 그 안으로 곧장 들이닥쳐서는 신이화를 바라보며 말했다.
  • “너 왜 자꾸 날 피해?”
  • “네 엄마는 우리 사이를 축복하지 않아. 지금 우리도 서로 감정을 나눌 게 없고. 이건 피하는 게 아니라 안전거리 유지라고 하는 거야.”
  • 신이화가 그 말을 마쳤을 때엔 엘리베이터는 이미 1층에 도착해 있었고 신이화가 걸음을 옮겨 밖으로 향하려는데 윤하균이 다시금 그녀의 손을 잡아챘다.
  • “난 너와 어떤 안전거리도 유지하고 싶지 않아.”
  • 신이화가 냉담하게 주머니를 뒤적이다 이내 그 안에서 반지 하나를 꺼내 윤하균 앞에 보여줬다.
  • “나 결혼했어. 그저 반지를 끼는 습관이 없을 뿐이지.”
  • 그러자, 윤하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신이화의 반지를 빼앗아 그대로 던져버렸다.
  • “이딴 반지 따위로 날 속일 생각하지 마!”
  • 그러면서 그는 신이화의 손을 잡은 채 신이화를 향해 소리 질렀다.
  • “만약 이딴 반지로 네가 결혼한 걸 증명하려고 한다면 난 네가 이런 반지쯤 백 개도 줄 수 있어.”
  • 신이화는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 “윤하균, 이거 놔!”
  • 하지만 윤하균은 신이화를 단단히 잡은 채 그대로 신이화를 차에 태우고 나서야 그녀를 놔주었다.
  • 그러자 신이화는 곧장 차 문을 열어 그녀의 반지를 찾아오려 했다.
  • 하지만 윤하균은 이미 차 문을 잠갔고 그대로 시동을 걸어 액셀을 밟았고 차는 빠르게 근처의 주얼리 숍을 향해 나아갔다.
  • “윤하균, 너 미쳤어?”
  • “미치긴 했지, 아직도 널 되찾고 싶은 걸 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