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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이 집 사랑들은 다 이렇게 난잡한가?

  • 신이화는 특별히 하얀 이브닝드레스를 골라 격식 있으면서도 간편한 차림을 했다. 그에 옅은 화장을 더했고 그렇게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기 직전, 윤백야가 목걸이 하나를 신이화에게 걸어줬다.
  • 신이화는 그 목걸이를 보다 보니 호기심이 일었다. 일전에 윤백야가 그녀에게 준 선물들은 다 약간 사치스러운 것들이었는데 이 목걸이는 그저 붉은 작은 다이아몬드를 하트 모양으로 세공한 모습으로 그렇게 새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 “이건 우리 엄마가 생전에 며느리를 위해 고른 거야.”
  • 윤백야가 담담하게 말했다.
  • “그럼 오늘 자리 끝나면 돌려줄게.”
  • 신이화는 자신의 위치를 몹시 잘 알았다.
  • 윤백야는 그녀의 그 말에 대답하지 않은 채 자연스레 신이화를 자신의 팔 안으로 안은 채 차에 올라타서는 윤 씨 가문 본가의 방향으로 향했다.
  • 분명, 신이화는 윤백야의 집에 돈이 많다는 걸 알았지만 윤백야의 집에 돈이 이 정도로 많을 줄은 몰랐다!
  • 윤 씨 가문의 본가는 A 시의 동남쪽의 상대적으로 변두리인 지역에서 거의 왕국의 모습으로 지어져있었다. 커다란 정원은 저 멀리에서도 잘 지어진 건축물이 보였고 신이화는 윤백야를 따라 정원에 들어서고 나서도 차로 한참이나 가서야 겨우 본 저택에 도착할 수 있었다.
  • 차에 내려 들어가 보면 더욱이 비범하고 고귀한 분위기에 사치스러우면서도 천박하지 않았다.
  • 신이화는 순간 어쩌면 윤백야와 하는 이혼이 너무 멍청한 것 같았다. 제대로 한 탕 하지 않고는 아쉬울 지경이었다.
  • 막 문안으로 들어선 신이화는 거실에 앉아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비록 머리가 하얗게 셌지만 눈빛만은 여전히 군림하는 자 특유의 근엄을 잃지 않은 채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 “아버님.”
  • 신이화는 자연스레 알아보고는 이내 얼굴에 미소를 내건 채 불렀다.
  • 윤백야는 윤 씨 어르신에게 아버지라 부르지 않고는 그저 손을 내밀어 물건들을 옆에 있는 집사에게 맡기며 곧장 윤 씨 어르신에게 말을 걸었다.
  • “큰 형 왔어요?”
  • “윤우혁이 네 새 형수를 데리러 갔다.”
  • 윤 씨 어르신이 막 말을 마치자 위층에서 돌연 청아하게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 “작은 형, 왔어? 얼른, 얼른! 얼른 나한테 그 박학다식한 작은 형수 좀 보여줘 봐.”
  • 그는 그렇게 말을 하며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 신이화는 눈앞의 남자를 바라봤다. 그의 예쁘장하고 매력적으로 생긴 얼굴의 요염하게 잘 빠진 눈매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홀리듯 빠져들게 만들었고 그의 행동거지를 보아도 자유분방해 보였다.
  • “전 윤성운이라고 해요. 작은 형수님, 어떻게 불러야 하죠?”
  • “작은 형수라고 부르면 돼.”
  • 윤백야가 곧장 윤성운의 말에 대꾸했다.
  • “어떻게 그래, 작은 형수는 당연히 작은 형수겠지만 그래도 작은 형수의 이름은 알아야 할 것 아니야. 진작부터 작은 형수 예전에 엄청 똑똑한 데다 학력도 좋고 머리도 좋다던데. 오늘 보니까 엄청난 미인이라, 당연히 이름을 알고 싶지.”
  • “넌 나와 서재로 가자꾸나.”
  • 신이화가 윤성운에게 답을 하기도 전에 결국 윤 씨 어르신이 윤백야에게 그렇게 말하는 바람에 윤백야는 곧장 서재로 끌려갔다.
  • 그저 신이화와 윤성운만 남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을 수가 없어 윤성운에게 알려주었다.
  • “신이화라고 해요.”
  • “신이화면 그 약재 목련꽃의 그 신이화요? 예뻐요!”
  • 윤성운은 정말 입담이 좋았다.
  • 그러나 신이화는 윤성운을 바라보다 다시 위층을 바라보며 미간을 슬핏 찌푸렸다.
  • “윤백야와 친형제예요?”
  • “배다른 형제요.”
  • 윤성운은 이 일에 대해 일말의 거리낌도 없다는 듯 말했다. 심지어는 신이화와 말을 몇 마디 더 나눌 수 있어 제법 신이 난 모습이기도 했다.
  • “백야는 어르신을 좀 더 닮았고 3할을 걔네 엄마를 닮았어요. 난 7할은 엄마를 닮고 3할 정도를 어르신을 닮았죠. 그래서, 남이 보기엔 우린 좀 안 닮았죠.”
  • “어쩐지.”
  • 신이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 이 윤 씨 가문은 정말 너무 난잡했다.
  • 들어서고 나서부터 방금 전의 말까지 정말 정신이 다 멍해졌다.
  • 하지만 윤성운은 또 제법 윤 씨 가문의 바닥을 파헤치는 데에 재미를 붙인듯했다.
  • “이따가 우리 큰 형이 올 텐데, 우리 큰 형을 보면 우리 둘과도 다르게 생겼어요. 형은 반은 형네 엄마, 반은 어르신을 닮았거든요.”
  • “…”
  • 신이화는 저도 모르게 눈을 크게 뜬 채 윤성운을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요약을 했다.
  • “그래서, 한 아버지에 각기 엄마가 셋?”
  • “똑똑하네요.”
  • 윤성운이 계속해서 칭찬을 했다.
  • 어쩐지 윤백야가 윤 씨 가문에 자주 오지 않는다 했더니, 이렇게 복잡한 인간관계라면 신이화라도 오고 싶지 않을 것 같았다.
  • “그럼 이 집의 애정관은 원래 이렇게 난잡해요?”
  • 윤 씨 어르신이 아직 내려오지 않은 틈에 신이화가 얼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