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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백야를 제일 잘 아는 여자

  • 여자는 신이화의 앞으로 다가와 시원스럽게 손을 내밀어 신이화에게 인사를 건넸다.
  • “신 비서님이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손청아라고 해요.”
  • 신이화의 심장이 덜컹거렸다. 그러나 그녀는 얼굴로는 사무적인 미소를 띠며 똑같이 내밀어진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했다.
  • “청아 씨, 윤 대표님께서는 아직 사무실에 오시지 않으셨는데 사무실에서 기다리실 건 가요? 아니면 접견실이 나을까요? 제가 커피 한 잔 준비해드릴게요.”
  • 손청아와 윤백야 사이의 일에 대해서 신이화는 그래도 조금은 알고 있었다. 아마도 남자 마음속의 잊히지 않는 첫사랑 같은 존재겠지.
  • 하지만 그녀가 윤백야에게 시집을 갈 때, 그녀는 윤백야와 손청아 사이에 아무런 연락도 오가지 않았던 걸 확인했었다. 당연히 그녀는 어쩌다 윤백야와 손청아가 다시 연락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몰랐다.
  • 예전에, 그녀는 손청아의 얼굴을 추측했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 보니… 정말 보통 미모가 아니었다. 그녀는 일반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국민 여신의 칭호에도 걸맞을만한 얼굴이었다.
  • “괜찮아요, 고마워요 신 비서님. 혹시 시간 있으시면, 백야의 근황에 대해 묻고 싶어요. 어찌 됐든, 신 비서님은 지금 백야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여자잖아요.”
  • 손청아는 농담을 하며 친근하게 신이화의 손을 잡았다. 그런 그녀에 신이화는 몹시 불편해졌다.
  • 막 손청아가 그녀를 접견실로 끌어 제대로 얘기를 나누려는 찰나, 등 뒤에서 낮은 기침소리가 들렸다.
  • 고개를 돌린 신이화가 윤백야를 발견하고는 고개를 숙이며 공손한 척 연기하며 그를 불렀다.
  • “윤 대표님.”
  • 손청아는 그제서야 신이화의 손을 놓았고 만면에 미소를 띠며 빠르게 두어 걸음 옮겨 윤백야를 꼭 끌어안았다.
  • “백야, 왔어?”
  • “왜 회사까지 찾아왔어?”
  • 윤백야는 담담한 손길로 손청아의 팔을 목에서 내리며 그녀를 향해 말했다.
  • “네가 너무 보고 싶어서 왔지.”
  • 그 말을 하는 손청아는 아랫입술을 꾹 깨문 채였다. 얼굴도 확연히 붉어져있었다.
  • 그 모습을 보는 윤백야의 얼굴에는 별다른 이상을 보이지 않았고 그는 그저 사무실의 문을 가볍게 열고는 먼저 들어섰다.
  • 손청아도 그 뒤를 바싹 쫓아 따라 들어갔고 자연스레 손을 뻗어 문을 닫았다.
  • 신이화의 사무실은 윤백야의 사무실과 맞닿아 있었고, 바로 옆의 이 사무실에는 다 윤백야의 비서인 동료들도 몇 명 같이 있었다.
  • 손청아가 막 들어가고 나자 이 비서들은 한바탕 난리가 났다.
  • “히야, 저 여자 정말 너무 예쁜 거 아니에요?”
  • “윤 대표님의 새 여자친구는 제법 전투력 좀 되는 모양이에요.”
  • “신 비서님, 한번 맞춰 보세요, 윤 대표님 이번에 여자친구는 며칠 후면 차여서 게임 오버 될지.”
  • 마지막, 옆에 있던 비서가 신이화에게 레몬주스를 건네며 그녀의 팔꿈치를 툭 쳤다.
  • 신이화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는 황급히 레몬주스를 받아마시며 말했다.
  • “어쩌면 안 차일 수도… 사모님이 위험하겠는데요.”
  •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비서들은 또다시 한바탕 난리가 났다.
  • 신이화는 다들 잔뜩 호기심이 인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얼른 가서 물을 한 잔 받고는 말을 이었다.
  • “얼른 일들 해요, 일들. 일 안 하다 나중에 잘리기라도 하면 윤 대표님 볼 기회도 없어지고 이런 소문들 들을 방법도 없어져요.”
  • 모두가 더 묻고 싶었지만, 감히 물을 사람은 없었다.
  • 신이화가 막 서류들을 펴려는데 간미영에게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 그녀는 흘깃 보다 얼른 전화를 받았다. 전화 저 편에서 간미영이 말했다.
  • “너희 어머니의 병 말이야…원장님께서 너한테 새로 들어온 기계가 있는데 한번 써볼 의향이 없냐고 물어보라고 하셔서, 지금 시간 있어? 병원으로 와.”
  • 신이화는 시간을 한번 확인하고는 간미영에게 물었다.
  • “저기…윤하균은 없어?”
  • “없어, 우리 병원 사람도 아니고. 그 정도 되는 사람은 병원에 함부로 안 와.”
  • “알았어, 나 지금 휴가 낼게.”
  • 전화를 끊은 신이화는 잠시 망설였다. 회사의 규정에, 다른 주요 직원들이 휴가를 내려면 신이화에게 결재를 받아야 했으나 신이화가 휴가계를 내려면 윤백야에게 직접 결재를 받아야 했다.
  • 윤백야의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 있었고 손청아와 무얼 하고 있을지 몰랐다.
  • 신이화는 아랫입술을 꾹 깨물었다. 그녀는 오래 끌 시간이 없었다. 그녀는 빨리 병원에 가야 해 결국, 문을 두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