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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유달리 화목하다

  • 신이화는 와인 반 병을 마셔 만취하게 한 뒤 비몽사몽간에 잠이 들었다.
  • 한밤중, 그녀는 방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몸을 돌려 확인하려는데 또 눈을 뜨기 귀찮아 그저 귓가에 울리는 욕실에서 샤워하는 소리를 듣고 있었다. 그러다 물소리가 멈추자 눈앞에 거대한 체구의 남자가 서 있는 것을 보았다.
  • 신이화는 그제서야 눈을 슬쩍 뜨며 웅얼거렸다.
  • “여보.”
  • 윤백야는 허리를 굽혀 신이화를 소파에서 안아들었다. 그러다 그녀의 몸에서 옅게 퍼지는 달달할 술 냄새를 맡자 물었다.
  • “무슨 술을 이렇게 마셨어? 무슨 일 있어?”
  • 그러나 신이화는 손을 내저으며 윤백야를 향해 커다란 미소를 억지로 지어 보였다.
  • “무슨 일이 있을 리가 있어? 여보가 날 예뻐하고, 내 여보는 윤백야인데 내가 무슨 일이 있을 리가, 기분 좋아서 그래! 좋아서!”
  • 그녀는 윤백야의 품에 안겨서도 버둥거렸다. 하지만 일어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윤백야의 몸에 점점 더 가까이 붙었고 피부와 피부가 맞닿자 두 사람의 몸이 뜨거워졌다.
  • 윤백야는 신이화를 침대에 눕히고는 그녀의 옷을 벗겨 몸을 돌려 그녀를 취하려고 했다.
  • 신이화는 술에 취한 탓에 평소에는 그저 맞춰줬을 뿐인데 오늘은 약간 적극적이면서도 불만이 엿보였다.
  • 그런 그녀의 모습은 윤백야의 욕구에 부채질을 했다.
  • 그들 둘의 결혼생활은 사실 결혼 첫날부터 남녀관계의 방면에서는 유달리 합이 잘 맞았다.
  • 둘 다 처음이 아니었지만 신이화는 처음의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 그 이후 윤백야의 조교가 잘 됐던 건지 아니면 신이화의 합이 잘 맞았던 건지 3년 동안 두 사람은 마치 진짜 부부같이 사랑을 나눴었다.
  • 그저 그들은 정말 암묵적으로 상대방의 이 ‘집’ 밖의 생활에 대해 먼저 알려고 하지 않았다.
  • 윤백야는 신이화의 과거에 대해 몰랐고 신이화도 윤백야의 수많은 루머들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 낮의 그녀는 그의 비서라는 직책을 성실히 완수했고 밤에는 그의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었다.
  • 이튿날, 잠에서 깨어난 신이화는 자신의 옆에서 자고 있는 완벽한 얼굴과 자신의 온몸의 통증으로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냈다.
  • 필름이 끊긴 탓에 자세한 건 기억이 나지 않았다…이건 대체 몇 번을 했길래 이렇게 온몸이 다 아플 수가 있는 거지? 이 남자는 자신을 철저히 쥐어짜내려는 건가?
  • 신이화는 속절없이 웃고는 몸을 일으켜 욕실로 향했다. 그녀가 나왔을 땐 윤백야는 이미 잠에서 깨어 입가에 웃는듯 마는 듯한 옅은 미소를 내건 채 신이화를 가늠하듯 바라봤다.
  • “어젯밤엔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셨어?”
  • “남편이 다른 여자랑 데이트를 하러 갔는데, 나도…나도 여자잖아, 질투 좀 해야지.”
  • 신이화는 윤백야에게 건성으로 대답하면서도 진정성 있는 척 연기했다.
  • 윤백야는 웃더니 신이화를 품에 끌어안은 채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고 나서야 욕실로 향했다.
  • “만약 당신이 정말 질투한 거라면 나 오늘 반드시 가서 로또를 사야겠어. 분명히 1등일 거야.”
  • 신이화는 윤백야가 욕실 문을 닫는 걸 보고 나서야 얼굴의 미소를 거뒀다.
  • 그녀가 질투할 확률이 그렇게 낮나? 로또를 사서 1등을 하게…
  • 앞으로는 좀 자주 질투해야 하는 건가, 안 그럼 남편의 자신감에 큰 타격을 주려나?
  • 신이화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었다. 대체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는 건지…
  • 요즘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어떻게 된 것이 이혼의 마지막 기한이 다가올수록 왠지 윤백야가 점점 더 유혹적으로 변하는 것 같았다.
  • 안 돼, 그녀는 자제해야 했다.
  • 회사에 도착해 그녀는 윤백야의 차에서 내려 의심을 피하기 위해 윤백야와 헤어져 직원용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카드를 찍고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러다 오늘의 사무실의 분위기가 조금 이상한 것을 느꼈다.
  •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
  • 평소, 회사의 아침 조과시간에 직원들은 다 커피를 마시며 대표님의 스캔들에 대해 토론을 했었는데 오늘은 대체 무슨 일인 거지.
  • 결국 그녀가 막 자신의 자리로 가 앉자 옆에 있던 새로 온 비서가 그녀를 팔꿈치로 툭 치며 보라고 턱짓했다.
  • 그녀가 고개를 들자 접견실에서 한 여자의 모습이 비치는 것이 보였다. 기다란 모델 같은 몸매에 기품 있는 여신 같은 분위기와 고개를 돌릴 때 눈에서 비치는 맑고 투명한 빛은…이 여자는 윤백야의 이전의 그 화려하고 천박한 것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증명했다.
  • 마침, 그 여자도 고개를 돌렸고 미처 시선을 거두지 못한 신이화와 정면으로 마주쳤다.
  • 여자는 몸을 일으켜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