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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전 남친은 윤 씨 가문의 친 손자

  • “아니요.”
  • 윤성운은 한껏 우쭐한 얼굴을 한 채 신이화에게 다가서며 허세를 부렸다.
  • “나를 예로 들자면, 난 일편단심인 사람이에요.”
  • “겉으로는 안 그래 보이는데요.”
  • 신이화는 윤성운을 흘깃 보며 저도 모르게 말했다.
  • 윤성운도 딱히 신경 쓰지 않으며 크흠 하며 목을 가다듬더니 이내 말을 이었다.
  • “그래요, 농담 그만할게요. 어르신께서는 세 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생활이 비교적 난잡했죠, 처음 저희 엄마와 바람을 피우고 나서 작은 형네 엄마가 화병으로 입원하고 그 뒤로 크게 앓아 세상을 떠난 후 어르신께서 버릇을 고치셨죠.”
  • 그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 이내 말을 이었다.
  • “그래서, 어르신께서는 이번 세대에는 감정적인 면에서 깔끔하길 바라고 있죠.”
  • 그 말이 끝나자 신이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 감정적으로 깔끔하다라…딱 봐도 윤백야는 아닌데, 밖에서 그렇게 나돌아다니는데, 이 윤성운도 딱히 그래 보이진 않았다.
  • “그래서, 셋 중에 큰 형만이 감정적으로 깔끔한 거예요?”
  • 신이화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 윤성운이 그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 “우리 중에, 제일 깔끔하지 못한 게 큰 형이에요. 적어도 나와 작은 형은 보기엔 막 노는 것 같아 보여도 마음속으로는 감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에요. 오늘 오는 이 형수님은 아들도 벌써 다 컸는데 늘 가문의 인정을 못 받고 있었는 걸요. 만약 어르신께서 이 몇 년간 가족애에 대해 눈을 뜬 것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절대로 윤 씨 가문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 거예요.”
  •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쪽의 문이 열렸다.
  • 얼굴이 어르신과 제법 닮은 남자가 먼저 문안으로 들어서서 뒤에 있던 여자를 향해 말했다.
  • “들어와, 둘째랑 셋째도 이미 와 있어.”
  • “그래요.”
  • 여자는 그 말에 대꾸하며 등 뒤를 향해 분부했다.
  • “얼른 내가 사 온 것들을 안으로 들여.”
  • 그 여자는 아직 문도 넘지 않아놓고 기세는 제법 웅장해 한 무더기의 선물을 안쪽으로 옮겼다.
  • 신이화는 그저 이 여자의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들렸다. 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올리기도 전에 여자가 자신의 아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 “하균아, 얼른 들어와.”
  • 하균! 게다가 이 집안은 또 윤 씨였다! 윤하균이었다!
  • 신이화는 순간 넋이 나갔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보니 윤하균과 서정선이 이미 안으로 들어선 것이 보였고 옆에 있던 윤우혁은 하인들이 그 선물들을 정리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 신이화와 윤하균은 이미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고 신이화를 바라보는 윤하균의 눈에 약간의 경악이 있었지만 더욱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차가움이었다.
  • 신이화는 그저 자신의 온몸이 단단히 굳은 것 같아 도대체가 어디로 숨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 그리고 그 순간,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윤백야와 윤 씨 어르신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 신이화는 정말 점점 더 난처해졌다…
  • 그리고 그때, 윤백야가 느긋하게 신이화의 옆으로 와 손을 뻗어 신이화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 “당신 데리고 내가 어렸을 때 묵었던 방을 보여줄게, 당신이 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말이야.”
  • 윤백야의 그 말은 제법 다정하게 뱉었다.
  • 신이화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윤백야의 뒤를 따라 얼른 위층으로 향했다. 지금의 광경은 정말 너무 난감했다.
  • 그녀는 윤백야가 윤하균을 알아봤는지 몰랐지만 그저 이 안의 인물관계가 조금은 단순해지길 바랐다.
  • 그러나 막 윤백야의 방으로 들어서서 신이화가 한숨 돌리기도 전에 윤백야는 이미 신이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 “전 남친? 이 윤 씨 가문에서 새로 인정한 손자가?”
  • “…”
  • 망할, 윤백야는 이미 윤하균을 알아봤다.
  • “나도 방금 알았어.”
  • 신이화는 입술을 꾹 깨문 채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 전에 그녀는 왜 윤백야도 윤 씨이고 윤하균도 윤 씨인데 어쩌면 한 가족일 거란 생각을 못 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