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농담 그만할게요. 어르신께서는 세 명의 부인이 있었는데 생활이 비교적 난잡했죠, 처음 저희 엄마와 바람을 피우고 나서 작은 형네 엄마가 화병으로 입원하고 그 뒤로 크게 앓아 세상을 떠난 후 어르신께서 버릇을 고치셨죠.”
그는 곰곰이 생각을 하다 이내 말을 이었다.
“그래서, 어르신께서는 이번 세대에는 감정적인 면에서 깔끔하길 바라고 있죠.”
그 말이 끝나자 신이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감정적으로 깔끔하다라…딱 봐도 윤백야는 아닌데, 밖에서 그렇게 나돌아다니는데, 이 윤성운도 딱히 그래 보이진 않았다.
“그래서, 셋 중에 큰 형만이 감정적으로 깔끔한 거예요?”
신이화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윤성운이 그 말에 웃음을 터트렸다.
“우리 중에, 제일 깔끔하지 못한 게 큰 형이에요. 적어도 나와 작은 형은 보기엔 막 노는 것 같아 보여도 마음속으로는 감정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한단 말이에요. 오늘 오는 이 형수님은 아들도 벌써 다 컸는데 늘 가문의 인정을 못 받고 있었는 걸요. 만약 어르신께서 이 몇 년간 가족애에 대해 눈을 뜬 것만 아니었다면 그들은 절대로 윤 씨 가문의 문턱을 넘지 못했을 거예요.”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쪽의 문이 열렸다.
얼굴이 어르신과 제법 닮은 남자가 먼저 문안으로 들어서서 뒤에 있던 여자를 향해 말했다.
“들어와, 둘째랑 셋째도 이미 와 있어.”
“그래요.”
여자는 그 말에 대꾸하며 등 뒤를 향해 분부했다.
“얼른 내가 사 온 것들을 안으로 들여.”
그 여자는 아직 문도 넘지 않아놓고 기세는 제법 웅장해 한 무더기의 선물을 안쪽으로 옮겼다.
신이화는 그저 이 여자의 목소리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게 들렸다. 그러나 그녀가 고개를 들어 올리기도 전에 여자가 자신의 아들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하균아, 얼른 들어와.”
하균! 게다가 이 집안은 또 윤 씨였다! 윤하균이었다!
신이화는 순간 넋이 나갔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들어 보니 윤하균과 서정선이 이미 안으로 들어선 것이 보였고 옆에 있던 윤우혁은 하인들이 그 선물들을 정리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신이화와 윤하균은 이미 서로를 마주 보고 있었고 신이화를 바라보는 윤하균의 눈에 약간의 경악이 있었지만 더욱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차가움이었다.
신이화는 그저 자신의 온몸이 단단히 굳은 것 같아 도대체가 어디로 숨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윤백야와 윤 씨 어르신이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신이화는 정말 점점 더 난처해졌다…
그리고 그때, 윤백야가 느긋하게 신이화의 옆으로 와 손을 뻗어 신이화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당신 데리고 내가 어렸을 때 묵었던 방을 보여줄게, 당신이 날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말이야.”
윤백야의 그 말은 제법 다정하게 뱉었다.
신이화는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윤백야의 뒤를 따라 얼른 위층으로 향했다. 지금의 광경은 정말 너무 난감했다.
그녀는 윤백야가 윤하균을 알아봤는지 몰랐지만 그저 이 안의 인물관계가 조금은 단순해지길 바랐다.
그러나 막 윤백야의 방으로 들어서서 신이화가 한숨 돌리기도 전에 윤백야는 이미 신이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전 남친? 이 윤 씨 가문에서 새로 인정한 손자가?”
“…”
망할, 윤백야는 이미 윤하균을 알아봤다.
“나도 방금 알았어.”
신이화는 입술을 꾹 깨문 채 정말 뭐라고 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전에 그녀는 왜 윤백야도 윤 씨이고 윤하균도 윤 씨인데 어쩌면 한 가족일 거란 생각을 못 한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