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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거짓말

  • 방진성은 진명을 모욕하면서 말했다.
  • “봐! 내가 너의 추잡한 행위를 밝혀서 너도 졸았지? 증인과 증거물이 다 있으니 두렵지?”
  • 다른 사람도 다급히 말했다.
  • “그래. 회장, 여학생 기숙사 몰카 한 사진들 모두 지워. 이거 외부로 유출되었더라면 창피해서 얼굴을 쳐들고 다니지도 못해.”
  • 솔직히 진명도 두려웠다. 조잡한 남학생이 여학생 기숙사를 찍었는지 진명도 모르기 때문이다.
  • 만약 그 사람이 진짜 찍었다면 이 모든 누명을 자신이 업고 가야 했다.
  • 장천천은 카메라를 열어보고 사진들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진을 보게 되니 더욱 화가 치솟았다.
  • 자신을 몰카 한 것이 아니라 안현미를 몰카 했다. 그녀는 거지 같은 찌질이가 자신을 몰카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장천천은 원래 오만하고 자신이 남학생들의 여신이라고 생각했다.
  • 진명 같은 찌질이는 자위행위를 하기 위해 자신을 몰카 한다고 알고 있었다.
  • 그녀는 이런 여왕의 느낌을 즐겼다.
  • 하지만 몰카를 당한 사람은 자신이 아닌 안현미였다.
  • 안현미는 부잣집 아가씨고 진명은 집안도 빽도 없는 거지인데 진짜 겁도 없이 그녀를 몰카 했다.
  • 장천천은 사진을 다 보았지만, 여학생 기숙사의 사진은 한 장도 없었다.
  • 거의 운동장과 식당에서의 사진들이었는데 모두 안현미의 사진이었다.
  • 장천천은 방금 진명이 자신한테 불결한 생각이 있다고 말했는데 사실은 진명이 불결한 생각을 둔 사람은 안현미였지 자신이 아니었다.
  • “회장, 얼굴이 왜 그래? 가져와 봐.”
  • “대박. 왜 다 현미야? 다 보통 사진이네.”
  • “현미는 인증받는 얼짱이잖아. 몰카 당해도 이상하지 않지.”
  • “어? 여학생 기숙사 사진은 없네. 모두 공공장소인데.”
  • “헐, 그렇다고 해도 더럽고 찌질한 나쁜 놈의 본질은 부정할 수 없어.”
  • 몇몇 여학생들은 사진을 보고 카메라를 안현미의 손에 건네주었다.
  • 모든 사람은 그녀가 가장 상처받은 피해자라고 생각해서 모두 그녀를 쳐다보았다.
  • 사진을 본 안현미는 말했다.
  • “사실...”
  • 방진성은 카메라 속에 핫한 사진이 없어 마음이 조급해져서 말했다.
  • “어찌 됐든 똑같이 책임을 따질 수 있어. 현미야, 무서워하지 마. 몰카를 찍는 변태 행위를 내버려 둬서는 안 돼. 우리가 너를 보호해 줄게. 다행히 이번에 노출된 사진이 없었지만, 다음에 담이 커져서 더 심하게 나오면 어떡해.”
  • 진명은 화가 나서 사람들을 뿌리치고 설명했다.
  • “내가 말 했잖아. 난 몰카 하지 않았다고.”
  • 장천천은 차갑게 말했다.
  • “닥쳐! 현미가 몰카 당해도 안 돼! 너 현미를 넘봤어. 현미야, 네가 결정해. 어떻게 처리할지. 죽이든 살리든 우리가 도와줄게.”
  • 안현미는 또박또박 말했다.
  • “사실 내가 진명한테 부탁한 거야. 진명이 몰카 찍은 거 아니고 당당하게 나의 부탁을 받고 찍은 거야.”
  • “뭐?”
  • 모든 사람은 어안이 벙벙해서 안현미와 진명을 보았다.
  • 장천천은 이상해서 물었다.
  • “뭐? 현미야, 왜 그러는 건데?”
  • 안현미는 혀를 내밀면서 말했다.
  • “내가 찍고 싶어서 진명한테 부탁한 것뿐이야. 그리고 봐, 이 카메라 600만 원이야. 진명이 어디 돈이 있어?”
  • 안현미가 이렇게 말하더니 모든 사람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녀의 말에 동의했다.
  • “그래. 진명이 돈이 어디 있겠어.”
  • “아이고, 오해했네. 됐어. 쟤도 괜찮을 거니까.”
  • “됐어. 별일 없으니까 우리 배드민턴 치러 가자.”
  • “잘못 짚은 거네. 근데 현미야, 너 사진 찍기 좋아하면 우리한테 부탁해도 돼.”
  • “무슨 소리야. 진명이 이런 일 하는 전담이잖아.”
  • “진명아, 나중에 생수 사러 가.”
  • “하하....”
  • 안현미가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른 사람도 더는 따지지 않았다.
  • 진명은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데 안현미가 자신을 위해 거짓말까지 한 것을 보고 잠시 입을 다물기로 생각했다.
  • 방진성의 이맛살이 구겨지더니 진명을 노려보면서 말했다.
  • “운이 좋은 줄 알아.”
  • 진명은 자신의 결백이 증명되어 카메라를 돌려받으려고 했는데 안현미가 손을 뒤로 젖히더니 작은 입을 오므리면서 호기심이 가득 찬 눈빛으로 말했다.
  • “내가 너의 혐의를 벗겨주었는데 말하고 싶은 거 없어?”
  • 진명은 설명했다.
  • “나 진짜 몰카 하지 않았어. 이거는 다른 사람이 너를 몰카 한 거야. 내가 화가 나서 샀어.”
  • 안현미는 캐물었다.
  • “화가 난다고.? 다른 사람이 나를 몰카 했는데 네가 왜 화가 나는데? 너 나 좋아하냐?”
  • 진명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그냥 친구 사이의 기본적인 관심이었을 뿐인데 안현미는 이상하게 이해했다. 진명은 금방 실연을 당해 연애할 생각이 눈곱만큼도 없었다.
  • 그는 무엇이라고 말해야 할지 몰라 차라리 생뚱맞은 핑계를 댔다.
  • “나 생수 사러 갈게.”
  • 진명의 뒷모습을 보는 안현미는 자신의 사진을 보고 혀를 찼다.
  • “잘난 척은....”
  • 진명은 생수를 사서 돌아왔다. 장천천은 또 그를 보고 공을 주우라고 했는데 진명은 하기 싫었다. 하지만 기왕 온 김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공을 주었다.
  • 공을 다 주운 그는 옆에 앉아 가만히 있었다.
  • 안현미는 진명이 생수를 사 온 후부터 그에게 화가 났다. 방금 생수를 건네줄 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진명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몰라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 딱히 할 일이 없는 그는 핸드폰을 꺼내 아버지와 어머니의 카드에 알바해서 번 돈이라고 200만 원씩 보내주었다.
  • 진명은 부자가 되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겸손하게 처신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순간 너무 많은 돈을 부모님께 드리면 무조건 나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부모님을 해칠 것으로 생각해서 돈을 천천히 드리기로 다짐했다.
  • 이때, 안현미는 진명을 곁눈질하고 작은 목소리로 원망했다.
  • “눈치가 저렇게 없어? 내가 기분 나쁜 것을 눈치채지 못했나? 나한테 이유라도 물어야 하는 거 아니야?”
  • 진명은 부모님의 문자를 내심이 기다리고 있는데 5분도 지나지 않아 돈이 환급되면서 2개의 문자를 받았다.
  • “돈을 벌었으면 혼자 두고 써. 아빠 아직 늙지 않았어. 혼자 벌 수 있어.”
  • “진명아, 마음만 받을게. 돈이 있으면 이봄한테 새 옷을 사줘. 이봄이 도시에서 자란 여자애라 잘 해줘야 해.”
  • 진명은 어이없어서 머리를 저었다. 어머니는 그와 이봄이 아직도 사귀는 줄 알고 있다. 다른 핑계를 대려고 하는 순간 송연의 전화가 들어왔다.
  • 송연은 말했다.
  • “도련님, 글로벌 세기 그룹이 N 국 납부팀 팀장 위운도 님께서 도련님과 자리를 가지고 싶다고 합니다. 만나서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데 도련님께서 만나시겠습니까?”
  • 글로벌 세기 그룹은 상홍희가 평생을 바쳐 만든 회사지만 중요한 내부 구성원 외에는 그 어떤 언론도 그룹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 남부 팀은 남부지역의 장사와 세력의 두목이었다. 글로벌 세기 그룹이 얼마나 신비한지 얼마나 많은 재부를 가졌는지 그룹 내에 권세를 쥐고 있는 사람이 몇 사람이 되는지 진명도 아직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 진명은 바로 일어나서 대답했다.
  • “지금 가능합니다. 학교 문 앞에서 저를 픽업해 주세요. 장소는 그쪽이 결정하라고 하세요.”
  • 운동장에서 한참 배드민턴을 치고 있던 안현미는 고개를 돌려 진명이 있는 쪽을 보았다. 하지만 진명이 사라졌고 그녀는 넋을 놓고 있었다.
  • 안현미는 화가 치솟아 발을 동동 구르면서 말했다.
  • “그냥 간 거야? 아직 물어볼 거 있는데. 진명, 너 기억해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