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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도련님

천하무적 도련님

윈썸

Last update: 2021-11-04

제1화 난처하다

  • G 시티대학구역 HS 이공대 식당.
  • 점심시간에 알바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는 진명은 테이블을 닦고 있다가 갑자기 멈추었다.
  • 옆 상에 앉아 있는 남학생과 여학생은 모두 그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
  • 남학생은 그와 형제처럼 지내던 같은 고향 친구 양우였고 여학생은 그가 2년 동안 사귀고 있는 여자친구 이봄이었다.
  • 이봄은 핸드폰 박스를 열면서 놀라워하며 말했다.
  • “어머, 양우야, 이거 아이폰 신상이잖아! 엄청나게 갖고 싶었는데. 어떡해~ 너무 좋아. 고마워~”
  • 공공장소에서 키스하고 있는 이봄과 양우를 본 진명은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의 눈에서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 양우는 흡족한 미소를 번지고 테이블 아래로 손을 내밀어 이봄의 치마 속에 넣더니 그녀의 허벅지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
  • “이봄아, 나 양우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거든. 이까짓 아이폰이 다 뭐야? 우리 집 1년에 10억 원은 눈 감고도 벌 거든. 이제 나랑 사귀면 너 호의호식할 거야.”
  • 진명은 테이블을 닦던 행주를 손에 쥐고 화가 치밀어 진저리치고 있었다. 이것들이 감히 자기를 속이고 이곳에서 바람을 피우다니 말이다. 진명은 쟁반을 들고 두 사람 앞에 있는 테이블에 내던졌다.
  • 깜짝 놀란 양우는 소리 질렀다.
  • “미쳤어? 어떤 놈이 감히... 어... 진명아, 네가 어떻게?”
  • 아이폰 신상을 손에 들고 있던 이봄은 바람 핀 현장을 들켜 몹시 당황했지만, 바로 차분해졌다.
  • 그녀는 오히려 양우를 걱정하며 물었다.
  • “양우야, 괜찮아? 다친 데 없어?”
  • 자신을 무시하고 양우를 걱정하는 여자친구를 보면서 그의 가슴은 찢어지는 것 같았다. 진명은 화가 치밀어 올라와 큰소리쳤다.
  • “이봄, 나 너 좋아하는 아이폰 신상을 사주려고 힘들게 알바하고 있는데 너는 나를 속이고 여기서 바람을 피워? 양우, 너 이러고도 친구야? 내 여자친구하고 바람을 피워? 나는 너 같은 친구 없어!”
  • 소란스러운 세 사람은 식당의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 이봄도 화가 나 양우를 자신의 뒤로 끌어당기고는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 “그래, 나 바람을 피웠다! 네가 너무 가난해서 그런 거 아니야? 나는 네가 가난한 거 못 봐주겠거든. 너처럼 궁상맞은 찌질이는 나랑 사귀는 자격도 없어. 여기서 테이블이나 닦는 줄 몰랐네. 너는 얼굴만 반반했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잖아. 양우 같은 금수저야말로 진짜 사나이지.”
  • 양우는 얼굴에 묻은 더러운 물을 닦고 몰래 바람 핀 것이 들켰으니 아예 거리낌 없이 말하기로 했다.
  • “진명아, 너 거울 좀 봐봐. 네가 얼마나 거지 같은지. 너 같은 놈이 이렇게 예쁜 여자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이봄이 원하는 것을 다 해줄 수 있어? 넌 그냥 테이블이나 닦고 주방 설거지랑 하는 찌질이야. 알아듣겠어? 친구? 너랑 친구 하는 것도 이봄에게 접근하려던 거야. 병신아.”
  • 진명은 여전히 단념하지 않고 말했다.
  • “이봄아, 내가 너의 남자친구잖아.”
  • 이봄은 하찮게 말했다.
  • “그래, 예전에는 네가 잘 생겼다고 생각해서 콩깍지가 씌었던 거지. 네가 세차하고 문지기를 서며 설거지하는 천한 짓거리들을 보니까 너만 보면 역겨워져. 너는 문이나 지키는 개야. 그런 사람이 내 남자친구 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니? 너는 창피하지 않겠지만, 나는 엄청나게 창피하거든.”
  • 문이나 지키는 개? 그녀의 악담은 비수처럼 진명의 가슴에 꽂혀 그의 마지막 희망까지 태워버렸다.
  • 이때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비꼬면서 말했다.
  • “그래, 능력이 없으면서 여자친구 바람피우는 거 원망하지 말아야지. 지금이 어느 때인데 다 자유롭게 연애하잖아. 누구나 다 선택할 권리가 있는 거지.”
  • 어떤 사람은 동정하면서 말했다.
  • “자기 돈 없는 탓 해야지. 돈이 있어서 아이폰 신상을 사주었으면 여자친구가 도망치겠어?”
  • 타이르는 소리도 들려왔다.
  • “아이고, 누구나 다 배신당하고 사는 거야.”
  • “돈 없으면 그냥 혼자서 자위하면 되잖아. 왜 굳이 여자가 행복을 찾겠다는 것을 막아.”
  • 양우는 주위 사람들이 모두 자신의 편을 들어주는 것을 보고 의아했다. 하긴 지금 시대에 가난은 비웃어도 창녀를 비웃지 않는다고 그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 “그래. 네가 돈 없는 게 죄야. 설거지하면서 돈 몇 푼 번다고 그래? 이봄이 한시라도 빨리 너한테서 떠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야. 우리 집은 돈이 많잖아. 이봄이 원하는 거 다 해줄 수 있어. 너는 할 수 있어?”
  • 이봄은 혐오하면서 말했다.
  • “그래도 한 때 사귀었던 사이라 너한테 좀 체면을 지켜주려고 했는데 지금 보니 그럴 필요가 없네. 너 같은 찌질이는 꺼져 그냥.”
  • 진명의 가슴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같이 아팠다. 그는 가난했지만, 이봄이 원하는 것을 사주려고 밤낮없이 알바를 뛰었고 2년 사이 그녀를 위해 적어도 400만 원을 썼다. 하지만 이봄이 이 모든 것을 즐기고 다른 금수저를 찜하고 진명을 차버렸다.
  • 같은 고향 친구였던 양우는 어릴 적부터 동네 사람들한테 괴롭힘을 당했는데 진명이 계속 양우를 감싸주었다. 양우는 진명의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었는데 대학교에 입학해서부터 변해버렸다.
  • 진명은 양우가 자신의 여자친구를 가로채 갈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충격을 받은 진명은 머리를 저으면서 눈앞의 두 사람에 대해 체념해 버렸다.
  • 낙담한 그는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말했다.
  • “이봄아, 넌 그렇게 돈이 좋아? 나를 사랑한 적 있어?”
  • 이봄은 하찮은 말투로 말했다.
  • “그래. 나는 돈이 엄청 좋아. 너 돈만 있었으면 나 너를 떠나지 않았을 거야. 근데 너 돈 있어? 2년 동안 너 돈이 없었잖아. 너 때문에 내 2년이라는 청춘이 낭비되었어. 후회돼 죽을 것 같아.”
  • 양우는 이봄을 안고 허세를 떨면서 말했다.
  • “왜? 진명, 이봄이 누구를 사랑하는지 이봄의 자유 아닌가? 너도 배운 사람인데 자유는 모든 사람의 권리라는 것도 알고 있겠지? 우리 같은 고향 친구로서 말해주는데 이봄의 생각은 그만하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너랑 나 진짜 끝이야. 너의 아버지 우리 가계창고에서 일하지. 내 전화 한 통이면 너의 아버지 바로 잘리게 될 거야.”
  • 이봄은 또 한 번 양우한테 뜨겁게 키스하고 말했다.
  • “양우야, 너 진짜 멋져! 역시 내가 사람 보는 안목은 정확해.”
  • 두 사람은 이렇게 떠나려고 했는데 갑자기 진명이 큰소리쳤다.
  • “잠깐! 정산할 게 하나 남은 것 같은데.”
  • 모든 사람은 끝난 줄 알고 흩어지려고 했는데 진명이 반격했다. 구경꾼들은 금수저인 새 남자친구를 상대로 설거지하는 진명이 어떻게 반격할지 궁금했다.
  • 진명은 심호흡을 하더니 눈빛은 더는 막연하지 않고 단호하게 변했다.
  • 그는 차갑게 말했다.
  • “그래. 헤어질 때 헤어지더라도 어제 한 이별 섹스 값은 확실하게 계산해야지. 2년 동안 너의 청춘을 낭비했다는 말은 하지 말고.”
  • 진명은 만 원을 꺼내 바닥에 던졌다.
  • “무슨 뜻이야?”
  • “이별 값 만 원?”
  • “역대 최저 이별 값이 나타났어.”
  • “이 사람 웃기는 거 아니야? 차여서 미친 거야?”
  • 주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것을 보고 이봄은 더욱 기고만장해져 하찮게 말했다.
  • “겨우 만 원밖에 없어? 만 원 가지고 뭐? 이별 값? 웃기시네. 만 원은 내가 줄게. 불쌍해서.”
  • 진명은 낮은 톤으로 말했다.
  • “오해하지 마! 이거 이별 값이 아니고 어제저녁에 우리 섹스 한 값이야. 우리가 사귀는 730일 동안 내가 성욕이 좀 세서 너랑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했잖아? 하지만 2년 동안 너한테 돈을 400만 원 정도 썼고 대충 계산하면 너랑 한 번 자는 게 만 원 정도더라. 이렇게 계산해보면 싸네. 내가 준 만 원은 어제저녁 섹스한 값이야. 거스름돈은 그냥 팁이라고 생각하고 받아.”
  • 식당의 구경꾼은 적어도 스무 명이 있었다.
  • 그들은 그냥 강 건너 불구경하는 구경꾼들이었는데 진명의 새로운 이별 섹스 값을 듣더니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 몇 초 동안 쥐 죽은 듯 조용하던 식당 안이 갑자기 박장대소했다.
  • “푸, 하하하....”
  • “이거 진짜 대박이다. 섹스 한 번에 만 원이야? 밖에서는 십만 원으로도 찾지 못하잖아. 하하하.”
  • “진짜 싸다. 아이고.”
  • “이러고 보면 저 남자가 벌었네.”
  • “일주일 네 번, 대박! 한 번에 만 원밖에 안 돼? 아이고, 이봐요. 카카오톡 추가합시다.”
  • “만 원에 하룻밤이야? 일 년 치 예약할게.”
  • 이봄의 안색은 하얗게 질렸고 너무 화가 나서 진저리치고 있었다. 그녀는 이 사실을 반박할 수가 없어 순간 어찌할 바를 몰랐다.
  • 진명의 말은 독이 묻은 비수처럼 그녀의 가슴에 꽂혔다. 그녀는 시간을 돌려 진명이 이 말을 하기 전에 이곳을 떠나기를 바랐다.
  • 그녀는 진명을 가리키면서 더듬으면서 말했다.
  • “너, 너... 진명 너 이 찌질이! 너 기억해둬! 나, 나... 양우야, 어디가? 나 좀 기다려.”
  • 양우는 사람들이 자신을 화냥년과 사귀는 놈이라고 비웃을까 봐 이곳에 남겨있을 면목이 없어 바로 떠났다.
  • 진명은 두 사람이 떠난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 진명은 이별의 익살극에서 이겼지만 하나도 즐겁지 않았다.
  • 실연을 당한 진명은 일할 기분이 없어 식당을 떠났다.
  • 그는 교내의 가로수 길옆에 넋 놓고 앉아 있었다.
  • 진명이 우울하고 슬퍼할 때 갑자기 위엄있는 검은 옷차림을 한 두 남자가 다가왔다.
  • 진명은 깜짝 놀라서 뒤를 돌아보더니 아무도 없었다. 그제야 그들이 자신을 찾아왔다는 것을 확신했다.
  • 그는 긴장해서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말했다.
  • “저는 당신들 모르는데요. 사람을 잘못 보신 거 아니에요?”
  • 남자는 사진 한 장 꺼내 보고 진명을 또 한 번 보더니 말했다.
  • “진 선생님, 저희 회장님께서 부르십니다.”
  • “당신들의 회장님이 누구신데요? 도대체 무슨 일이 신데요?”
  • 진명은 반항하면서 물었다.
  •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머리를 저으면서 말했다.
  • “저희는 그냥 진 선생님을 데리고 가는 것만 담당합니다. 기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진 선생님께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 불법적인 일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만약 진 선생님께서 차에 오르시는 것이 겁이 나신다면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 말을 다 한 남자는 예의 있게 차로 안내하는 자세를 취했다.
  • 진명은 길옆에 세워진 벤츠의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다.
  • 진명은 갑자기 어이가 없어서 말했다.
  • “나는 너무 가난해서 여자친구가 다른 놈이랑 도망치고 남은 게 깡밖에 없어요. 당신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겠네요.”
  • 얼마 지나지 않아 진명은 차창을 넘어 G 시티의 최상류 부자들이 사는 별장구역인 운산 별장을 보았다. 차는 계속 앞으로 운전했고 정상에 있는 별장 앞에서 멈추었다.
  • 진명은 침을 삼키면서 돈이 얼마만큼 있어야 이런 곳에 살 수 있을지 생각했다.
  • 진명은 차에서 내려 금속으로 된 높은 가드레일과 복고적인 인테리어, 철로 만든 대문 옆에 두 마리 용의 석상이 있는 것을 보았다.
  • 그는 자신이 이생에 부자들이 사는 땅에 발을 내디딜 줄 상상도 하지 못했다.
  • “진 선생님, 어서 들어가십시오.”
  •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여전히 친절하게 말했다.
  • 진명은 심호흡을 하더니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일단 들어가 보기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