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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몰카 마니아

  • 안현미의 문자 때문에 진명은 가방을 메고 운동장에 왔다.
  • 찬란한 햇빛 아래에 수많은 학생은 청춘의 혈기를 내뿜고 있었는데 일부 조잡한 남학생들은 철망 밖에서 예쁜 여학생들이 운동할 때 몰래 사진을 찍고 있었다.
  • 평소에 이런 일을 너무 흔하기에 진명은 모른 척하려고 했다.
  • 하지만 오늘 이 조잡한 남학생들이 안현미를 몰래 찍고 있는 것을 보았다.
  • “아이고, 안현미 오늘 새 츄리닝 갈아입었네. 누구한테 보여주려고 갈아입었나? 다리가 진짜 하얗고 허리도 너무 날씬해. 얼굴도 어쩌면 이렇게 예쁠 수가 있지? 한 번만 안현미랑 자보면 소원이 없겠다. 어머머... 누구야? 내 카메라를 가져가?”
  • 어느 한 조잡한 남학생은 침을 흘리면서 사진을 보고 있었는데 진명이 그의 뒤에서 카메라를 빼앗았다.
  • 주위에 같이 있던 친구들도 화가 나서 바로 진명을 둘러서서 말했다.
  • “누구야? 정의의 사도야? 우리는 그냥 사진을 찍고 있었다고.”
  • 진명은 카메라를 훑어보더니 모두 안현미의 사진이었다. 그는 화가 치솟아 말했다.
  • “얼마야? 내가 살게.”
  • 옆에 서 있던 조잡한 남학생은 비꼬면서 말했다.
  • “어? 너 우리 숙소에 배달음식을 가져다주던 그놈 아니야?”
  • 카메라를 빼앗긴 남학생은 하찮게 말했다.
  • “너 우리보다 더 찌질이네. 너 이 카메라 살 수 있겠어? 이거 내가 4년 할부해서 산 거야. 600만 원이라고! 네가 산다고.? 빨리 카메라를 줘! 안 주면 사람 부를 거야?”
  • 진명은 금방 은행에서 찾은 현금 세 묶음을 가방에서 꺼내 그 남학생의 얼굴에 힘껏 내던지면서 말했다.
  • “돈 가지고 꺼져. 이후에 안현미 몰래 찍지 마! 아니면 나한테 들킬 때마다 때릴 거니까.”
  • “알았어. 다른 사람 찍으면 되지.”
  • 조잡한 남학생은 돈벼락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어 다급히 바닥에 있는 돈을 줍고 흐뭇해하면서 떠났다.
  • 나머지 두 남학생은 낡은 카메라가 200만 원이면 충분한데 600만 원에 산 진명을 보고 의아해했다. 거지 같은 사람이 돈이 이렇게 많을 줄 몰라 놀라웠다.
  • “저기, 나 진무영의 사진을 찍었어. 사지 않을래?”
  • “내가 찍은 장천천도 엄청 예뻐. 얘는 엉덩이가 커서 속살이 드러난 사진들도 몇 장 있어.”
  • 두 사람은 앞다퉈서 자신의 카메라와 사진을 팔고 싶어 했지만, 진명은 그것에 관심이 없어 소리쳤다.
  • “꺼져!”
  • 왠지 모르게 진명은 조잡한 사람들이 안현미의 사진을 갖고 있다는 것이 싫어서 샀다. 그냥 운동하는 사진들이지만 그는 이상하게 싫었다.
  • 갑자기 운동장 방향에서 장천천의 소리가 들렸다.
  • “어머, 너 이 찌질이 왔네? 지금 참 대단해, 매번 약속 있다고 오지 않으려 하고 내 말이 말 같지 않다는 거야?”
  • 진명은 대답했다.
  • “이렇게 왔잖아.”
  • 장천천은 신경이 예민해서 말했다.
  • “어디서 말대꾸야? 입 닥치고 공이나 주어.”
  • 갑자기 배드민턴 동아리의 방진성이 나타나서 큰소리쳤다.
  • “잠시만, 회장님. 진명이 회장님 몰카하고 있었어. 쟤 손에 든 카메라 봐.”
  • 몰카라는 단어를 듣던 운동장의 사람들은 모두 흥분되었다. 몰카는 보통 사람이 아닌 변태가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 “어머!”
  • 장천천은 바로 배트를 던지고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싸 안더니 짜증 내면서 말했다.
  • “진명! 너 이 뻔뻔한 찌질이. 나 평소에 너한테 잘해주었잖아! 다른 동아리에서 모두 너를 받기 싫다고 해서 내가 너를 받은 건데. 이런 추잡한 짓을 해? 네가 그래도 사람이야?”
  • 금방 도착한 여학생이 물었다.
  • “몰카? 어머, 더러워. 누가 몰카 했대? 진짜 없어 보인다.”
  • 방진성은 진명을 가리키며 말했다.
  • “진명아, 오늘 왜 이렇게 공을 주우러 오지 않나 싶더니 진작 와서 회장님 치마 속을 몰카하고 있었어.”
  • 또 다른 동아리의 남학생이 걸어와서 말했다.
  • “뭐? 회장님 치마 속을 몰카 했다고? 누가 이렇게 대단해? 죽고 싶은 거야? 도대체 누구야? 한 대 맞자!”
  • 방진성은 또 한 번 말했다.
  • “가난뱅이 진명이지. 단톡방에서 회장한테 약속이 있다고 못 온다고 하고는 여기서 몰카를 하고 있었던 거야. 진짜 거짓말도 밥 먹듯이 하는 몰카 마니아야.”
  •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은 진영을 둘러서 있었다.
  • “진명, 너 죽고 싶어? 조용히 회장의 뒤에서 개 짓 하면 되잖아. 감히 누구를 넘봐? 회장은 네가 넘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아니고 부잣집 아가씨라고.”
  • “진명, 너 화학적으로 거세를 해야 추잡한 생각을 접으려나?”
  • “뭐? 진명이 여자 숙소까지 몰카 했다고?”
  • “뭐? 진명이 여학생들이 샤워하는 것도 몰카 했다고?”
  • “세상에, 빨리 카메라 내놓으라고! 이 색마! 이 쓰레기야!”
  • 여학생들은 몰카에 대해서 엄청 예민한 사람들이기에 절대 자신한테 생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모두 흥분해서 진명을 둘러서 있었다. 그녀들은 진명의 몸을 함부로 만지고 가슴이 그의 몸과 부딪히며 입술이 그와 마주칠 뻔했다. 카메라를 빼앗겠다고 여자로서 품위를 모두 잊었다.
  • 진명은 설명했다.
  • “너희들 오해한 거야. 이 카메라는 다른 사람의 것이고 나는 몰카를 하지 않았어. 다들 진정 좀 해!”
  • 십여 명이 진명한테 달라붙어 그는 반항할 여력이 없었다. 그의 손에 있던 카메라는 순간 빼앗겼다.
  • 바로 이때, 무릎까지 온 핑크 운동 스커트를 입은 안현미가 땀을 닦으면서 다가와 물었다.
  • “왜? 다들 진명을 둘러서서 뭐해?”
  • 방진성은 운동을 하고 난 안현미를 보았다. 포니테일을 한 검은 긴 생머리, 라인을 잡아주는 운동 셔츠가 그녀의 성숙한 몸매를 더욱 도드라지게 하였고 날씬한 허리라인과 늘씬한 다리는 방진성더러 침을 삼키게 하였다.
  • 방진성이 어제저녁 진 레스토랑의 VIP 룸에서 안현미가 진명한테 남다른 감정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 모든 사람이 썩은 냄새가 밴 진명을 싫어하는데 안현미만 싫어하지 않고 끝까지 술에 취한 진명을 보살피었기에 방진성은 질투 났다.
  • 매일 알바를 뛰는 찌질이가 어떻게 여신의 호감을 받을 수 있지?
  • 방진성의 집안은 으리으리하지 않았지만, 꽤 괜찮은 집안이었다.
  • 적어도 배트조차 살 수 없는 진명보다 훨씬 나은데 왜 진명은 가능하고 자신은 불가능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방진성은 화가 난 모습으로 안현미한테 다가가서 말했다.
  • “현미야, 진명이 이렇게 쓰레기인 줄 몰랐어. 장천천을 몰래 사진 찍고는 죽어도 인정을 하지 않아. 괘씸한 것! 여학생들 기숙소도 몰카하고 말이야. 인간말종이야. 가난할 뿐만 아니라, 생각도 더러운 쓰레기야.”
  • 안현미는 놀라서 말했다.
  • “그럴 리가. 진명은 그런 사람이 아니야. 무슨 오해가 있는 거 아니야?”
  • 방진성은 큰소리쳤다.
  • “무슨 오해야? 증인하고 증거품이 다 있어. 쟤도 제압당해서 학교의 처벌만 받으면 돼.”
  • 안현미는 화를 내는 장천천을 보더니 이상하게 느껴졌다.
  • 진명이 주식 투기를 해서 번 돈으로 카메라를 샀다가 실연당해서 몰카로 스트레스를 푸는 건가 싶었다. 그녀는 장천천의 곁에 와서 말했다.
  • “천천아, 왜 그래?”
  • 장천천은 화를 내면서 말했다.
  • “진명 이 배은망덕한 놈, 감히 나를 몰카 해? 나한테 불결한 생각이 있다는 거야? 더러워. 거울을 보라고! 저 찌질이가 나한테 어울린다고 생각해? 학교 나가면 버스를 타고 김밥이랑 처먹는 주제에 어디 감히 나를 넘봐? 너는 그냥 내 가방이나 들어 줄 수준이야.”
  • 배드민턴 동아리의 모든 사람은 진명을 제압했다.
  • 진명은 머리를 들고 설명했다.
  • “이거 오해야! 나는 진짜 너를 몰카 한 적 없어!”
  • 방진성은 큰 소리로 발언권을 빼앗았다.
  • “아직도 변명해? 증거물이 여기에 있잖아. 회장이 카메라 속의 사진을 보면 되겠네. 더 할 말 있어? 진명, 너 끝났어!”
  • 방진성은 진명의 약점을 잡아 기회다 싶어 흥분했다.
  • 오늘이 지나면 안현미는 진명한테 호감이 없어질 거고 회장도 그를 동아리에서 제명할 것이다.
  • 진명이 앞으로 더는 안현미와 접촉할 기회가 없게 되면 자신의 기회가 생긴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