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명아, 옛것이 안가면 새것도 안 온다는 그 도리 아니겠나? 이봄이 날마다 카톡단체방에서 양우하고 먹고 노는 걸 올려서 자랑하며 날뛰잖아. 우리가 이봄 그 가시나한테 없인 당하면 안 되잖아? 그리고 눈에 안 들면 그만두면 되는 거지, 강요하지도 않아.”
진명은 더 거절하기 무안하였다. 그의 일에 숙소의 브라더들이 더 신경 써줬다. 그들의 열정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어 할 수 없이 대답했다.
“그래. 바로 갈게.”
만푸 레스토랑, VIP 룸
진명이 문 어구까지 걸어가 문을 열자 바로 장광설을 늘여놓는 한 여자의 목소리가 아주 익숙하게 들려왔다.
“너희들하고 말하는데 내가 오늘 진짜 뭐가 진상인지 제대로 보았어.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봤는데 오늘 진짜 내 아침을 훔치는 진상을 만났어.”
“참, 누가 그렇게 궁한데 남의 아침까지 훔쳐? 산 구렁에서 온 바보 아니야?”
“완전 루저야, 루저 중에서도 최상이야.”
여자는 분개해서 말했다.
“그러니까. 훔쳐 먹고는 또 죽어도 승인 안 해, 옆에서 증명 서는 사람까지 다 있는데, 둘이 같은 반이야. 이 세월에 사람이 가난해서는 괜찮지만 패기는 없으면 안 되지 , 책임도 없고, 안 그래? 그냥 먹었으면 그만이지. 또 지갑을 가져다 돈을 줄 것처럼 해놓고 결국 안에는 만원 한 장 없었어.”
“하하하, 이건 뭔 진상이래?”
주위의 사람들은 한 바탕 웃어버렸다.
진명은 문쯤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았다. 말하는 사람은 바로 오늘 아침 도서관에서 만난 상경대 진무영이였다.
정말 생각지 못했다. 그녀가 여기에 있다니.
진무영은 한 여학생의 손을 끌어오며 말했다.
“화자 언니, 언니는 그런 진상 남학생을 소개시키며 만나 보라고 조르지 마세요, 그러면 저는 정말 못 견딜 것 같아요.”
양소운의 여자 친구는 상경대 4학년 조몽화였다.
조몽화는 연신 말했다.
“그럴 리가. 우리 소운이 소개시켜 준 남자라면 절대 너무 차하지 않을 거야, 그리고 경제학과에서는 공부의 신이야, 3년간 성적이 줄곧 1등이었어.”
양소운도 웃으면서 말했다.
“진무영, 걱정마, 내 친구들 인품은 믿을 만해, 다들 한결같은 애들이거든.”
손지범도 따라서 좋은 말을 해줬다.
“우리 같이 3년 있었는데 못할 리가 있겠어? 가정환경은 그럭저럭 하지만 배우기 좋아하고 진취심이 있고 졸업하고 나면 무조건 큰 사업을 해낼 거야.”
조일우는 가슴을 치며 무조건 믿을 수 있다는 듯 말했다.
“그래, 우리 진명이 얼마나 대단한데. 매년 장학금은 다 가져가. 다만 여자 잘못 만나서 속아 그렇지. 하지만 지금 괜찮아. 어, 범이 제 흉보면 나타난다더니 왔잖아?”
진명은 안 들어가려고 했다. 진무영을 알아봤는데 들어가면 어색할거 같았다.
문 어구에 서서 듣고 있는데 조일우가 마침 고개를 돌려 문어귀를 보더니 문쯤으로 진명이 온 걸 한눈에 알아봤다.
진명은 할 수 없어 문을 밀고 들어갔다. 만약 이때 그냥 도망간다면 더 창피할거 같았다.
그가 들어서자 진무영이 바로 손가락으로 짚으며 크게 소리 질렀다
“아, 너야?”
진명이 들어와 보니 숙소의 세 사람 이외 또 양소운과 손지범 그리고 그들 여자친구, 그리고 또 진무영과 다른 한 여학생이 있었다, 원래는 아주 정상적인 모임이다.
근데 아침 도서관에서 진명이 진무영 케이크를 먹은 후로 분위기는 이상해졌다.
조몽화는 이상하게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무영아, 둘이 서로 알아? 그럼 더 잘 됐네. 내가 따로 소개할 필요 없네.”
진무영은 헛웃음을 웃더니 말투가 아주 건방졌다.
그녀는 팔짱을 꼈다. 가슴 볼륨은 더 부풀어 올랐고 다를 꼬고 앉으니 날씬한 다리가 유난히 길게 드러났다. 하지만 아주 혐오하는 모습을 하고는 말했다.
“몰라, 쟤가 바로 내 케이크를 훔쳐 먹고도 죽어도 승인 안한 그 진상이야.”
“뭐?”
다들 깜짝 놀랐다. 아까 그들이 케이크 훔쳐 먹은 진상을 같이 비웃었는데 알고 보니 소개하려는 진명 이였다.
Vip 룸 안에 분위기는 한동안 너무 어색했다. 이런 상황은 누구도 경험해본 적이 없었다. 서로 눈만 굴리면서 어떻게 입을 열어 이 어색한 분위기를 조절해야 될지 몰랐다.
몇몇 여학생은 진명이 온 몸에 싸구려를 걸쳤지만 아주 깨끗한 차림 이였고 외모 또한 잘 생기고 어딘가 준수한 느낌 이였는데 남의 케이크를 훔쳐 먹은 진상 이였다니.
여자들은 속으로 진명을 경멸하였다. 사람은 진짜 외모로 판단할게 아니구나. 다들 속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들의 경멸은 점차 마음속으로부터 눈길로 바뀌었다.
진명은 눈썹을 찌푸렸다. 이런 경멸은 너무나 익숙한 거였다. 어려서부터 크면서 그는 줄곧 이런 도도하고 오만한 시선을 받아 왔으며 이것 또한 큰 산처럼 그를 억누르고 있었다.
조일우는 머리를 긁적이었다. 숙소 브라더들이 괜찮은 미녀를 소개시켜 기분을 바꾸려고 했는데 결국 두 사람사이 이런 어색한 일이 있었으니 숙소 보스로써 얼른 방법을 구해내야 했다.
그는 물었다.
“어떻게 된 거야? 진명아.”
진명은 해석했다.
“도서관 거기서. 오해야, 조범균이 그 케이크 위치를 바꿔놓았어. 난 누가 나한테 주는 건 줄 알고 먹었지. 내가 너무 경솔했어.”
양소운은 주먹을 불끈 쥐더니 말했다.
“원래는 조범균 그 비겁한 새끼야, 내가 말했지, 그럴 리가 없다고.”
양소운은 말하면서 제 여자 친구를 밀었다. 조몽화는 바로 눈치 챘다. 별로 믿음이 안 갔지만 남자친구가 이렇게 말하자 바로 따라 말했다.
“무영아, 거봐, 다 오해야, 누군가 중간에서 짖꿎게 장난 한 거야.”
이렇게 해석하면 진무영이 만족할 줄 알았는데 진무영은 만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아예 폭발해 버렸다.
그녀는 갑자기 일어나더니 여린 손가락으로 진명을 짚으며 말했다.
“다 핑계야. 그 케이크가 그냥 2만 원 정도밖에 안하는데 먹었으면 먹었지 승인을 안 해, 거기다 다른 사람이 너를 모함한다고? 네가 뭔데, 네가 모함 받을 자격이나 있어? 그리고 케이크 하나로 모함 해? 너의 싸구려 모습을 보고나 얘기해, 자기를 너무 좋게 생각하네, 허허”
“네가 제대로 승인했으면 그래도 남자라 생각했을 건데 근데 두 번이나 다 승인 안 해. 잘못을 승인하는 게 뭐 그렇게 어려워?”
“허허, 공부 잘해? 그럼 뭐해, 인품이 안 되는데 .그냥 루저야.”
“화자언니, 내가 언니 체면을 안보는 게 아니고 쟤만 보면 정말 징그러워요, 난 더 있고 싶지 않아요, 나 진무영이 뭐 따르는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진무영은 진짜 화가 제대로 났다. 원래는 대학 몇 년간 계속 싱글이다가 조몽화를 알게 되고서 그녀가 맨날 남자친구하고 붙어 다니며 행복해 하는 걸 보니 마음이 동했었다.
마침 조몽화가 말하기를 경제학과 수재를 소개시켜 주겠다고 하여 진무영은 한번 만나보고 괜찮으면 그녀도 한번 연애의 맛을 느껴보려고 한 거였다.
근데 이런 아주 극한의 구린 루저를 만나다니. 제 케이크를 훔쳐 먹고도 죽어도 승인 안하고 그 케이크케이스까지 핥아 먹어버렸으니 정말 혐오스러웠다.
진무영은 LV가방을 들고 룸을 나오려고 했지만 몇몇 여자애들이 말렸다.
진무영이 이렇게 가면 분위기가 더 어색해질 것 같았다.
진명은 제 혼자 분위를 망쳐 다들 불편하게 했다고 생각되어 브라더들의 마음에 고마웠지만 계속 그들을 난감하게 할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