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어디서 나는 썩은 냄새야? 식당의 음식물 쓰레기통의 냄새랑 똑같잖아? 어디서 나는 거야?”
말이 끝나자 어떤 사람들은 코를 막고 혐오하면서 말했다.
“진명아, 깨끗하게 씻고 수업하러 오면 안 되겠니? 진짜 너 하나 때문에 교실 안이 쓰레기장이 되었잖아.”
이봄은 점심에 식당에서 만 원에 하룻밤이라고 싸다는 말에 창피했는데 드디어 복수할 기회를 잡았다고 의의 양양해서 웃었다.
식당에서 보는 사람이 많지 않았고 아는 사람도 적어서 그녀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봄은 속으로 생각했다.
“내가 그때 왜 너 같은 자식을 좋아해서. 얼굴이 잘생겨서 뭐 해. 돈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데. 나 보고 너 따라 고생하라고? 썩은 냄새가 나는 게 너 창피하지 않아도 내가 창피해!”
하균은 불만스럽게 말했다.
“이거 봐봐. 교실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고 할 말이 있어? 여기 와서 칠판에 있는 문제를 풀어봐. 풀면 남아서 수업을 듣고 풀지 못하면 돌아가서 깨끗하게 씻고 와.”
진명은 극도로 우울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도대체 왜 이봄과 양우는 아무런 벌도 받지 않았는데 자신은 문제를 풀어야 했는지, 자신도 똑같게 등록금을 냈는데 왜 차별을 당하는지, 가난하지만 등록금은 다 냈는데 말이다.
하지만 여기는 학교인 것만큼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는 학생은 없었다. 선생님을 건드렸다가는 퇴학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진명은 강단에 올라갔다. 풀어야 할 문제는 선형대수의 값어치를 구하는 문제였다. 대학교의 수학은 많은 사람이 배우기 어려워 불합격을 맞은 사람들이 많았다. 양우와 이봄 같은 사람은 뇌물을 바쳐야 합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때 양우는 진명한테 지금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 없다고 말했었다.
하균은 옆에 서서 진명이 문제를 못 풀 것을 확신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가르친 새로운 내용을 너처럼 맨날 알바를 뛰는 학생이 미리 공부할 리가 없지. 참. 이렇게 멀리 서도 썩은 냄새가 나, 진짜 더러워 죽겠네.”
뒤에 있던 학생들도 궁금해서 물었다.
“새 지식 포인트잖아. 진명이 풀 수 있겠어? 평소에 엄청나게 잘하는 것 같던데.”
양우는 하찮게 말했다.
“풀 줄 알기는 개뿔. 요새 이봄에게 아이폰을 사주려고 하루에 알바 세 개를 뛰어다니는 사람이야. 점심에는 식당에서 설거지하고 저녁 무렵에는 배달하며 저녁에는 술집 문지기를 서는데 언제 공부할 시간이 있겠어?”
이봄도 비꼬면서 말했다.
“무조건 못 풀어. 하균 선생님이 쫓아내는 게 맞아. 저런 사람은 진짜 뻔뻔해. 저렇게 가난한 사람은 우리와 같은 교실에 앉아서 수업을 들을 자격이 있기나 해?”
진명과 같은 기숙사에서 사는 조일우는 불만스러워 말했다.
“이봄, 너 왜 그래? 너 진명의 여자친구 아니야? 왜 양우랑 같은 편이야?”
이봄은 사나운 모습을 하고 말했다.
“우리 헤어졌어! 저런 찌질이한테 내가 너무 과분해. 쟤는 그냥 문을 지키는 개 혹은 설거지할 자격밖에 안 돼!”
“와!”
갑자기 다른 학생들은 감탄하고 있었다.
진명은 필을 휘날리면서 문제 해결하는 공식을 써냈고 기하로 설명하면서 수자로 선형대수를 표현해 최종 변량의 값어치를 구해냈다. 문제 풀이가 너무 철저하고 상세하여 하균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경력이 많은 하균은 진명이 평소에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는 것을 바로 보아낼 수 있었다.
진명은 문제를 풀고 나서 하균의 몹시 놀라 하는 표정, 그리고 학생들의 우러러보는 눈길과 양우가 똥 씹은 표정을 보더니 마음속에 억눌려 있었던 분노가 많이 사라졌다.
진명은 속으로 생각했다.
“일부러 나를 곤란하게 하려고? 내가 몇 년간 공부를 그냥 한 줄 알아?”
하균은 자신이 진명한테 문제를 풀어내면 남아서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했기에 귀찮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제 자리 찾아가서 앉아. 다음에는 지각하지 마. 학점을 깎을 거야.”
진명은 자신과 같이 사는 친구들을 찾아 앉아 있었다.
조일우는 엄지 척을 하면서 말했다.
“대박. 친구야. 오, 이거 너의 책이야. 내가 가져왔어.”
양소운도 칭찬하면서 말했다.
“너 알바를 그렇게 많이 뛰면서 공부할 시간이 있어? 진짜 대단해!”
손지범도 말했다.
“그런데 진명아, 왜 옷을 갈아입지 않은 거야? 점심에 계속 보이지 않더니 언제 이봄이랑 헤어졌어? 너희들 2년이나 사귀지 않았어?”
진명은 점심에 있었던 이별 이야기를 했더니 기숙사의 세 친구는 모두 진명의 편을 들어주었다. 그들은 진명이 가난하지만, 이봄에게 새 아이폰을 사주려고 하루에 알바 세 개를 뛰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었다. 이봄은 진명을 배신하고 금수저인 양우와 사귀게 되었다니 그들도 화가 났다. 같은 고향 친구인 양우는 같은 대학교, 같은 학과에 붙었는데 친구의 여자친구를 가로채는 것도 경우가 아니었다.
기숙사의 세 친구는 동시에 말했다.
“진짜 개 같은 연놈들이야. 진명아, 마음에 두지 마! 너처럼 멋진 남자는 더 좋은 여자 만날 거야!”
진명은 친구들의 위안을 고마워하면서 차분하게 말했다.
“알았어. 앞만 보고 살아야지. 지나간 것은 지나간 것이고 나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거야.”
오후의 수업은 빨리 지나갔다. 하균은 수업이 끝나자 바로 떠났고 다른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일정에 따라 움직이었다. 조우일, 손지범, 양소운 세 사람도 기숙사에 돌아가서 그들의 생방송을 하러 갔다.
진명은 배달집의 사장님과 적어도 두 달 동안 일할 수 있다고 장담했는데 갑자기 못하게 된다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고민하고 있었다. 갑자기 못 한다고 하면 배달집의 사장님한테 정말 미안하기 때문이다.
이때 이봄은 일부러 양우 곁에 다가가서 큰 소리로 말했다.
“자기야, 빨리 일어나. 저녁은 어디에서 밥을 먹을까? 오후 내내 이 냄새 때문에 역겨워 죽겠어.”
그녀의 목소리는 엄청나게 컸고 달콤했다. 예전에 이봄은 똑같이 진명과 말을 했었다.
양우는 버버리의 명품 옷을 빼입었고 손목에는 금시계를 하고 있었으며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할까 봐 아우디 키를 덩그러니 허리에 차고 있었다.
진명은 얼굴이 굳어지더니 상대하고 싶지 않아 일어서서 떠나려고 했다.
이봄은 계속 진명 쪽을 보다가 기회다 싶어서 큰 소리로 비아냥거리면서 말했다.
“아이고, 진명아, 네가 일어나서 뭐 하는 거야? 머리가 나쁜 거야? 우리는 인젠 헤어졌어. 내가 부르는 자기야는 우리 양우야 네가 아니고. 네가 일어나서 뭐해? 썩은 냄새 때문에 진짜 오후 내내 역겨워 죽는 줄 알았잖아.”
예전의 이봄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진명을 자기라고 부르면서 밥 먹으러 갔는데 지금 사람이 바뀌었고 진명은 아직 적응되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떠나지 않고 교실에 남은 학생들은 지금 이 상황을 보고 모두 웃었다.
진명은 이봄이 한 시라도 자신을 괴롭히지 않으면 힘든 것 같은 모습을 보고 그녀가 점점 역겨워졌다. 물론 진명도 타인이 자신을 함부로 괴롭히도록 가만히 있는 연약한 사람이 아니기에 이봄이 이렇게 진상으로 나오니 진명도 그녀의 체면을 봐주지 않기로 했다.
그는 마음이 아파하면서 말했다.
“양우야, 나와 이봄이 헤어지기는 했지만, 너와 나 같은 고향 친구로서 이봄을 잘 부탁할게. 그래도 내가 사랑했던 여자니까.”
옆에서 듣던 학생들은 그가 갑자기 찌질이처럼 슬퍼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어떤 학생은 하찮게 말했다.
“참, 쟤 호구야? 차여서도 잘 보이려고 저러는 거야?”
조범균은 비꼬면서 말했다.
“진짜 사나이는 더 이쁜 여자친구를 찾아야지. 참 격이 없는 찌질이.”
양우는 오히려 의기양양해서 말했다.
“그거 말이라고 해? 이봄이 나하고 사귀는 게 현명한 선택이야. 너 같은 거지하고 사귀면 어떤 개고생을 하겠어?”
진명은 슬퍼하면서 말했다.
“이봄이 반나체로 잠자기 좋아하거든. 그래서 새벽에 추위를 많이 타거든. 네가 새벽에 이불을 덮어주는 것을 습관 해야 해. 그리고 섹스할 때 쟤 몸 상태를 잘 체크해야 해. 맞다. 오늘 8일이지? 쟤 생리 오는 날이야. 엄청나게 불편해할 거야. 예전에는 쟤가 나를 위해서 입으로 해주었거든. 내가 너무 세게 해서 목이 불편하다면 내가 항상 박하사탕을 사주었거든. 그리고... 이 차가 아직 쓸 만하지만, 파이프가 검고, 엔진오일이 태우는 현상이 심각해. 엔진이 절정에 도달할 때 잘 풀리거든, 30분 후 파이프에서 물이 새 나와서 안에서 바로 뿜어나올 거야.
진명이 사람들이 못 알아들을까 봐 요즘 유행하는 개그까지 써가면서 말했다.
“꺼져!”
이봄은 진명의 말을 듣더니 진저리쳤다.
그녀는 책을 하나 들고 진명한테 내던지었다.
진명이 자신과의 과거를 모두 양우한테 들려주어서 양우가 자신을 헌신짝으로 보면 어떡할지 걱정했다.
진명이 이렇게 얘기를 하니 반전이 생겼다.
강 건너 불구경하던 학생들이 모두 웃고 떠들었다.
“하하, 이봄 너 이런 사람이었어?”
“진명 너무 못 됐다.”
“아이고, 양우 이 중고차 잘못 샀네.”
양우도 오늘 두 번째로 반격을 당했다. 그는 거의 헌신짝을 가졌다는 태그를 달게 되어 우울했다. 하지만 200만 원을 쓰고 금방 이봄이랑 사귀게 되었는데 잠자리 한 번 가져보지 못하고 헤어진다는 것은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양우는 화가 치솟아 위협했다.
“입 싹 다 다물어! 진명. 나 너 경고하는데, 나 돈 많아. 너 다시 나의 여자친구를 건드리면 같은 고향 친구고 뭐고 내가 가만히 두지 않을 거야. 두고 봐!”